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간절하게 원했다>

 

 

너를 생각하며 하루가 갔다

바람이 스친다

너의 옷깃이다

두 가슴이 포개지면서 인연이 쌓인다

낙엽처럼 쌓여만간다

 

너를 원했다

아주 간절하게 원했다

진한 어둠속에서 찾아헤맨 강한 빛

한 줄기 빛이었다

 

사랑은 강을 건너지 못한다

깊은 물속에서

갈대의 가냘픈 음성을 따라

너의 그림자에 매달려

허공을 응시한다

 

슬픔은 붉게 물들고

가을은 진한 물감을 뿌리며

저 언덕을 넘는다

 

너에게 쏟았던 정을

이름 모를 철새가 알처럼 품고

파란 하늘을 비상한다

안개는 더 진한 안개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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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회

후회하지 말아요
모두 우리가 만든 일이예요
아무리 아파도
가슴이 찢어지더라도
사랑을 미워하지 말아요

그때 행복했잖아요
부둥켜안고 몸서리 치며
서로의 이름을 불렀어요
밤이 새도록
별이 떨어질 때까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어요

거친 파도가 멀리 멀리
당신의 마음을 싣고 갔어도
나는 알아요
당신도 알고 있어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도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이 뿌려놓은 씨앗을
꽃 피우기 위해 가슴에 안았어요
그 진한 향기에 취해
숨도 쉬지 못하고
당신의 그림자만 붙잡고 있어요
깊어가는 가을 밤
이렇게 당신을 느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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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깊어가는 길목

서로의 모든 것을 알기 전에
서로의 전부를 몸으로 느끼기 전에
사랑이 깊어가는 길목
그곳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내게 벅찬 것일까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리한 욕심인지 몰라
어려운 시험에 도전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인지 몰라

너를 알고 나서
내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매일 생각해야 하고
소중하게 아껴야 하는
주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너의 마음이 변하는 것은
신의 의지요
우리의 운명인 것을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를 위하여
오늘 또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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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사랑한다면

진정 사랑한다면
바라보는 눈 속에서
온 세상을 찾을 수 있고
모든 말의 의미가
전달될 수 있어야 한다

사월의 저녁 바람
가슴으로 느끼고
시월의 낙엽 떨어지는 모습
함께 뭉쿨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야 한다

너의 아픔이 가슴에 와 닿고
너의 슬픔이 감싸는 시간
둘은 하나가 된다
두 마음은 바다가 된다

도시에서 탈출하는 우주선을 타고
사랑의 미로에서 마주치는 사람
뿌듯한 가슴
다정한 말을 건네거나
침묵하는 경우에도
서로의 눈빛을 보자
그 빛을 통해서
달아오른 가슴은
천년을 받아들이고
깊은 바다 속으로 잠긴다

진정 사랑했다면
이별의 의미도 알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
깊은 무의식의 심연
두 개의 실존이
여명 속에 달아오르면
오늘과 내일
서로가 짓는 미소
세월의 흔적을 가리고
세파로부터 멀어져야 할
삶의 모습은
시들은 장미꽃보다
더 가여운 유월의 그림자가 된다

진정 사랑한다면
서로의 아픔을 잊어보자
살아온 아픔과 흔적을
함께 뒤섞어 구워내자
같은 걸음으로 세상을 걸어보자
먼 훗날 함께 묻혀
새소리 듣고 풀냄새 맡으며
우리가 행복했었노라고
아무 것도 부럽지 않았노라고
속삭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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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로 인해

너로 인한 사랑이
가을을 껴안고 있다
낙엽은 강물에 떠있고
석양의 불빛 아래
사랑은 열기를 뿜는다

사랑을 위하여
오직 사랑을 위하여
눈을 감는다
초원을 걸으며 다시
가을의 신음소리를 듣는다

낯선 창가에서
가을이 잠든 모습을 본다
어디론가 떠나려는
사랑이 소리 없이 울고 있다

사랑은 사랑을 위해 존재한다
내가 너를 사랑했음에도
네가 나를 사랑했음에도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위해
가슴 아픈 그리움을 남긴다

시간, 그 시간
네가 내 가슴속에서 울고
매미의 날개짓처럼 떨고
내가 네 속에서 몸부림칠 때
사랑은 장밋빛이었다
사랑은 회색빛이었다

공간, 그 공간
너의 부드러움을 느끼던 곳
너의 무게를 느끼던 곳
그곳에서 사랑은 탑을 쌓았고
사랑은 다시 무너져
슬픈 표정으로 화석이 되었다
그리고 가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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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정

사랑처럼 힘든 일이 있을까
한 사람을 좋아하고
그의 마음에 매달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

흔들리는 갈대에
보이지 않는 정을 실어놓고
바람이 불면
불안한 생각
긴 겨울 밤 잠 못 이루면
세상은 어두운 공간
삭막한 유배지가 된다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진한 감정의 못에서
허우적거리는
연약한 인간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다

다시 태어나
똑 같은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사랑이 괴로운 것임을
흐르는 강물 속에
독백처럼 남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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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시의 춤

Porte Maillot에서
낙엽을 밟는다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만난 짚시의 혼을 따라
밤거리를 배회한다

누군가 부는 색소폰소리
사랑이 찢어지는 소리에
가슴은 짖눌려 신음소리를 낸다

그토록 허망한 사랑을 붙잡고
애증의 파도를 거슬렀던가

슬픈 공원에서
짚시와 원을 그린다
어디선가 작은 새가 곁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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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에서

너는 그곳에 있었다
세느강에 작은 물결이 일었다
너를 찾아 헤매던 밤거리에는
언제나 별이 보이지 않았다

사랑은 파리 지하철 종점에 있다
더 이상 철로가 없는 지점에서
사랑은 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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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에 띄운 편지

우리가 만들었던 사랑이
벌거벗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사랑은 긴 잠에 빠져 있다

사랑이 정지된 오후
사랑했던 사람들은
사랑 때문에 질식하고
사랑에 물든 사람들은
사랑의 색깔로 마비된다

운명이라고 믿었던
겨울의 사랑은
눈을 맞으며
서로를 아프게 했다
붉은 동백꽃 앞에서
슬픔을 바다에 뿌렸다

어디론가 떠나가는
작은 배 안에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너 때문에 행복했고
너를 위했던 시간은
영원한 추억으로 남을 거라고
편지를 파도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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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눈물

몽마르뜨 언덕에서
커피 한 잔을 마주한 시간
너의 미소를 떠올리며
무명화가처럼 집중한다

네가 보이지 않아도
네가 멀리 있어도
너의 초상화는 완성된다

자리에서 일어설 때
그림은 바람에 날려갔다
너의 얼굴은 더 이상 언덕에 없다

정을 쏟은 만큼
강렬한 선의 이미지는 붕괴된다

내가 나를 그렸던 것일까
너는 실루엣으로 남고
네게 물든 내가 허공을 맴돈다
우리는 꿈속에서 껴안은 채
언덕을 내려온다

광풍이 그친 후
수채화 한 점이 손에 잡힌다
아이 같은 모습이 보인다
파리의 가을은 눈물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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