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259)
“절대로 걱정하지 마. 그 여자가 그렇게는 절대로 못해. 내가 책임질 게.”
“사장님은 사모님과 별거하고 있는 거예요? 저한테는 지금까지 그런 말을 전혀 하지 않았잖아요?”
“그 애기 해줄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장사를 했어. 군대를 다녀와서 열심히 이 장사, 저 장사를 해서 돈을 벌고 있었어. 그러다가 35살에 결혼을 했어. 나 보다 5살이 어린 여자였어. 그 여자 부모님은 일찍이 돌아가셔서 혼자 살고 있다가 나와 만나서 결혼식을 올리고 살았어.”
“근데 왜 별거하게 되었어요?”
“그 여자와 3년 동안 같이 장사를 하면서 재미 있게 살았어. 그런데 그 여자는 도박에 빠져 가정생활을 제대로 못하는 여자였어. 아이도 가질 생각도 하지 않고, 결혼 전부터 친구들과 어울려 도박판을 다녔는데, 나와 결혼하고 3년은 도박을 하지 않고 견뎠는데, 내가 한번 술집 여자와 바람을 핀 것을 가지고 트집삼아 매일 나에게 잔소리를 하더니, 혼자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하면서 옛날 하던 도박판에 다시 빠졌어.”
“그래서요? 도박 때문에 별거한 거예요?”
“나는 그 여자가 불쌍해서 도박을 못하게 하고, 끝까지 같이 살려고 했어. 그런데 도박판이라는 게 원래 그래.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절대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거야. 그 여자는 내가 벌어놓은 돈을 몰래 훔쳐다가 도박판에 가서 모두 잃고, 그것도 부족해서 도박 현장에서 돈을 빌려 잃어, 노름빚을 지게 된 거야. 처음에는 내 돈을 몰래 가져다가 갚었지만, 그게 잘 안 되니까, 돈을 빌려준 남자들에게 몸으로 떼우고 있었던 거야. 그런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어. 그것도 한 두 사람이 아니고, 나중에 알고 보니까 무려 7명이나 되는 남자들에게 빚을 지고, 그 남자들은 완전히 내 와이프를 번갈아가면서 관계를 하고, 데리고 놀았던 거야.”
“그래서 어떻게 했어요? 그 남자들을 혼내주셨나요?”
“내가 만나보니까, 완전히 문신하고 깡패같은 놈들이 대부분이야. 감방도 들락날락하는 놈들이라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와이프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갔어. 다시 한번 마음 잡고 잘 살아보자고 서로 울면서 다짐을 했어.”
“그 다음에 어떻게 됐어요? 사모님은 마음을 잡았나요?”
“서울 가서 3개월은 마음 잡고 살았어. 그런데 그 건달 중 젊은 놈 하나가 서울까지 찾아와서 다시 만나고 있었어?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놈은 도박채권자도 아닌데, 그냥 와이프하고 속정이 들었던 거래.”
여기까지 이야기하던 최 사장은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 옛날 생각을 하다보니 열이 나고, 흥분이 되는 모양이었다.
“세상에 그 여자처럼 나쁜 인간은 없을 거야. 내가 서울에서 장사를 하고, 살림집은 가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월세로 다세대주택을 얻어놓고 있었어. 그런데 지방에서 와이프와 붙어먹다가 서울까지 따라와서 연애를 하던 그 젊은 놈은 나와 같은 동네에 월세방을 얻어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 월세방에 내 와이프를 들락날락하도록 하면서 같이 연애를 하고 있었던 거야. 그러니까 와이프는 내가 가게로 출근하면 곧 바로 그 애인집에 가서 놀고 있었던 거야.”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요.”
“그래도 나는 이혼할 생각을 못했어. 그 여자가 인간적으로는 불쌍했고, 또 이혼하면 이혼남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 두려웠어. 지금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 그때 즉시 이혼했어야했어.”
최 사장은 도박이 문제가 아니라, 젊은 남자 애인 때문에 심한 배신감을 느껴 그 여자를 집에서 내쫓았다. 그 여자는 미안하다고 하면서 집을 나가라고 하자. 그 젊은 애인과 같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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