너는 언제나 그랬다

너는 언제나 그랬다
벚꽃이 날릴 때에도
눈 위를 걷고 있었고
낙엽을 밟으면서도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다

얼마나 깨끗할까
하늘에서 쏟아지는
작은 별들이 내게 닿는다
별들은 가슴 속으로
사랑의 언어를 쏟아붓는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른다
첫눈을 맞으며 찌릿함을 느낀다
너 때문에
너와 똑 같은 눈을 맞으며
첫눈 속으로 한없이 걸었다

너는 말이 없었다
소리 없이 내리는
첫눈 앞에서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첫눈 같은 사랑을 위해
영원히 녹지 않을 사랑을 위해
눈 속에서
첫눈 속에서
우리의 이름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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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에 젖어

가을비를 맞으며
우리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차가운 감촉의 빗물에 기대며
너는 내 가슴 속으로
아주 깊은 속까지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비에 젖은 채
우리는 두 손을 잡고
눈처럼 빛나는 숨결을 느낀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 속에서
‘너는 누구인가’를 중얼거린다

순간 심장이 멎는다
뚝뚝 떨어지는 빗소리에
잊었던 사랑이 되살아나고
솟구치는 핏빛 사랑이 몸부림치며
우리 앞에 우뚝 서있다

비를 따라 밤을 새운다
너를 따라 어디론가 간다
그곳에 이르는 길에서
너는 어느 곳에서 사라지고
네가 남긴 가을비의 추억만
가슴 속에서 저절로
아픈 멜로디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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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연습

사랑이 시작될 때
우리는 이미 이별을 생각했다
변하는 것이 마음이고
영원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마주하는 눈빛 속에
정은 깊어만 가고
속삭이는 밀어
서로를 녹인다

실연의 경험이 없던 시절
이별은 불가능했다
변하거나 헤어짐은
우리의 일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내가 겪었던 상처
마음 속의 쓰라린 흔적
그로 인하여
지금의 사랑이
훗날 아픔이 되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며
더욱 진한 감정으로
너를 아끼고
너와 지새는
이 밤은 왜 이다지 짧은지

가야만 하는가
떠나가야 하는가
정말 흘러가야 하는가
누구의 마음이 더 아플까
어느 슬픔이 깊이를 더 할까
하지만 헤어지는 의미는
모든 것을 뒤덮어 버리는
무서운 파도
그가 지나간 자취는
앙상한 몰골에 진한 눈물뿐이다

언제 오려나
어떻게 찾아 오려나
두렵기만 한 우리의 운명
죽음 보다 무서운 갈라짐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세월이 흘러
다시 서로를 알고
서로가 소중함을 깨우치면
그 때 우리의 영혼은
새로운 만남을 부활처럼 맞으리니
진실한 사랑을
에덴의 동쪽에 영원히 꽃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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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

겨울비가 내리는 곳으로
그리움이 가득 찾아들고
낙엽이 추억을 남긴 길에는
진한 쓸쓸함이 쌓여있다

차창에 빗방울이 맺힌다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그 위로
사랑이 아픔을 토하고 있다

씻어도 씻기지 않는
사랑이 몸부림치던 곳에
남은 흔적에 눌려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애당초 사랑은 없었던 것일까
왜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일까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다
음성도 들리지 않는다

꿈을 꾼 것이었을까
사랑했다는 말은 어디로 흩어지고
사랑을 느꼈던 촉감은 어디로 묻히고
우리의 이름만 겹쳐진 채
강물을 따라 흐른다

겨울에 내리는 비는
사랑 위에 내린다
아름답던 기억을 적시고
진한 슬픔을 뿌린다
우리는
밤을 새워 비를 맞으며
사랑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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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파도는 동백꽃을 향했다
작은 섬에 숨어있는 꽃을 찾아
어디에서 왔는가
오직 하나의 대상을 위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밀려왔다
무수히 많은 바람을 견디며
낯선 갈매기들의 눈총을 받으면서도
파도는 계속 나아갔다

파도는 마침내 섬에 이르러
자신의 몸을 던졌다
만남을 위해
그리움을 불태우기 위해
바위에 부딪치며 울었다
파도가 부딪칠 때
바위도 함께 울었다

꽃은 침묵하고 있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파도 소리도 듣지 못했던 것일까
달빛에 취해
파란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꽃은
어둠속에서도 가슴을 채워줄
정열의 화신을 기다렸다

파도는 지쳐 쓰러졌다
하얀 거품을 뿜으며
슬픔을 바다에 뿌리고 있었다
파도의 눈물 때문에
촉촉이 젖은 바다에는
진한 사랑이 표류하고 있었다

바다는 짙은 어둠속에 묻히기 시작했다
먼곳에서 촛불들이 켜졌다
파도는 꽃을 위해
간절한 기도를 하고
달빛을 맞은 꽃잎은 파르르 떨었다

짙은 안개가 내리고
파도와 꽃 사이에는 안개가 깔려
서로를 잡을 수도 없고
껴안을 수도 없는 안타까움에
파도는 거칠게 몰아쳤다

꽃잎은 바람을 핑계로
바다로 몸을 날렸다
파도는 꽃잎을 껴안았다
파도에 실려 넘실대는 꽃잎을
바람이 바라보고 있었다
달빛에 젖은 꽃잎과 파도가
문득 정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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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었을 거야

네가 떠나던 그날
온종일 비가 내렸지
우리가 남겼던
사랑의 꽃잎들만
빗물에 젖어 촉촉하게
거리를 물들이고 있었어

그것은 사랑이었을 거야
네가 나에게 했던 말들
내가 느꼈던 너의 포근했던 촉감들
그 모두가 사랑의 흔적이었을 거야

하지만
왜 이렇게 아플까
네가 떠난 자리에는
왜 이토록 진한 슬픔만 남았을까

이제 다시 너에게로 가고 싶다
네가 없는 자리로 돌아가
혼자 너의 사랑을 어루만지면
슬픔이 슬픔을 껴안고
밤새도록 사랑을 부를 때
잊었던 너의 미소를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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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봄날

누가 울고 있는 걸까?
어둠이 스며드는 바닷가에
사랑이 비틀거리고 있다
가슴에 쌓인 그리움을
하나씩 파도에 던지며
아픈 봄날을 바다에 묻는다

무엇을 붙잡고 있는 걸까?
차가운 물에 젖은 모래 위에는
익숙해진 촉감이 그려지고
너에게 다가설 수 없도록
푹 파인 웅덩이에 빠진 채
밤새 웅켜쥐었다가 놓치고 만
인연의 밧줄은
보이지 않게 멀리 떠내려갔다

감당할 수 없었던 사랑의 무게가
바다에 던져졌다
견딜 수 없었던 사랑의 크기가
가슴을 쪼개놓았다
쌓을수록 낮아지고
담을수록 비어지는
가슴이라는 바구니에는
슬픈 흔적만이 메아리친다

우리가 만든 색깔일까?
구름 위를 날 때도
파랗지 않고
바다 속에 잠길 때도
파랗지 않았던
두 마음이 불타던 시간
서로를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린다

헤어질 수 없는 운명에
갈라설 수 없는 미련에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두 가슴은 붉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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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입맞춤

당신 때문에 가슴이 아파요
살속 깊이 파고 든 정을
어디에 묻을까요
진한 가을의 입맞춤은
낙엽 따라 흘러가네요

바람소리를 들으며
당신을 생각했어요
거센 파도 앞에서도
당신을 떠올렸어요

당신을 잡을 수 없어
눈물을 흘려요
허공을 맴도는
당신의 미소가
가슴을 파고들어요

운명일까요
마음을 흔들어놓고
무정하게 떠나간
당신을 잊지 못하는 건
심장에 새겨진
당신의 문신을
지우지 못하는 건

별이 보고 있어요
우리의 슬픈 사랑을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안타깝게 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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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련의 상처

비바람이 치고
어둠까지 내리면
우리들의 슬픈 사랑은 떠난다

맑은 음성 연한 미소
강물이 꿈틀대는 언덕 위에
피어오르는 아련한 안개
그 속에서 시간은 정지한다

잡을 수 없는 기억은
애당초 내 것이 아니었으니
차라리 잊혀졌으면
영원히 사라졌으면 좋았을 것을

보이지 않는 것도
시야를 가리며
들리지 않는 것도
귀를 막고 있는
너와 나
우리들의 그리움은 통곡한다

가슴 속에 틀어박혀
빼내지지 않는 애틋함
슬픈 형상을 지우고
다시 이름을 부른다

그때 돌아서는 길에는
달맞이꽃도 수줍어하고
진한 아픔이 떨어지면
가을은 숲을 찾고
애련의 상처는 유성처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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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촛불

한 여름밤의 열기에 취하면
우리 찔레꽃을 껴안자
손끝에 피가 나도록
그 진한 향에 취하자

가슴 아팠던 슬픔도
몸부림쳤던 외로움도
모두 잊어버리고
오직 찔레꽃만 바라보자

오늘 이 밤이 깊어가면
촛불을 켜자
심장이 타들어 가도록
그 빨간 불꽃을 마시자

목이 메었던 느낌도
아득했던 이별의 아픔도
모두 가슴에 묻고
오직 촛불만 바라보자

멀리서 별이 반짝이면
우리 강물을 건너자
저 언덕까지 닿도록
거센 물결을 헤쳐나가자

혼자 깊어갔던 추억도
지쳐 쓰러졌던 날들도
모두 뿌려버리고
강물만 바라보자

다시 새벽이 올 때까지
우리 누워서 별을 보자
그토록 흘렸던 눈물도
가슴에 새겼던 미소도
허무하게 무너졌던
그 밤을 기억하고
언약의 탑을 다시 쌓으며
오직 별만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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