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너는 보이지 않고>
봄바람을 따라 나왔다
너의 향기를 찾아나섰는데
봄처녀의 치맛자락에 숨었는지
너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초라한 초승달만 보였다
너의 마음을 잡기 위해
개여울에 앉자
조약돌을 주워 담는다
하양, 까망, 그리고 회색
물에 적신 편지가
울음을 삼키고 있다
잊으라 하지는 않았다
이별은 별들의 전설이었을 뿐
우리가 꿈꾸던 것은 아니었다
기다림의 끝에는 언제나
또 다른 기다림이 존재한다
작지만 강렬한 손짓
가슴을 짓누르는 뜨거운 몸짓
바람결에 정지한 숨결
아픈 사랑이 신음하는 시간
작은 새는 거친 날갯짓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