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때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강을 건넌다
물새 한 마리를 따라
너의 미소도 흩어진다
봄날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
네가 남긴 음성이
피아노 선율을 따라
풀잎 속으로 사라진다
목련꽃잎이 떨어진다
바람 때문이었나
빗물 때문이었나
너를 껴안을 때
꽃잎이 파르르 떨었다
다시 돌아서는 길목에
짙은 안개가 깔리면
아픈 사랑이 짓밟힌 채
서로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그리움 때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그리움이
강을 건넌다
물새 한 마리를 따라
너의 미소도 흩어진다
봄날이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보고 싶을까
네가 남긴 음성이
피아노 선율을 따라
풀잎 속으로 사라진다
목련꽃잎이 떨어진다
바람 때문이었나
빗물 때문이었나
너를 껴안을 때
꽃잎이 파르르 떨었다
다시 돌아서는 길목에
짙은 안개가 깔리면
아픈 사랑이 짓밟힌 채
서로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두 마음
시작도 끝도 없는
별의 행로를 본다
오동잎이 별을 가리는 이 밤
별 사이에 두 마음이 있다
숲 속에 두 길이 있다
길이 갈라지는 곳에는
작은 연못이 있다
맑은 물 속에 비치는
두 마음을 껴안는다
뒤돌아 보면
삶의 마디 마디에
아픈 상처가 배어 있고
슬픔을 삼켰던 흔적이
군데 군데 떨어져 있다
잣나무 사이에서
느껴지는 나그네의 고독
깜박이는 촛불이 꺼져도
세월은 그의 발자국을 본다
<장미의 가시>
봄날은 그렇게 오는가 보다
너의 미소처럼
포근한 바람을 따라 온다
아기처럼 눈을 감고
너의 발자국을 듣는다
아지랑이 피는 언덕에서
작은 맹세를 했다
너를 아끼고
너에게서 떠나지 않겠다고
겨울을 지내고 나온
파란 싹들을 껴안듯이
너의 온도를 느꼈다
물안개 피는 호숫가에
물새가 정지해 있다
봄이 왔다고
사랑이 왔다고
둥지를 찾아 나선다
우리도 사랑의 꿈을 꾼다
밤인데도 너무 밝았다
목련과 벚꽃 아래서
한잔의 술에 취해
장미의 가시에 찔리는
모험을 감행한다
봄날이 내는 신음소리는
안타까운 사랑을 예고한다
<네가 남긴 건>
꽃잎이 가득 떨어진 길
네가 보낸 작은 글씨가
분홍빛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연한 그리움이 아지랑이에 쌓여
호숫가로 떨어진다
네 마음이 수면을 타고
내 가슴속으로 들어온다
함께 걷던 길
아픔을 묻었던 길에
작은 슬픔이 알알이 박혀있다
그때 그곳에서
우리가 밤새 나누었던 언어들이
나뭇가지에 걸쳐있다
네가 없어도 봄은 왔다
같이 울지 않아도 꽃은 폈다
목련꽃이 두렵다고 한 것은
정 때문이었을까
반달이 말없이 어둠을 감싼다
<당신이 떠난다면>
당신의 뒷모습이 보여요
같이 울고 같이 웃던 긴 시간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진한 추억들
정에 물들은 살내음을 풀밭에 뿌리고
떠나는 정든 배가
저 강을 건너가네요
당신이 떠난다면
봄날은 다시 오지 않을 거예요
하얗게 쌓인 눈이 녹지 않고
눈물로 맺힌 고드름도 그대로 남아
내 가슴을 찌를 거예요
당신이 정말 떠난다면
목련은 피지 않을 거예요
고목에 남겨진 상처가
산산히 찢어진 내 마음에
아프게 전해질 거예요
끝내 당신은 떠났어요
홀로 남은 초라함이
떨어진 꽃잎에 덮힌 채
밤새 신음하고 있어요
모든 것이 무로 돌아갔어요
아름다운 슬픔이
창가로 빗물처럼 흘러내려요
<봄날에, 우리는>
그때도 봄날이었어
꽃잎이 눈처럼 쏟아지던 밤
너의 진실을 가슴에 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
봄날이라 그랬을 거야
술에 취하지도 않았는데
너의 이름을 불렀던 것은
너의 미소로 아팠던 것은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해
언제 항구에 닿을지는 몰라
겨울 내내 들었던 정이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
봄바람이 앗아간 것이었어
어디선가 색소폰소리가 들려
사랑이 신음하고 있어
무너진 탑을 다시 쌓는 거야
우리가 남긴 밀어들을 짓밟으며
봄날이 가는 거야
목련꽃
얼마나 많은 시간 방황했던가
삶의 의미를 찾을 때까지
상처를 딛고 일어설 때까지
그래 맞는 말이야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일방적일 수 없고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냐
빗소리가 유난히 크다
온 정신을 집중해서 빗물을 본다
그곳에 가냘픈 사랑이 떠오른다
너무 희미해서 잡을 수도 없는
연약한 새싹 같은 사랑
밤새 떨어진 목련 앞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파편들이
꽃잎을 어루만지며
위로받고 있다
정오의 태양은 구름에 가려
안타까운 추억의 실루엣을 만든다
어디 이것뿐이랴
우리가 상실했던 소중한 가치들
더 이상 기억하지 않기로 했던
너와 나의 시간들
그 속에서 기차는 남쪽을 향하고 있다
<봄날에는>
봄날에는
가슴을 펴자
그 속에 사랑을 가득 담자
이렇게 눈부신 봄날에는
어린 아이가 되어
노란 병아리를 어루만지며
개나리꽃 안으로 들어가
사랑의 숨박꼭질을 하자
비가 내리는 봄날이라도
겨울 내내 얼어붙었던
사랑의 파편을 다시 파내어
별 위에 복원시키자
목련 때문에
눈물이 나는 봄날이라도
우리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이 아프지 않도록
더욱 진하게 사랑을 껴안아야 한다
상 실
새털구름을 타고 내려온다
가슴에 조용히 쌓이는 부드러운 감촉
수없이 반복되는 언어의 물결
그곳에서 감정은 정지된다
무엇이었을까
우리를 마비시켰던 종소리는
눈물을 흘릴 수 없게 만들었던 그 빗소리는
파도 앞에서도 놓치지 않았다
폭설에 가려져도 끈을 잡았다
사랑의 밧줄은 불에 타도
여전히 우리를 감고 있다
멍하니 한곳을 응시했다
끝없이 파고 들어갔던 우물 밑바닥에서
천년 화석이 드러났다
그곳에 가슴과 가슴이 엉켜있다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가 멈춘다
지친 말들이 거품을 품는다
수레바퀴에 사랑이 밟혀 신음소리를 낸다
짙은 연기를 내뿜으며
사랑은 창공으로 사라진다
우리는 행복한 표정으로
사랑의 상실을 축복한다
벚꽃눈을 맞으며
그대는 먼 곳에 있다
내 모습이 보이는가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지는가
벚꽃은 눈이 되어 쏟아진다
왜 그렇게 마음 아프게 했던가
서로가 진하게 아껴줬어야 했는데
산들바람을 맞으면서도
폭풍 속에서 헤매야했던 우리들
사랑과 영혼의 노래를 듣는다
이젠 두손을 잡고 강을 건너야지
꼭 껴안고
죽음의 타이타닉호에서 빠져나와야지
그것만이 우리의 길이다
운명의 선택이다
그대는 아주 먼 곳에 있다
슬픈 사랑의 노래를 부르자
달이 뜨는 언덕에 앉아
가슴 속으로 그대를 느낀다
벚꽃은 눈이 되어 쏟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