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마치고 출근을 하는 날 아침은 생활리듬이 깨어져서 그런지 피곤함을 느낀다. 며칠 더 쉬었으면 하는 기분이다. 일을 규칙적으로 하던 사람은 사무실에 나가지 않고 집에 오래 있으면 혼란스럽다.

 

사무실에 나가자 마자 업무 때문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카자흐스탄에 다녀 온 T 사장을 만났다. C 사장과 H 사장을 만나 사업상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신의 사업에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사업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강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틀림 없지만, 사업의 위험성에 대한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오후에 장안동 사거리에 있는 C 정형외과에 갔다. 고등학교 친구가 운영하고 있는 개인병원이다. 오른쪽 무릅이 약간 무리를 해서 그런지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잘 하지 않던 등산을 금년 들어 5월경부터 무리하게 했던 것이 탈이 났는지 얼마 전부터 무릅이 약간 신경이 쓰일 정도로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걱정을 하고 있다가 병원을 간 것이다. 원장은 엑스레이를 찍어보더니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등산을 할 때 무릅으로 하면 안 되고 허벅지근육과 장딴지 근육을 주로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찜찜했던 기분이 전문가의 진단결과에 개운해졌다. 전문가란 바로 그런 것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모른다. 좋은 친구를 둬서 몸이 불편할 때 믿고 찾아가서 상의할 수 있는 것이다. 친구는 믿음직했다. 내가 불안해 하는 것을 보고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고마웠다. 나도 내 사무실에 친구들이 찾아오면 저렇게 대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친구는 내가 나올 때 진료비도 받지 않았다. 친구가 들어간 다음에 경리여직원에게 돈을 주려고 했는데, 그것도 눈치채고 계단까지 내려와 배웅을 한다. 하는 수 없이 그냥 나왔다. 내일은 사무실에 꽃이라도 보내야겠다.

 

푸근한 마음이다. 자장가를 들어본다. 자장가 소리에 맞춰 잠들어 본다.  

 

우리 아기 착한 아기

소록 소록 잠들라

 

하늘 나라 아기 별도

엄마 품에 잠든다

 

둥둥 아기 잠 자거라

예쁜 아기 자 ~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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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랑이 가을을 맞아 들떠있는 건 당연하다.

 

어느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예쁜 가을꽃을 나란히 사진으로 정리해 놓고 있었다. 그 배경음악으로 해금과 피아노 연주가 계속되고 있었다. 나는 그 사진과 음악에 매료되어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꽃은 봄에만 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줄 알았다. 가을에는 쓸쓸한 코스모스만 연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가을에는 봄 못지 않게 수 많은 작고 귀여운 가을꽃들이 계절을 수놓고 있었다.

 

하지만 가을꽃은 가을 답게 웬지 모르게 약간은 외로운 것처럼 보인다. 웬지 쓸쓸하고 사랑하는 임을 떠나 보내는 채비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말이 없어서일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진 기운때문일까?

 

가을의 진짜 주인공은 단풍이다. 봄과 여름을 보내고 이제 생을 정리하려는 잎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다. 잎이 떨어지기 전에, 자연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세상에 보여주는 생의 진수다.

 

뜰단풍을 보면 앞 톱니바퀴가 거칠다. 그래서 홍단풍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준다. 사랑하다 떠난 임을 그리워하며 통곡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가을에는 은행잎을 따서 책갈피에 넣고 싶다. 그 은행잎에 나는 검정색으로 사람, 삶, 사랑이라는 글씨를 진하게 쓰고 싶다.

 

가을사랑이 가을꽃 때문에 다시 차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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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의식 중에 사실과 다른 말을 하고, 책임을 질 수 없는 말을 되풀이 한다.

 

살면서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면 습관이 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없는 말을 가급적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공연히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를 갖게 하고, 책임을 지지 않는 버릇도 매우 나쁘다.

 

미국 남가주대학교 연구팀은 사람들의 뇌를 MRI(자기공명장치)로 촬영한 결과,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의 뇌에는 보통 사람에 비해 흰색 물질이 26% 정도 더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흰색 물질은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갈색 물질은 정보처리역할을 담당한다고 한다. 사람의 뇌는 흰색 물질과 갈색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도 거짓말이다. 사랑은 진실해야 한다. 진실하지 않은 사람을 믿고 사랑했다가는 커다란 낭패를 보게 된다.

 

사랑하지 않으면 솔직하게 말하라. 그리고 떠나라. 그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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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풀, 가을꽃


가을사랑


간밤에도 모기들이 극성을 부렸다. 어디로 들어오는지 알 수도 없다. 방충망은 제대로 되어 있는데, 모기는 항상 들어온다. 몸에 나쁘다고 해서 전자매트나 모기향을 사용하지 않으니 끊임없이 모기에게 물리게 된다. 


제일 고약한 건 한참 자는데 잠을 깨게 만드는 것이다. 모기를 잡고 다시 잠에 들려고 하면 또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게 된다. 한번 물려놓으면 며칠씩 빨갛게 상처가 남아 있다. 모기란 신기하기도 하다. 그 넓은 공간에서 어떻게 사람이 자는 곳을 용케 찾아와서 그것도 연한 부분의 살만 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기는 참 신비스러운 곤충이다. 그 작은 몸에 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고, 또 사람의 몸을 찾아 피를 빨아먹고 위험을 느끼면 신속하게 도망가 숨을 수 있다. 그런 능력을 갖춘 로봇을 과연 인간이 만들 수 있을까? 그것도 순식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 모기에 대한 신비스러움 때문에 약간 물려서 내가 고통을 받는 것은 그냥 재미로 넘길 수도 있다. 


오전 10시 반경 차를 몰고 드라이브를 갔다. 하남시로 해서 팔당대교를 건넜다. 팔당대교를 건너니 미사리 맞은 편 강변 아파트들이 나왔다. 강변이라 꽤 시끄러울 것 같았다. 그래도 강변의 좋은 전망 때문에 찾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마석에 가보려고 했다. 남양주로 들어가서 춘천 방향으로 갔다. 차가 막혀 안되겠다 싶어 방향을 돌려 일동 쪽으로 갔으나 그곳도 막혔다. 그래서 돌아왔다.


미사리 섬으로 들어가 바람을 쐬었다. 강변에 풀들이 그 안에 아기자기한 꽃들을 많이 피워놓고 있었다. 예쁜 나비들도 몇 마리 보였다. 꾸미지 않은 자연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강변에는 신랑과 신부가 기념찰영을 하고 있었다. 인생을 새출발하는 그들에게 행운이 있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아주 가는 빗방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돌아왔다. 동네 미용실에 갔다. 초희라는 이름의 미용실은 주인 미용사 혼자서 하는 작은 곳이다. 상일동으로 이사를 와서 벌써 7년째 단골로 다니는 곳이다. 간단히 머리를 컷트하는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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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10시 반경에 주은이를 데려다 주러 양재동에 갔다. 용평에 놀러간다고 한다. 양재동에 내려 주고 돌아오는 길에 가락시장에 들렀다. 모처럼 가보는 곳이다. 차를 세워 놓고, 수산물시장에 갔다. 조용하게 구경을 하고 싶은데 상인들이 자꾸 말을 걸고 물건을 사라고 권유한다. 그게 피곤했다.

 

한쪽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생선을 다듬고 있었다. 홍어삭힌 것을 사려고 하니 대부분 칠레산이라고 한다. 국내산 홍어는 매우 비싸다고 한다. 홍어 파는 사람은 내가 사려고 하는 게 칠레산이라고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5천원 어치만 달라고 하니 포장해 준다.

 

꽃게를 몇 마리 샀다. 1킬로그램에 3만원이라고 한다. 2킬로그램을 샀다. 5마리다. 게를 신문지에 싸서 다시 비닐봉지에 넣어 주었다. 차 뒤에 놓았는데 한참 오다 보니 게가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게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려 이상하게 생각했다. 살아있는 생물이란 그런 것이다.

 

인간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는 게를 맛있게 먹자고 살아있는 상태에서 가지고 다니는 것이었다. 게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오후 5시반경에 검단산 등산을 갔다. 어두워지는 산을 올라가는 것도 좋았다. 부지런히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산 위에 올라가 앉아 있으니 바람이 차가웠다. 벌써 10월이 돼서 그런지 산에서는 쌀쌀했다. 오래 앉아 있기가 곤란했다.

 

산 속은 갑자기 캄캄해진다. 후랫쉬를 켜고 내려왔다. 등신로 입구에서 호떡을 파는 부부가 있다. 지난 번에도 그랬는데 그 시간에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있었다. 호떡은 2개에 천원이다. 호떡을 사가지고 맛있게 먹었다.

 

미사리 경정장 뒤 둑방에 갔다가 날씨가 쌀쌀해 그냥 돌아왔다. 오다가 미사리 섬 안에 있는 가야공원이라는 고기집에서 돼지갈비를 먹었다. 막걸리가 먹고 싶어서 슈퍼에서 한병을 샀다. 장수막걸리다. 실외에 앉아 불을 펴놓고 식사를 했다. 바깥에 날씨가 쌀쌀해서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다. 가야공원 고기집은 벌써 10년이나 됐다고 한다.

 

10월은 9월과 완연히 다르다. 한국의 가을은 정말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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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행사에 다녀와서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신경을 써서 피곤했던 모양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인사를 나눈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참을 자다가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밤 10시가 넘었다. 명일동 주양쇼핑 부근에 갔다. 식당이나 치킨집, 호프집이 많이 있다. 사람들도 많이 오가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서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도 보였다.

 

주은이를 데리고 쪼끼쪼키에 갔다. 명일동에 있는 이 체인점은 손님들이 항상 많다. 밖에 의자를 내놓고 앉을 수 있어서 시원하다. 안에 들어가면 담배냄새며 시끄럽고 답답한 느낌이 드는데 밖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소아과 최 원장님 일행이 있었다. 옆 테이블에 앉아 생맥주를 마셨다. 500씨씨 두 잔이면 딱 좋다. 노가리 안주면 충분하다. 편의점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사서 최 원장님과 주은이의 사진을 찍어 주었다.

 

최 원장님은 일행들과 함께 테니스를 치고, 맥주를 한 잔 하고 있다고 했다. 복잡한 세상 그렇게 사는 게 아름답게 보였다.

 

비가 온 다음이라 공기가 맑았다. 밤하늘에는 다정한 사랑 이야기가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을은 깊어가고, 우리들은 가을사랑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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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행사가 있었다. 하이야트 호텔 2층 룸에서 60여명이 모여 점심 식사를 했다. 전망이 참 좋은 곳이다. 비가 온 다음이라 그런지 밖도 촉촉한 분위기였다. 모처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오랫만에 서로 안부 인사도 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 비가 왔는데, 오후 들어 비가 갰다. 부연 하늘이 더욱 정겹다. 날씨가 그래서 그런지 차안에서 졸음이 왔다.

 

연수원에 다니는 C 도 왔다. 이제는 으젓한 모습이다. 내년 10월에 수료한다고 한다. 공부 때문에 무척 바쁜 생활인 것처럼 보였다. Y는 오늘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까지는 11시간 정도 걸리고, 쾰른까지 버스로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로밍이 되지 않아 독일 가서는 핸드폰을 새로 사야 한다고 한다. 

 

조카 S는 아기 서현이가 모기에 물려 얼굴이 부었다고 해서 못왔다고 한다. 조카 S는 준섭이와 함께 왔다. 아이들이 무척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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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마지막 밤이다. 가을사랑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시간이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빗소리를 들으며 다시 인생을 생각한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되새겨 본다. 얼마 안 있으면 낙엽이 되어 떨어질 운명의 나뭇잎들이 가을비를 맞고 있다.

 

어느 블로그에 가 보니 가을 들꽃들을 아주 예쁘게 사진을 찍어 올려 놓았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꽃들이 가을을 상징하고 있었다. 가을을 아름답게 수 놓고 있었다. 나는 한 동안 그 아름다운 가을꽃들에 심취해 있었다. 그런 공간을 만들어놓은 블로거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던 어떤 사람이 현실의 높은 벽에 부딛혀 사랑을 잃었다. 그는 이상적인 삶의 실현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사랑을 포기하려고 했다. 점점 사랑의 열정이 식어감을 느꼈다. 그는 메마른 생활에 적응해 나가려고 애쓰고 있었다. 삶은 몹시 삭막해졌고, 감정은 황폐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를 탓하기에 앞서, 나는 사랑과 현실, 복잡한 생활환경이 사랑을 잠식해 들어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하고 싶었다.

 

그러나 가을은 다시 아름다운 사랑을 일깨워준다. 메마른 삶에 가을비는 촉촉한 감촉을 느끼게 해준다. 가을밤의 정취는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한다. 사랑의 서정시가 귓전을 때리고 있다. 황홀한 가을을 맞아 다시 사랑에 빠진다.

 

내일이면 10월이 오고, 우리는 또 다시 깊어가는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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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술도 마시고 늦게까지 앉아 있어서 그런지 피곤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피로는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차도 놓고 갔기 때문에 택시를 탔다. 집 부근에 택시가 많지 않아 콜택시를 불러야 한다. 차를 타고 눈을 감고 잠을 자려고 했다. 약간은 잠을 잤지만 곧 바로 잠에서 깨었다. 그냥 창밖을 보면서 갔다. 약간 지루했다.

 

테헤란로를 지나가는데 옆에서 청소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젊은 사람이 운전을 하다가 담배불을 붙이고 있었다. 그 트럭 뒤에는 나이가 들어 보이는, 머리가 하얀 사람이 차에 매달려 가고 있었다. 쓰레기를 모아 트럭에 싣고 중간 중간에 내려 쓰레기를 실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나이 들어 트럭 뒤에 매달려 위험하게 가는 모습, 그것도 냄새가 하는 쓰레기를 싣고 그 뒤에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했다.

 

세상에는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한 쪽에서는 돈이 많아 사치스럽게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환경이 어려워 남들이 하지 않는 힘든 일, 위험한 일을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의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좀 더 겸손하게 검소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자진출석해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장을 만나러 갔다. 한참 조사를 받고 있었다. 어제와 오늘은 또 전혀 달랐다. 아주 초조하고 불안해 하고 있었다. 접견을 하고 나와 그의 가족과 함께 만나 여러 가지 상의를 했다.

 

불안에 떠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수사권의 위력을 느꼈다. 변론을 하는 내 마음도 어두웠다. 그 사람의 안타까운 처지가 마치 내 입장인 것처럼 생각되면서 맑은 하늘이 어두워보였다. 돌아오는 길은 여의도에서부터 막혀 답답했다.

 

N과 함께 팔레스호텔 2층에 있는 일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했다. P사장도 함께 했다. P사장은 며칠 전에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커다란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인데도 아주 검소하고 겸손했다. 차도 작은 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며 호텔에 도착해서도 발레파킹을 하지 않고 직접 주차장에 주차를 시키고 올라왔다.

 

일식당에서는 점심 정식코스가 있었다. 몇 가지 음식을 정해 놓고 1인당 3만5천원씩 한다. 팔레스 호텔도 참 오래만에 가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많이 다녔는데 요새는 별로 갈 일이없다. 아주 오래된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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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콘을 틀지 않고 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날씨는 너무 좋다. 아침에 88올림픽도로가 별로 막히지 않아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했다.

 

어전이라는 식당에서 구수회 모임을 했다. 첫번째, 네번째 수요일 점심을 함께 하는 모임이다. 항상 봐도 편안한 동문들 모임이다.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 도중에 아는 사람의 사무실에 압수수색이 들어왔다고 해서 그곳으로 갔다. 사무실은 갑자기 압수수색을 당하고, 몇 사람이 임의동행 형식으로 수사기관에 갔다.

 

갑자기 당하는 일이라 경황도 없는 상황이었다. 안절부절하고 초조하고, 수사라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변론을 준비하느라고 바빴다.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그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모든 일을 법대로 정확하게 해야 하는데 세상일이 반드시 그렇게만은 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오후에 출판문화협회모임과 지식재산권관리그룹회의, 캐피탈회의 등을 연달아 해서 몹시 바쁘게 지냈다. 퇴근 후에 광화문 정부청사 뒷편에 있는 죽전이라는 일식당에 가서 PSS모임에 참석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블로그를 통해서 내 생활을 하나씩 기록해 나가니 나중에 두고 보면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생활을 반성도 하게 되고, 하루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한동안 블로그에 대해 지나치게 폐쇄적인 태도를 취했었다. 그러나 이젠 좀 열린 마음으로 블로그를 보고 싶다. 

 

한동안은 봄의 새로운 정취에 빠져 있었고, 한 여름에는 무더위 속에 싱싱한 신록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그러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을 맞이하여 나는 들떴다. 이제 가을이 지나면 겨울의 잉태를 나는 맛볼 것이다. 그렇게 세월은 간다. 머리에 흰 머리카락은 더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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