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사랑과 익숙한 사랑>

 

멀리서 가을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가을은 뚜렷한 색깔로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고 있다.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가을의 비밀을 보여준다. 가을은 사랑이라는 낯선 단어 앞에서 방황하고 있다. 가을은 애당초 사랑을 원치 않는 존재였다. 사랑 따위의 시시한 형상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 좋은 날씨에, 가을이 펼쳐놓고 있는 황홀한 풍경을 잊어버리고 낯선 사랑과 익숙한 사랑 앞에서 어리석은 방황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사랑은 원래 낯선 관계이다. 서로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사랑은 그 깊이를 잴 수 없다. 사랑은 끝없는 갈증을 일으키는 묘한 것이며, 그 갈증이 해소되는 순간 멀어져 간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자신이 얼마나 상대방을 원하고 있는지, 그로 인해 얼마만큼 심한 갈증을 느끼고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랑을 잃어버리게 된다. 사랑이 실종되는 순간 그는 삶의 의미를 동시에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낯선 사랑은 우리에게 곧 익숙한 사랑으로 자리 잡는다. 사랑이 제자리를 잡는 데는 많은 시간을 요하지 않는다사랑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강력한 마력이 있다.

 

자신의 포로로 만들고 노예처럼 부리는 사랑은 보이지 않는 위대한 존재이다. 그의 위대성은 사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성을 잃게 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마비시킨다. 사람들은 심한 마비증상을 일으켜야 더욱 진한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맛볼 수 있게 된다.

 

사랑에 익숙해지면 우리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된다. 그러나 그 상태에서 사랑은 더 이상 감흥을 주지 못하고 일상의 생활 속에 융화되어 다른 것들과 같은 정도로 낮아진다.

 

사랑이 우리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제왕이 되지 못하고, 평민의 위치로 전락하게 되면 우리는 주인을 잃어버린 노예처럼 방황하고 실망한다. 불안하게 되고 자신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사랑으로부터의 독립은 새로운 출발이 아니라 더 깊은 늪에 빠지는 신세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또 다른 주인을 찾아 헤매지만 새 주인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종전의 주인이 가졌던 강력한 카리스마에 젖어들었던 사랑의 노예들은 옛 주인과 비교하며 이제는 더 이상 노예의 위치에 있지 않으려고 저항한다.

 

사랑에 대한 저항은 결국 자신을 부정하는 모순을 가져온다. 사랑을 부정한 실존은 사랑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왜곡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사랑의 가치를 폄하하고 사랑에 대해 등을 돌리고 살아가는 불쌍한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기존에 얻었던 사랑에 익숙해지면서도 사랑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랑의 절대성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새로운 낯선 사랑을 찾아나서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는 것이다.

 

사랑은 오래 될수록 진미를 가진다. 사랑의 진정한 가치는 오래된 사랑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의 영원성은 사랑의 가치 중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순수하고 영원한 사랑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이 좋은 가을의 날씨 속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가을이여! 그리고 사랑이여! 영원하라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 먼저 다가갔는가?>  (0) 2020.10.01
<노처녀를 조심하라>  (0) 2020.09.30
애인과 헤어질 때  (0) 2020.09.30
<사랑과 이별>  (0) 2020.09.29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0) 2020.09.29

애인과 헤어질 때

유뷰녀가 사랑을 하다가 힘이 들어지면 남자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렇게 한다. 아니면 더 이상의 애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는 다른 남자가 생겨 그렇게도 한다. 이것은 유부남이 이별을 선언하는 경우도 대개 비슷하다.

이때 유부녀의 애인인 상대 남자는 어떤 태도를 보이게 될까? 순순히 물러나기도 한다. 남자 역시 애정이 식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마침 잘 됐다고 하면서 헤어지는데 동의한다. 남자의 애정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안 만나면 죽고 못사는 정도도 아니기 때문에 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남자가 아직까지 깊이 사랑하고 그 여자 없으면 견딜 수 없을 때, 또는 그런 여자를 다시 만날 자신이 없을 때 여자를 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이런 경우는 심각한 상황이 된다. 여자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남자가 체면도 버리고,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끝까지 놓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다. 이때 여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유부녀의 이별은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그것은 이혼이나 파혼과는 다르지만, 그 실질에 있어서는 매우 유사한 성질을 가진다. 상대가 있는 것이고, 이별에 의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재산상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는 유부녀의 사랑과 이별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기로 한다.

영희는 마침내 비장한 각오를 했다. 자신을 귀찮게 하는 경원에게 죽어도 더 이상 못 만나겠다는 통보를 했다. 전화를 받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 영희는 현실의 무게 때문에, 삶의 고달픔 때문에, 힘들어도 애정관계를 끊고 마음 편하고, 몸 편하게 살고 싶었다. 영희 입장에서는 달콤한 순간의 쾌감보다 무감각한 상태의 평온을 더 간절히 바라게 된 것이다.

사랑을 하던 사람이 그 사랑을 종결시키기 위한 결의를 하는 수가 있다. 더 이상 만나지 말고, 없었던 것으로 하자는 것이다. 서로 합의해서 그렇게 하면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그간의 사랑을 마무리하자고 했을 때 문제가 생긴다. 그동안 들었던 정을 한쪽에서 끊는 것이다.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다.

결혼한 사람이 애정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을 이혼이라고 한다. 약혼했던 사람이 애정관계를 단절시키면 파혼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랑했던 사람, 서로 정신적으로 애정을 나누고, 육체관계를 함께 했던 사람이 종전의 애정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은 단순히 이별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별의 의미를 사람들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약혼식만 하지 않았을 뿐 거의 비슷한 동질의 애정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그 의미는 이혼이나 파혼과 매우 유사하다. 그런데도 결혼하지 않았고, 약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생각했다가 큰 코를 다치게 되는 것이다.

이별을 통보받은 상대방은 그것이 비록 결혼이나 약혼은 아니라 하더라도 똑 같은 상처를 받는다. 물론 두 사람이 자녀도 없고, 공동생활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산분할을 할 것도 없고, 위자료를 지급할 것도 없으며, 자녀의 양육비지급의무도 없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애정관계를 무너뜨릴 때 상대방이 받게 되는 정신적 고통, 사회적 체면의 손상,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 추락, 새로운 연인을 만나기 어려운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는 것이며, 결코 간단하게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 되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위험상황,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상처받은 상대방이 복수를 하거나 난리를 치게 된다. 그러므로 물론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육체관계까지 했던 남녀 사이를 정리할 때에는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배려를 해야 한다.

사랑이란 이성을 마비시킨다. 정신을 혼란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이 볼 때에는 미친 사람처럼 보인다. 사회적인 체면이 없는 것도 아니었지만 경원은 돌아버릴 직전까지 이르렀다. 영희에게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남편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하겠다. 만나주지 않으면 모든 것을 끝장내겠다"는 통고였다.

경원이 한 이러한 행동은 매우 극단적인 경우다.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가 모두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원처럼 정말 사랑했고, 좋아했으며, 깊은 정이 들었을 때 갑자기 여자가 특별한 사정 없이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면 남자는 비이성적으로 되며, 분노를 느끼고 배신감에 몸을 떤다.

그래서 이상하고 불합리한 행동으로 나아간다. 인간의 역사는 이처럼 이별을 통보받은 남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이성적인 행동을 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남자는 이러한 경우 여자가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배신(背信)이란 신뢰를 배반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의 믿음을 발로 걷어차는 것을 말한다. 사랑에 있어서 배신이란 무엇일까?

사랑의 출발은 상대방에 대한 호감에서 시작된다. 그러다가 점차 정이 들고, 사랑이 깊어지면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 그리고 사랑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된다. 자신이 만든 사랑, 상대방이 함께 만든 사랑이 오래 갈 것이라는 기대, 그 기대감은 곧 사랑에 대한 신뢰를 의미한다.

그 신뢰가 무너지는 데에 대한 배신감, 그것은 곧 사랑에 대한 배신감, 그 사랑의 배후에 있는 상대방에 증오감을 의미한다. 사랑이 깨어질 때 인간은 사랑의 반대 개념인 미움과 증오로 가득 찬다.

사랑으로 채워진 사람은 부드럽고, 온순하며,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아진다. 하지만 미움으로 채워지는 경우에는 그와 정 반대로, 딱딱하고, 강경하며, 차갑고, 오해하기 쉬워진다. 그런 사람이 어떤 행동으로 나갈 것인지는 분명하다.

그는 상대방을 미워하고, 그에 대해 복수를 하려고 한다. 해꼬지를 하려고 하고,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극도의 불신, 배신감, 증오심을 가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 전체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불타게 된다.

그는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고, 자포자기 상태로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을 할 수도 있다. 인간은 결국 인간의 영향을 받으며, 인간에 의해 행복해지거나 불행해지는 것이다. 인간에 의해 태어나며, 인간에 의해 삶을 본의 아니게 마감하기도 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자신의 짝을 빼앗겼다고 해도, 일순간의 결투로 끝장을 내고 만다. 그 싸움에서 졌으면 깨끗하게 승복하고 포기한다. 그 영역에서 멀리 떠난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애인을 빼앗겼어도, 아내를 빼앗겼어도 멀리 떠나지 않는다. 그 자리에서 맴돈다. 그리고 빼앗긴 애인과 행복을 누리는 연적을 가까이서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불행과 비극의 단초가 된다.

남편이 있는 여자의 입장에서 사랑했던 사람이 이렇게 변해버릴 때 얼마나 무섭게 느끼겠는가? 섬뜩하다. 사람처럼 무서운 존재는 없다. 영희는 가정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가정이란 이런 저런 이유로 꼭 지키고 싶은 존재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가정은 유지하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본능이다.

영희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경원을 달래야 했고, 그래서 또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영희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이성을 되찾게 되었고, 자꾸 매달리는 경원이 싫어졌다.

사람이란 참 미묘하다. 좋을 때 좋은 것이지, 한번 싫어지면 다시 좋아하는 감정을 되살리기가 어렵다. 꺼진 불 같아서 불씨를 찾을 수 없다. 돈을 준다고 해도 싫은 것이고, 아무리 좋은 곳으로 드라이브를 가도 싫은 것이다. 오죽하면 궁궐에서도 황실의 특권을 버리고 뛰쳐나오는 것이 남녀 간의 애정의 모순이 아니던가?

육체관계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편하고 애정이 있을 때 좋고 쾌감을 주고 만족을 주는 것이지,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하면 오히려 자신이 동물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기분만 나쁘고 비참해지며,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

그러자 경원은 영희 남편에게 자신들의 불륜사실을 폭로했다. 두 사람을 이혼시키자는 의도였다. 그렇게 해서라도 영희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다. 영희는 그 악몽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물론 자신이 만들었지만 그 더러운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남편에게 사정을 하고 애원도 했다. 자식 때문에 이혼은 하지 말자고 구걸했다. 남편은 자식도 있고 해서, 참고 이해하고 살기로 했다.<이하 계속됩니다>

태그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처녀를 조심하라>  (0) 2020.09.30
<낯선 사랑과 익숙한 사랑>  (0) 2020.09.30
<사랑과 이별>  (0) 2020.09.29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0) 2020.09.29
변심의 사랑학  (0) 2020.09.23

<사랑과 이별>

 

사랑이란 서로 다른 두 실존이 각자의 육체와 정신을 혼합해서 아름다운 제3의 존재를 창조하는 과정이다. 빨간색과 파란색을 섞어 초록색을 만드는 것과 같다. 두 가자 강렬한 색깔이 하나가 되면 은은한 색깔을 새로 만들어 낸다.

 

사랑은 이성과 감성, 시간과 에너지를 서로 교환해서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을 나타낸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결합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없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가장 에너지가 많을 때, 감성이 강할 때, 순수한 상태에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에너지가 떨어져 무기력해지면 불가능하다. 감성이 메마른 사람도 되지 않는다. 마음이 불순한 사람과는 결코 사랑할 수 없다.

 

<다 똑같은 것 말고 나를 위한 slogan

다 비슷한 생각들 말고 나를 위한 logo

what you want? [what you do]

tell me baby what you do

언제나 눈치 보지 말고 step step swagger>

- 현아, Change, 가사 중에서 -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혼하기 전에 연애를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많고, 결혼하고 나서 살다가 몇 년 있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많다.

 

동거생활을 하다가 헤어지는 경우도 많다. 어떻게 보면, 현대 사회에서 이런 사랑과 이별의 과정은 특별한 것도 아니고,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렇게 사랑과 이별이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 남는 것은 사랑의 상처뿐, 사랑의 진실은 실종되고 만다는 사실이다.

 

사랑의 상처를 겪은 사람이 더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랑의 상처는 결국 상처일 뿐이다. 그러므로 사랑하기 전, 사랑할 때, 항상 이별하지 않도록 기도하라. 사랑으로 인한 상처를 받지 않도록, 상대에게 주지 않도록 노력하라.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낯선 사랑과 익숙한 사랑>  (0) 2020.09.30
애인과 헤어질 때  (0) 2020.09.30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0) 2020.09.29
변심의 사랑학  (0) 2020.09.23
<단순하게 사랑하라>​  (0) 2020.09.22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철수(37세, 가명)는 이미 결혼해서 자녀까지 둔 유부남이었다. 유부남인데도 불구하고 밖에 나가서는 사업 때문에 아직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처럼 꾸몄다.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돈을 잘 버는 탄탄한 사업가로 알렸다. 외제차 사진도 올려놓고, 주로 외국에 출장다니는 것처럼 사진도 올렸다. 페이스북에는 주로 영어로 글을 올렸다. 사진은 탤런트처럼 잘 생겼다.

사업이 바빠서 여자 친구도 없는 것처럼 꾸몄다. 강남에서 괜찮은 여자들, 돈이 있는 여자들이 잘 다니는 곳을 찾아다니며 여자들을 유혹했다.

영희(40세, 가명)는 첫 번째 피해자로 걸려들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영희는 철수의 유혹에 넘어가 결혼을 전제로 동거생활을 시작했다. 영희는 철수가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에, 철수의 말을 무조건 믿고, 두 사람이 같이 살 아파트를 전세로 얻었다.

철수와 영희가 각각 1억원씩 내서 2억원에 월세 200만원의 반월세 계약을 했다. 철수는 영희로부터 1억원의 전세보증금을 받아 챙기고, 실제로는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350만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월세는 입주 후부터 내지 않아서 다 까먹고 나오는 형식을 취했다. 지방 출장을 다닌다는 명목으로 동거녀를 속이고, 또 다른 여자를 구해서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쳤다.

철수는 동거를 시작하면서부터 곧 바로 영희에 대한 트집을 잡기 시작했다. ‘나는 총각으로 결혼했는데, 너는 왜 처녀가 아니냐? 낙태를 몇 번 했느냐? 전에 사귀던 애인과 왜 헤어졌느냐?’는 등의 말도 되지 않는 트집을 잡아 괴롭혔다.

영희는 철수가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고소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철수는 이미 이런 수법으로 모두 5명의 여자를 사기쳐서 합계 금액 6억원을 편취했다.

그리고 해외로 도주했다. 한국에 있는 법률상 배우자인 부인과는 별거 상태에서 연락을 끊었다. 영희는 철수를 형사고소해야, 기소중지될 뿐이다. 민사소송은 철수 앞으로 아무런 재산이 없기 때문에 할 실익도 없다.

영희는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결혼자금을 모아놓았는데, 하루 아침에 사기를 당했다. 그리고 직장에서도 좋은 신랑감을 만나서 동거하고 있다는 소문도 다 났다.

사기를 당해 비참해 있는데, 철수의 부인에게서 소장이 날라왔다. ‘왜 남의 남편과 동거를 했느냐? 위자료 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장이었다. 곧 이어 영희의 회사에 월급을 가압류한다는 법원의 결정문도 날라왔다.

도대체 이런 사기꾼은 왜 존재하는가? 영희는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연애를 하면서 상대가 미혼인지, 기혼인지,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가?

깊어가는 가을 밤, 영희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인과 헤어질 때  (0) 2020.09.30
<사랑과 이별>  (0) 2020.09.29
변심의 사랑학  (0) 2020.09.23
<단순하게 사랑하라>​  (0) 2020.09.22
사랑과 성(love & sex)  (0) 2020.09.22

변심의 사랑학

 

변심(變心)은 영어로, treachery 또는 betray라고 한다. 마음이 변하는 것을 뜻한다.

 

사랑에 있어서 사람들은 수많은 배신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주고, 정까지 주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옮겨간다.

 

옛정을 헌신짝처럼 버린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극도의 이기심이 발동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별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속내다.

 

그런 속마음은 숨기고 공연히 트집을 잡는다. 성격이 맞지 않는다거나, 애정이 없어졌다거나 하는 식이다.

 

<우는 널 혼자 두고 떠나가서 미안해/ 사랑은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건가 봐/ 너 그리움으로 또 아픈 밤이 와도/ 다신 너와 함께 잠들 수 없어>

- 이루, 미안해, 가사 중에서 -

 

신의를 저버리는 배신은 인간의 본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사랑을 할 때 배신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처음부터 상대방의 성격이나 환경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로마의 황제 시저는 가장 믿었던 조카인 브루투스의 칼을 맞고 죽는다. 시저는 죽어가면서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다른 사람은 다 배신해도 브루투스 네가 나를 배신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말이다.

 

사랑의 경험이 적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변심 때문에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배신감 때문에 두 번 다시 새로운 사랑을 하지 못한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과 이별>  (0) 2020.09.29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0) 2020.09.29
<단순하게 사랑하라>​  (0) 2020.09.22
사랑과 성(love & sex)  (0) 2020.09.22
사랑의 고백  (0) 2020.09.22

<단순하게 사랑하라>

남자와 여자가 좋아한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사랑은 천차만별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사랑의 형상도 시간이 가면서 수시로 변한다.

그러니까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이며, 손으로 잡을 수도 없고, 붙잡아 매놓을 수도 없다. 그래서 사랑은 어려운 괴물이다.

사람들이 사랑에 실패하고, 사랑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사랑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좋아하고 섹스를 하면 사랑이라고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사랑을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사랑은 아무런 경험이 없이 혼자서 생각하고 느끼면서 발전시키는 어려운 테마다. 더군다나 상대가 있고, 상대와 호흡을 맞추어 균형을 잡아야 가능한 게임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에서 그쳐야지 소유하려고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이다. 상대를 소유한다고 하면, 일시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절대 변하고 붙잡았던 끈은 풀어진다. 밧줄은 끊어진다.

그리고 그 소유의 대상도 시간이 가면 달라진다. 늙고 병들고, 사악해지고, 무능력해진다. 그러면 처음 소유했던 상대에 대한 사랑은 어떻게 될까? 그래서 사랑은 관계로서 그쳐야 하며, 소유하거나 전유하력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사랑과 소유는 매우 어려운 관계이며 문제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상대방을 소유하려고 하고, 소유해야만 사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소유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한다. 소유할 수 없는 것은 허상이라고 생각한다. 소유란 사랑의 실체를 요구하는 것이며, 손에 쥐어야 존재를 믿는 것과 동일한 사고에 해당한다.

그러나 사랑은 결코 소유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는, 부분적으로는 소유할 수 있어도 영원히, 전체를 소유할 수는 없다. 이러한 사랑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곳에서 비극은 시작된다. 사랑은 균열이 생기며 불행을 초래하게 된다.

<사랑이 지겹습니다 참 너무합니다

그대는 괜찮은가요 그럴 수 있나요

아픈 사랑 했었다 울어주면 단가요

이젠 그대를 그대를 미워합니다

그래야 그댈 잊으니까요>

- Gavy NJ, 사랑이 그렇습니다, 가사 중에서 -

롤랑 바르트도 이런 사랑과 소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단히 말하고 있다. 참고로 할 말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관계의 어려움이, 사랑하는 이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전유하려는 자신의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고, 이후부터는 그에 대한 모든 소유의 의지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 사랑의 단상, 롤랑 바르트 지음, 김희영 옮김, 331쪽에서 -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부남인지 확인하라  (0) 2020.09.29
변심의 사랑학  (0) 2020.09.23
사랑과 성(love & sex)  (0) 2020.09.22
사랑의 고백  (0) 2020.09.22
아픈 사랑  (0) 2020.09.22

사랑과 성(love & sex)

 

현대 사회에서 사랑과 성(love & sex)은 완전한 자유의사에 맡기고 있다. 그게 법이고 규범이다.

그러나 한편 법이나 규범은 사랑과 성에 있어서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남자와 여자의 경우는 합의에 의해 사랑하고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결혼하면 법적 신분이 ‘배우자 있는 자’가 된다.

그사람은 배우자에 대한 정조의무, 충실의무가 있기 때문에 배우자 이외의 다른 사람은 만나서 연애를 하거나 성관계를 해서는 안 된다.

간통죄는 폐지되었지만, 불법행위가 되고 이혼을 당할 사유가 된다. 위자료를 물어주어야 한다.

배우자 없는 사람들의 성관계도 상대방의 자유의사에 기한 동의를 전제로 한다. 동의 없는 사랑은 강제추행이나 강간죄에 해당될 위험이 있다.

사랑을 사고 파는 것도 금지된다.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는 것은 성매매범죄로 처벌받는다.

옛날처럼 길거리에서 자기 마음에 든다고 쫓아가서 사랑을 고백했다가는 감방에 갈 확률이 높다.

지히철이나 버스 안에서 여자에게 치근덕거렸다가는 성추행범으로 현행범체포된다.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이런 사랑과 성에 관한 법, 도덕, 규범을 잘 알아야 한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심의 사랑학  (0) 2020.09.23
<단순하게 사랑하라>​  (0) 2020.09.22
사랑의 고백  (0) 2020.09.22
아픈 사랑  (0) 2020.09.22
<꿈속의 사랑>  (0) 2020.09.21

사랑의 고백

사랑은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희망을 준다. 살아있는 생명체에 살아야 할 이유를 부여해 준다. 살아서 숨을 쉬고 있는 생명체처럼 아름다운 존재는 없다.

Carl Sandburg는 ‘At a Window’라는 시에서 ‘But leave me a little love’라고 기도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작은 사랑 하나가 필요하다. 거창한 개념일 필요는 없다. 아주 작은 사랑 하나만 있으면 충분하다. 그 어떤 것도 필요 없다.

고독한 실존에게 필요한 작은 사랑은 영혼의 교감을 의미한다. 외로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가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작은 사랑이 우리에게 주는 작은 위로뿐이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와 그 다음 날 다시 만날 약속을 하고, 알프레도에게 동백꽃 한 송이를 건네준다. 그리고 혼자 남은 비올레타는 그 유명한 아리아, ‘아, 바로 그 사람인가(Ah, fors'e lui)’를 부른다.

<아, 그 사람인가, 그 사람인가

내 마음을 이렇게 뒤흔드는

이 사랑의 고민 속에 사로잡는

이 내 맘을 산란케 하는 이가 그대였던가, 그대였던가

상냥한 그대의 음성이 사랑을 속삭이고 나를 위로했네

그대가 내 영혼 모두 빼앗아갔네

내 가슴 깊은 사랑의 궁전에 그대로 가득 찼네, 오 그대여!>

사랑은 몸과 마음을 모두 사로잡는 감동을 준다. 사랑의 고백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이고 황홀경에 빠진다.

라 트라비아타는 프랑스의 작가 뒤마 피스가 1848년에 쓴 소설 ‘동백꽃 부인’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오페라 이름이다. 춘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는 오페라다.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순하게 사랑하라>​  (0) 2020.09.22
사랑과 성(love & sex)  (0) 2020.09.22
아픈 사랑  (0) 2020.09.22
<꿈속의 사랑>  (0) 2020.09.21
<그 남자는 육체만을 탐했다>  (0) 2020.09.21

아픈 사랑

사랑은 언제나 감미로운 것만은 아니다. 사랑은 환희와 행복을 선물로 주지만, 그에 못지않게 수많은 갈등과 끝없는 고통을 동시에 준다. 뿐만 아니라 사랑은 시간이 가면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질되는 이상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랑의 가변성, 불확실성, 변질가능성은 사람들을 질곡으로 밀어 넣는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춘희)는 여자 주인공 비올레타가 젊은 귀족청년인 알프레도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갈구하지만 결국 현실적인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비극적인 스토리다.

La Traviata 오페라에서는 아리아, 축배의 노래(Libiamo ne' lieti calici), 아, 바로 그 사람인가(Ah, fors'e lui), 안녕, 지난날이여(Addio del passato) 등이 우리들을 감동케 만들고 있다.

<마시자. 마시자.

즐거운 잔속에 아름다운 꼿 피네

덧없이 흐르는 세월, 이 잔으로 즐기세

사랑의 잔, 흥분 속에서 마셔보세

그대의 고운 눈앞에 모든 근심 사라지네

사랑의 잔, 흥분 속에서 마셔보세

마시자. 우리의 따뜻한 입술로

사랑의 잔속에 참 행복 얻으리다>

- 축배의 노래 가사 중에서 -

사랑이 떠나갈 때에는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준다. 이별의 아픔은 언제나 처참하다. 사람들은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한다.

‘언제쯤 오나요 지나가는 그대의/ 뒷모습이라도 허락해줘요 매일 이곳에서 그대가/ 지나간 후에라도 이 길을 지키고 있을께요/ 이렇게 지키고 있을께요/ 돌아와요 우리 사랑 불쌍하니까’

- 임창정, 잊혀지는 이별, 가사 중에서 -

<어려도 아픈 건 똑같아/ 세상을 잘 모른다고 아픈 걸 모르진 않아/ 아무리 니가 날 밀쳐도 끝까지 붙잡을 거야/ 어디도 가지 못하게>

- 2AM, 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에서 -

<어떻게 잊죠 그대 이름 하나로/ 내내 참아왔던 눈물에 숨쉴 수 없는데/ 사랑이 그렇습니다 참 너무합니다/ 내 모든 걸 줬는데 그댄 이별주네요/ 그래도 내겐 전부입니다>

- Gavy NJ, 사랑이 그렇습니다, 가사 중에서 -

태그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과 성(love & sex)  (0) 2020.09.22
사랑의 고백  (0) 2020.09.22
<꿈속의 사랑>  (0) 2020.09.21
<그 남자는 육체만을 탐했다>  (0) 2020.09.21
<과거를 망각하는 법>  (0) 2020.09.21

<꿈속의 사랑>

 

‘깨어나 보니 당신은 옆에 없네요(I wake to find that you're not there)’ 꿈 속에서 분명 당신과 함께 있었는데, 당신은 내 곁에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막상 눈을 떠 보니 당신은 없고 나 혼자서 침대에 있네요. 아름다운 사랑은 바로 그런 것이다. Elton John 이 부른,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에 나오는 가사다.

 

보름달이 산 위로 높이 솟아 올랐다. 정말 둥굴고 밝은 달이다. 그 달속에는 우리의 삶이 몸부림치고 있다.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곳에 초연하게 있는 달은 우리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온종일 품었던 슬픔이 모두 달 속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은 채 다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다시 아무도 없는 곳에서 꿈 속의 사랑을 찾아 구름을 본다. 구름은 달빛에 눈이 시려 자취를 감춰버렸다. 구름 없는 파란 하늘에서 달은 솔가지를 찾아 푸근하게 걸쳤다.

 

달은 소나무에 걸쳐 있고, 소나무는 달을 배경으로 삶의 의미를 쓰고 있다. 바람은 소나무를 떠나지 못하고, 사랑이 부질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런 하늘과 달, 바람과 소나무가 온통 가을을 수놓고 있다.

 

그렇게 사랑은 손에 잡을 수 없어도, 느낄 수 있는 거라고 믿는다. 비록 꿈속에서 짧은 시간 함께 했던 사랑이지만, 두고 두고 추억에 남는 아름다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신비 때문에 인생은 가치 있는 것이다.

 

Elton John의 노래 소리에 가을바람은 더욱 빠른 속도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꿈속의 사랑이 멀리 사라졌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의 고백  (0) 2020.09.22
아픈 사랑  (0) 2020.09.22
<그 남자는 육체만을 탐했다>  (0) 2020.09.21
<과거를 망각하는 법>  (0) 2020.09.21
소설 주홍글씨 줄거리  (0) 2020.09.2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