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자가 찾아와서 책임지라고 하다
민선수(27세, 가명)는 이런 일을 겪고 나서 더욱 공포심을 가졌다. 깡패의 이름은 구강패(具剛牌)였다. 아마 부모님이 출산한 직후부터 깡패가 될 것을 예상했던 모양이었다. 구강패(48세, 가명)는 그 지역 토박이였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일진회 멤버였다. 일진회 중에서도 워낙 강성인 악질이었다. 온몸에 문신을 했다. 고등학교 때 여고생 세명을 강간했음에도 아무도 문제 제기를 못하고 넘어갔다.
정상적인 연애를 해서 성관계를 한 여학생은 스물명도 넘었다는 전설을 남긴 인물이었다.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 사회에 나와서 깡패짓이나 하고 돌아다녔다.
그러면서도 고등학교 일진회 후배들을 계속해서 관리하고 지원했다. 그 때문에 그 지역에서는 소규모 조직폭력배의 중간 보스가 되었다. 강패가 이렇게 비뚤어진 것은 자신의 아버지 때문이었다.
강패의 아버지는 강패 어머니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두들겨맞아 온몸에 멍이 들어있었다. 강패 아버지는 동네 미용실 원장과 눈이 맞아 바람을 피면서 어머니를 구박했다.
어머니는 견디다 못해 가출하고 말았다. 강패 아버지는 어머니가 가출한 다음, 얼마 있지 않아 그 미용실 원장과도 헤어졌다. 매일 술로 날을 보냈다. 강패는 어머니를 애타게 찾았지만, 끝내 어머니는 찾지 못했다.
아버지는 강패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 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로 강패를 때렸다. 이런 환경 때문에 강패 성격은 비뚤어졌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나서 아버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집을 나왔다.
세상에 의지할 곳이 전혀 없게 된 강패는 열심히 일을 했다. 처음에는 술집 종업원으로 일을 했다. 그러다가 대리기사도 하고, 배달도 했다. 몇 명의 여자들과 동거생활을 했지만, 모두 오래 가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금 부인, 정촌녀(鄭村女, 45세, 가명)와 눈이 맞아 결혼했다. 정촌녀가 가지고 온 돈으로 노래방을 차렸다. 강패가 촌녀를 만난 것은, 강패가 40살, 촌녀가 37살 때였다.
어느 날 강패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고 있는데, 골목길에서 어떤 건달이 촌녀를 붙잡고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건달은 촌녀를 발로 차고, 촌녀는 길에 쓰러져 울고 있었다. 강패가 가서 말렸다.
그러자 그 건달은 왜 참견을 하냐고 하면서, 강패를 폭행했다. 강패는 기가 막혔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건달과 싸움을 했다. 그 건달로 제법 싸움을 하는 친구였다. 두 사람은 심십분간 치열하게 싸웠다.
결과는 강패가 이겼다. 건달은 도망가고, 강패는 촌녀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가까워졌고,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촌녀는 그 건달이 운영하는 다방에서 일을 했는데, 몸이 아파 그만두겠다고 했더니, 촌녀에게 화풀이를 한 것이었다.
촌녀는 강패가 자신을 위기에서 구출해준 것에 감사하면서 몇 번 만나다가 몸을 허락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촌녀는 그때까지 처녀였다. 강패는 감격했다. 그동안 숱한 여자들과 관계를 했지만, 모두 처녀가 아니었다. 여고생들 모두 처녀가 아닌 상태에서 강패와 관계를 했던 것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여자들 모두 처녀가 아닌 것은 당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 강패는 횡재를 한 것이었다.
“아니, 다방 생활을 오래 했다면서 어떻게 처녀를 지킬 수 있었어?” “저는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요. 그래서 수난을 많이 겪었지만, 다행이 아주 나쁜 남자들은 만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강패는 촌녀와의 성관계 직후 시트에 묻은 처녀흔을 확인하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시트도 증거로 들고나왔다. 그래도 확실하게 확인을 하기 위해 그 다음 날, 촌녀와 같이 산부인과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의사로부터 처녀막이 파열되었다는 소견서까지 받아왔다. 강패는 촌녀를 사랑했다. 자신의 목숨을 다 바칠 정도로 사랑했다.
그런데 강패가 촌녀와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와 같이 강패를 찾아왔다.
“당신이 내 여동생을 건드려서 임신시켰는데, 책임을 져!” 강패는 그 여자를 본 적은 있는 것 같은데, 같이 잠을 잔 것인지는 명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누구시더라? 잘 모르겠는데...”
“아니, 강패씨, 저를 모른다고요? 저, 맹순이예요, 맹순이! 강패씨가 제 그곳에 문신까지 새겨주었잖아요?”
“무슨 문신을 새겨? 나는 문신, 문 자도 모르는 사람이야. 어떤 문신이가 봐?” “맹순아! 문신을 보여줘.”
맹순은 그 은밀한 곳을 부끄럼없이 강패에게 보여주었다. 악취가 풍겼다. 강패는 토할 것 같았다. 워낙 비위가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코를 손수건으로 틀어막고, 그곳을 보았다. 잘 보이지 않아, 스마트폰의 손전등을 겼다.
그곳에는 아주 작은 글씨로, <사랑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빨간색으로 러브마크가 새겨져있었다.
“이게 전부야? 이걸 내가 새겼다는 증거는 뭐야? 이 사기꾼들! 죽고 싶어서 나한테 뒤집어씌우고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거야?”
갑자기 맹순이 강패에게 달려들었다. 심한 욕설을 하면서 죽기살기로 달려들었다.
“이 나쁜 인간. 너 죽고 나 죽자. 임신시켜놓고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 맹순이 오빠는 갑자기 등산용 칼을 꺼내들었다.
강패는 순간적으로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상대를 진정시켰다. “그렇게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화로 풀어갑시다. 내 애기가 맞다면, 내가 책임질 거니까 칼은 집어넣읍시다.”
맹순 오빠도 칼을 집어넣었다. “나와 어디서 만났고, 어떻게 된 것인지 말해보세요. 내가 정말 기억이 나지 않아서 그러니까. 그리고, 이 문신 <사랑해>는 내가 썼다는 증거가 무엇인가요? 나는 이렇게 글씨를 잘 쓰지 못해요. 공부를 워낙 안 해서. 참고로 나는 일진회 핵심 멤버였어요. 일진회라고 들어봤는지 모르겠지만. 정 내 말을 믿지 못하면 이 문신과 내 글씨를 필적 감정해 봅시다.”
“6개월 전에, 내가 <복다방>에서 일하고 있을 때, 당신이 모텔방에서 커피를 주문해서, 내가 갔잖아. 모텔방에 가니까 당신하고 다른 남자 2명, 그러니까 모두 세명이 고스톱을 치고 있었어.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고, 내가 커피를 가지고 가니까 옆에 앉으라고 했어. 커피는 따라만 놓고 마시지 않고, 한 10분 있다가 갑자기 당신이 나를 이불 위로 눕혀놓고, 관계를 했잖아? 그래서 내가 저항도 하지 못하고 당하고 나와서, 며칠 후에 당신을 만나서 고소한다고 했더니, 돈 50만원을 주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 그래서 나도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 날 또 모텔로 데리고 가서 성관계를 두 번 하고, 일주일 후에 만나서 사랑한다고 하면서 문신을 새겨놓은 거야. 그리고 나에게 고생했다고 하면서, 돈을 100만원 주기에 받았어. 나는 사실 그걸로 모두 끝을 낼려고 했는데, 임신한 사실을 알았어. 그래서 당신을 찾아온 거야. 만일 당신이 인간적으로 나와서 임신한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묻고, 같이 고민할 줄로 믿었어. 그런데, 나를 전혀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니 정말 기가 막힌 거야.”
“아. 그렇게 말을 해주니까 이제 기억이 나네. 그때 내가 다방에 전화한 것은 맞아. 그리고 내가 그날 네가 처음 왔을 때, 모텔방에서 친구 두명은 술에 취해 쓰러져있었고, 내가 너와 같이 관계를 한 번 한 것도 맞아. 그런데, 나는 그걸로 끝이었어.”강패는 이제야 그때 일이 또렷하게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 내가 다방으로 전화를 해서 커피를 시킨 것은 맞는데, 내 전화가 아니고 친구 전화기로 한 거야. 그리고 그 날 늦게 내가 있었던 일을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는 나보고 큰 일을 저질렀다고 하면서, 돈으로 수습하자고 했어. 그래서 내가 그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만나서 해결하라고 돈을 100만원 주었어. 그랬더니 그 후 그 친구가 다방 종업원을 만나서 100만원을 주고 모두 해결했다고 했어. 아마, 그 친구가 나와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네가 나와 착각을 했던 모양이네. 그리고 지금 네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아마 그 친구 아이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 아이일 거야. 내 기억으로는 그때 내가 할 때는 너는 생리중이었어. 그리고 정말 나는 문신할 줄 몰라. 그 친구를 만나 봐. 내가 연락처를 알려줄 게.”
강패가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설명을 해주자, 맹순도 진가민가했다. 맹순 오빠는 맹순에게, “이 사람 말 들어보니까 일리가 있네. 집에 가서 다시 생각해 보자. 그럼, 그 친구 번호 좀 알려줘요.”
이렇게 사태는 끝났다. 맹순 일행이 돌아간 다음, 강패는 자신의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보았다.
“아. 그 여자 걸레야. 온 동네 건달들 아랫도리 다 청소해주고 돌아다는 여자야. 그때 네가 준 돈, 100만원 주었더니, 신이 나서 내가 원치도 않는데, 나에게 서비스해준다고 한달 동안 계속 만나자고 해서, 내가 하는 수 없이, 만나서 5번 해준 적이 있어. 그때 보니까 그 여자 그곳에, <사랑해>라는 문신이 있는 걸 보았어. 하지만, 빨간 색 <러브마크>는 없었어. 지금 <러브마크> 표시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해>라는 글씨를 쓴 다음, 나중에 따로 추가한 것일 거야. 그리고 내 애기는 분명히 아냐. 나는 전에 어떤 고위공직자가 혼외자 때문에 개망신 당한 뉴스를 보고, 밖에서 할 때 100% 콘돔을 사용하고 있었어. 항상 콘돔을 열 개씩 가지고 다녀.”
강패가 보니까 그 친구는 정말 편의점에서 산 콘돔 10개를 주머니에 넣고 있었다.
“그건 언제 쓸 건데?”
“글쎄 오늘 재수 좋으면 세 개 쓸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연락 기다리고 있어.”
“아니 오늘 세 여자를 만나는 거야?”
“무슨 세 여자를 만나? 한 여자를 만나서 세 번 한다는 거지.”
“그런데, 웃기는 건, 네가 왜 혼외자 걱정을 하는 거야?”
“사람 팔자 모르는 거야. 내가 지금은 이래도 혹시 돈을 벌어서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 당선되면, 혼외자 문제가 불거질 거고, 그러면 내 인생 골로 가는 거잖아? 사람은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살아야 해. 너도 조심해. 절대로 다른 여자 임신시키지 마. 출세에도 지장이 있고, 그건 중대한 죄악이야. 특히 임신시키고 낙태를 시키면, 죽어서 지옥불에 떨어지는 거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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