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의 사랑

작은 꽃들이 하늘을 보며
구름 위에 무엇이 있을 거라고
기웃거리는 오후
그 늦은 시간에
슬픈 사슴들은 시선을 잃은 채
떠난 사랑을 아쉬워한다

잡을 수 없었던 허망함에
촛불조차 꺼버린 암흑
어두움이 소리 없이 내리면
바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다

은행나무도 비를 맞으며
외롭게 떠돌고
꿈을 이루기 위해
먼 바다로 떠났던 사람들은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왔다

긴 밤에 혼자 삭이던 고독은
별빛을 따라 희미해지고
남겨진 발자국들은
눈밭에 파묻혀 버린다

오늘도 내게는
소중한 이름이 자리잡고
그의 나뭇가지에 매달려
따뜻한 눈빛으로
익어가는 감을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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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그리움(Yearning of the Autumn)

왜 이렇게 허전할까
가을바람 탓인지 몰라
사랑이 떠난 것도 아닌데
눈물이 나고
가슴은 훵하니 비어 있네

볼 수 없어서일까
사랑을 옆에 두고도
사랑을 잡지 못하는 건
손을 잡고 있으면서도
우주를 헤매는 건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으로 살고
떠난 사랑은
그리움으로 죽는 것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을 바라보면
바람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이 내리던 그날 밤
낙엽은 쌓이고 있네
가을이 숨죽여 울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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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한 동안 매달렸었지
너의 미소를 따라
너의 음성을 쫓아
비오는 거리에서
눈이 내리는 언덕에서
끝없이 매달렸던 거야

너무나도 무정한 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비를 맞으며 떠났어
너 없는 벤치에서
내가 흘린 눈물이 고였지

내가 싫어 떠나는 걸 어떡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가
너무 너무 미워서
너의 이름도 부를 수 없어

그래도 내 가슴 속에는
너라는 불꽃이 타고 있어
네 피가 흐르고 있어
그래서 하나인 거야
아직도 똑 같은 하나인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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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색깔>

빛바랜 잎들이 떨어진다
그 위에 빗물이 내리고
우리는 싸늘한 촉감을 느낀다

너는 말없이 있고
가을도 침묵을 지키는데
왜 사랑의 언약만이
살아서 퍼득이는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던 것일까
너는 떠나도 가슴 속에 있다
가을은 지나도 낙엽 속에 있다

빛이 지고 어둠이 내려도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
사랑이 빗물에 젖어 신음해도
낙엽이 짓밟혀 형체를 잃어도
그 아름답던 색깔과 향기는
우리 핏속을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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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건 사랑이었다

허망한 건 사랑이었다

그토록 넘쳤던 환희도
그처럼 아팠던 슬픔도
꿈같이 모두 사라졌으니
남겨진 추억은 무엇이던가

긴 겨울밤
수없이 썼던 그 이름
그 겨울에 눈을 맞으며
밤새도록 찾아 헤맸던
그 사람의 눈동자

타다 남은 불꽃은 무엇이던가
세상의 모든 것을
태울 수 있었던
여름날의 열정들
그와 함께 사르고 싶었던
감격의 불꽃 앞에서
우리는 껴안고 울었다

사랑은 별안으로 돌아갔다
잠시 동안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혼자서는 외롭다고
둘이서는 아픔을 나누게 된다고
사는 게 다 그런 거라며

허망한 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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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 사랑

때로는 홀로 있고 싶었다
세상은 혼자서 걸어가는
길이라고 믿었다

외딴 섬에서 혼자
바다를 보는
삶을 꿈꾸기도 했다

하늘이 내린 사랑
숙명적인 사랑에 빠져
고독은 사라지고
사랑은 삶을 변화시켰다

혼자 살 수 없는 인생이라고
두 사람은 작은 배를 타고
노를 저으며 나아갔다
풍랑에 배는 뒤집혔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손을 꼭 잡은 채
바다로 빠져 들어갔다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사랑을 잃은 물고기들 속에서
그들은 더 깊은 사랑을
더 뜨거운 열정을
가슴 속 깊이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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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파도를 썼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흰 눈 쌓인 풍경을 그린다
사랑이 너무 깊어
가슴 아픈 시간
당신의 이름을 부르다
지쳐 쓰러지는 이 밤
낯선 이별을 떠올리며
우리는 불안한 포옹을 한다

지금 이 시간
뜨겁고 진한 느낌을
살 속을 파고 들어오는
순수의 눈물을
저 달에 묶어
이 은행나무에 새기자

삶이 느낌이라며
그는 파도와 바람을 썼다
파도는 어디론가 밀려가고
바람은 어디론가 떠났다

가을이 깊어 가면
가슴을 붙잡고 싶다
파도를 가두는 방파제처럼
바람을 가르는 성벽처럼
우리 사랑을 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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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회>

후회하지 말아요
모두 우리가 만든 일이예요
아무리 아파도
가슴이 찢어지더라도
사랑을 미워하지 말아요

그땐 행복했잖아요
부둥켜안고 몸서리 치며
서로의 이름을 불렀지요
밤이 새도록
별이 떨어질 때까지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렸지요

거친 파도가 멀리 멀리
당신의 마음을 싣고 갔어도
나는 알아요
당신도 알고 있어요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도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이 뿌려놓은 씨앗을
꽃 피우기 위해 가슴에 안았어요
그 진한 향기에 취해
숨도 쉬지 못하고
당신의 그림자만 붙잡고 있어요
깊어가는 가을 밤
이렇게 당신을 느끼고 있어요
그러니 제발
후회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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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깊어가는 길목>

서로의 모든 것을 알기 전에
서로의 전부를 몸으로 느끼기 전에
사랑이 깊어가는 길목
그곳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내게 벅찬 것일까
너를 사랑한다는 것이
무리한 욕심인지 몰라
어려운 시험에 도전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인지 몰라

너를 알고 나서
내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매일 생각해야 하고
소중하게 아껴야 하는
주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 마음이 변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그것은 인간의 의지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너의 마음이 변하는 것은
신의 의지요
우리의 운명인 것을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를 위하여
오늘 또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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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진실>

10월의 세느강 앞에서
사랑의 진실을 헤아려본다
수없이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서도
정작 감성은 감추어졌다

벌거벗은 눈물의 독백조차
거짓의 비수에 무참히 베어지고
살아남은 내 청춘의 겉옷은
새로운 사랑을 거부하면서
헛된 사랑의 그림자에만 매달렸으니
아~아
지금껏 눈앞에 어른거렸던
사랑이라는 괴물은 무엇이었던 것이란 말인가

사랑은 진실을 용납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모순과 갈등들이
작은 배를 거칠게 몰아세울 때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너의 눈빛이 강물을 응시하고 있는 한
사랑은 쉽게 떠내려가지 않을 것임을
가을이면 단풍이 펼쳐질 것처럼
굳게 믿고 강을 건넜다

그동안 우리가 흘렸던 애증의 눈물은
이제 흔적도 없이 강바닥에 잠겼다

지금 남겨진 것은
두 가슴속에 새겨진 문신의 아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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