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는 나쁜 수법으로 손님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술집들이 있다.
술집 주인은 종업원들과 짜고 아주 조직적인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이런 조직에는 사장이 있고, 총지배인, 지배인, 마담, 웨이터, 삐끼 등을 두고 있다.
삐끼(호객원)들은 '8만원이면 양주 1병과 안주, 아가씨 팁, 그리고 2차(성매매)까지 보내준다'라는 말로 손님들을 유혹한다.
이들은 일반 손님은 전혀 받지 않고, 오로지 삐끼로만 영업행위를 한다. 남자 손님 1-2명 정도에 그치고, 그 이상 단체손님은 받지 않는다. 손님 숫자가 많으면 나중에 시비가 생길 경우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삐끼들은 손님들을 아주 그럴듯한 말로 현혹시킨다. 아주 값싸게 술을 마실 수 있고, 서비스가 좋으며, 팁도 포함되어 있고, 2차까지 가능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이때 손님들은 어리석게 속는다. 세상에 그렇게 싸게 술장사를 할 수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 보면 대번 알 수 있는 일도 의심을 하지 않는 습관 때문에 솔깃하고 믿는 것이다.
이런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손님이 술집에 들어가면, 그 때부터 접대부들이 동석해서 가짜 양주를 가져오고, 안주 등을 마구 가져다 놓는 방법으로 매상을 올리게 된다. 접대부들의 팁은 술값 8만원에 포함되어 있다고 했으므로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
다만, 술이 양주 1병이라고 했는데, 추가로 들어오니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나 술판에서 제 정신을 차리고 술을 먹는 사람이 없으므로, 그럭저럭 시간이 가게 된다.
이렇게 해서 한 사람이 들어가서 먹은 술값이 85만원이 나왔다. 들어갈 때는 8만원이면 된다고 했는데, 무려 10배가 넘는 술값이 계산서로 청구가 된 것이다. 손님이 가만 있을 리가 없다. 당연히 항의를 하게 된다.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서도 돈에는 눈이 번쩍 띄이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이 위기를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손님이 정색을 하며 항의를 하면, 이 문제를 처리하는 전문가가 나타난다. 이른바 진상처리를 담당하는 직원이다. 대개 인상이 험상궃게 생기고 말빨이 좋은 사람들이다. 싸움도 잘 하는 사람들을 뽑는다.
진상처리 담당 직원은 손님에게 '빨리 술값을 내라. 그렇지 않으면 신상에 좋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치는 등의 방법으로 손님에게 겁을 준다.
손님은 외로운 입장이다. 모두 술집 종업원들이고 그쪽 편이다. 자신을 편들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핸드폰을 하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그러한 술집에서는 외부와 연락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전파차단기를 미리 설치해 두고 있다.
아무리 핸드폰을 눌러도 연락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종업원들의 핸드폰을 빌려 쓸 수도 없고, 업소의 일반전화를 사용할 처지도 못된다. 그토록 즐겁게 동석해서 술도 마시고 노래도 했던 접대부들은 다 나가 버리고 있다 해도 아주 싸늘한 눈초리다. 돈도 없이 왜 그렇게 여자들을 데리고 술을 흥청망청 마시면서 기분을 냈느냐는 눈치다.
처음 들어올 때 8만원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해 본다. 그러면 그 종업원이 누구냐고 따지면서 증거를 대라고 한다. 손님 입장에서는 말로 들은 것을 녹음해 놓은 것도 아니고, 삐끼가 그런 말 한 사실이 없다고 거짓말 하면 아무런 증거가 없고, 혼자서만 바보가 되는 것이다.
결국 종업원들은 손님이 술값을 내지 않으면 그의 신체에 어떠한 위해를 입힐 듯한 태도를 보여 이에 겁을 먹은 손님으로부터 신용카드를 교부받고, 카드 비밀번호도 알아낸 다음, 인근에 있는 편의점 내 현금자동인출시에서 그곳의 카메라 렌즈를 손이나 종이로 막은 후 현금서비스를 받는다.
이런 술집에서는 위조방지가 되어 있는 윈저양주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고급 양주와 값싼 양주를 섞어서 판매한다. 여자 종업원들은 술을 마시는 척 하면서 바로 콜라 음료수 통에 버리는 방법으로 매상을 올린다.
그리고 술집에서는 호객되어 온 손님들에게 여관을 미리 잡는다는 명목으로 신용카드를 미리 교부받아 그 한도를 조회하고, 그 금액만큼 바가지를 씌운다. 신용결제를 하지 않고 오직 현금서비스를 받는 방법으로 현찰 장사만을 한다.
따지고 보면 술집에서는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손님을 유인하여 바가지를 씌울 생각으로 치밀하게 준비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손님의 입장에서는 혼자 또는 둘이서 술을 마시러 갔다가 봉변을 당하게 되고, 술값을 바가지 쓰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유혹에 절대로 넘어가지 말라. 세상에 공짜가 없다. 함정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법집행기관에서는 이러한 삐끼영업으로 바가지를 씌우는 업소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