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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사동 풍경 2005.07.09
- 인터넷 예약도 위험할 수 있다 2005.07.08
- 비와 안개, 그리고 사랑 2005.07.03
- 까치와 바람, 그리고 사랑 2005.07.02
- 영업점포를 인수할 때 조심하라 2005.06.28
- 수해방지대책 2005.06.28
- 시들은 장미 2005.06.27
- 신원 CC 를 다녀와서 2005.06.26
- #2. 타인의 비밀을 알려 주는 사람들 2005.06.24
- 주식으로 망한 사람 2005.06.23
대사동 풍경
인터넷 예약도 위험할 수 있다
인터넷 예약도 위험할 수 있다
철수 씨는 작년 여름 휴가철에 친구들과 유럽에 배낭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런던에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민박이 시설도 좋고 값도 싸고 한국말이 통해 편리하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5명이 3일간 묵을 것으로 예약을 했다. 그 사이트를 통해 런던 시내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입장권 예약도 했다. 철수 씨는 총무로서 친구들의 돈을 모아 합계 100만원을 온라인으로 해외송금했다.
막상 런던에 도착해서 부푼 마음으로 민박집에 가 보니 예약도 되어 있지 않고 돈도 입금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사기였다. 모처럼 영국까지 가서 황당한 일을 겪은 철수 씨 일행은 여행을 망치고 말았다. 영국 경찰에 신고를 하고 돌아왔지만 그 후 아무런 회신도 없었다.
그 사건 때문에 영국에 다시 갈 수도 없고, 국제전화로 사건진행상황을 문의할 엄두도 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확인해 보니 이와 같은 인터넷을 이용한 국제사기행위가 적지 않게 신고된다고 했다. 국제예약을 하면서 국내에서 이미 현금결제를 하였다면 피해자들이 구제 받기가 사실상 어렵다.
인터넷사기란 인터넷을 통해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여 금품을 편취하는 것을 말한다. 인터넷에 허위광고를 내고 상대방이 돈을 보내면 돈만 받아 챙기고 그에 따른 물품을 송부하지 않거나 기타 용역을 제공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한 상대방의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마음 놓고 사기를 치는 것이다.
피해자가 고소하게 되면, 수사기관에서 사기범의 신원 및 소재를 확인해야 처벌할 수 있는데 사기범들은 가명으로 인터넷사이트를 개설하고, 차명개설전화(대포폰)와 차명계좌(대포통장)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추적이 매우 어렵다. 피해자들 역시 비교적 적은 금액을 사기 당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형사고소를 하거나 고소인진술을 하는 것을 귀찮게 생각하고 포기하기도 한다.
결국 이런 인터넷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신원과 신용을 확인하는 노력을 최대한 하여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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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안개, 그리고 사랑
가만히 자리에 누워 빗소리를 듣는다. 장마로 인한 피해만 없으면 비는 자연이 내려주는 축복이다. 나무와 풀과 채소를 생각하면 물은 생명을 지탱해 주는 으뜸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동안 빗소리에 빠져 있었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그냥 빗소리를 듣고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여정을 되돌아보았다. 비는 어떤 때는 가늘게 내리다가 어떤 때는 세차게 내렸다. 그때마다 빗소리는 전혀 달랐다. 그에 따라 내 감성도 달라졌다. 평온하기도 하고, 격해지기도 하고, 무감각해지기도 했다.
비는 강물 위에도 똑 같이 떨어지고 있다. 강물은 수 없이 많은 빗물로 이루어져 흐르고 있었다. 밤이 되면 빗물 뿐 아니라 하늘에서 별도 떨어졌다. 하늘 나라에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들이 강에 들어왔다. 그리고 강물과 함께 흐르고 있었다. 강물은 그래서 빛났다.
별과 함께 흐르는 강물은 언젠가 넓은 바다와 만날 것이다. 거기에는 수 없이 많은 별들과 아름다운 꿈들이 넘실댈 것이다. 바다 속에는 고래와 상어, 은빛 고기들이 자연의 질서를 이루고 있을 것이다.
아주 우연한 기회에 마음이 통하는 지인의 말에 용기를 얻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온 과거를 정리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다. 더 이상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한번쯤 글로 남기는 것은 의미기 았을 것이다.
어떻게 살아 왔는지 되돌아 보고, 그걸 기초로 앞으로 남은 인생의 여정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부끄러운 일도 있을 것이고, 공개하고 싶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체로 나는 잘못한 부분은 솔직히 인정하고 창피한 부분 역시 다른 사람들도 그런 부분을 가지고 살아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기로 했다.
혹여 내가 잘났다고 떠드는 것처럼 오해될 부분이 있으면 결코 그런 의도는 없다는 것에 대하여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별로 많은 사람들이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바라지도 않지만, 단 몇 사람이 읽을 기회를 갖더라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주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이 하는 정도의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특별히 부각되는 부분이 보인다면 그건 내 노력의 성과가 아니라, 나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은총의 결과다.
그래서 시작했다. '별이 흐르는 강' 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주 오래된 일을 새삼스럽게 정리하다 보니 잘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던 일들도 많았다. 그리고 자료를 찾기도 어려워 정확한 사실과 날짜, 장소, 이름 등이 애매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가급적 정확한 기억 하에 아주 정확한 사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릴 땐 먼 곳에 있는 사물이 보이지 않는다. 안개가 자욱할 땐 바로 앞에 있는 나무도 보이지 않는다. 비와 안개는 물로 구성되어 있다. 사물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 사이의 빈 공간을 물과 수증기로 채워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물은 생명이다. 생명이 존재와 존재 사이를 채워주고 있는 것이라면, 단순히 일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불평할 일이 아니다.
지금 멀리 떨어져 서로를 걱정하고 있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비록 끊임이 있어도 물과 공기로 연결되어 있다.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그 두 사람은 생명인 사랑의 물로 채워져 있음을 믿어야 한다. 그게 유일한 믿음이고 생명이며 사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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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와 바람, 그리고 사랑
낮에 청계산에 올라갔다. 비가 많이 내린 뒤라 산은 온통 질퍽했다. 마른 땅을 걸어 올라가는 것과 많이 달랐다. 축축하게 젖은 땅을 걸으면 또 다른 촉감이 느껴진다. 특히 요새는 도심지에서 모두 아스팔트길이라 젖은 진흙땅을 밟아보기가 어렵다. 산에서 그런 촉감을 느껴보니 아주 좋았다.
산 위에 올라가니 뿌연 안개가 나무들 사이 사이에 들어와 있었다. 안개를 통해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다. 안개는 나와 나무 사이에 약간의 여백을 남겨 두고 있었다. 습기찬 숲 속에서 느끼는 또 다른 정감이다. 산 위에서는 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많은 사람들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하고 있었다. 나는 산 정상 부근에서 바위에 앉아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까치 몇 마리가 가지에 앉아 울고 있다. 지저거리고 있다. 반가운 손님이 오려나 보다. 까치 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그 작은 몸에서 어떻게 저렇게 커다란 소리가 나올 수 있을까? 그리고 바람 소리를 들었다. 바람은 특이한 소리를 낸다. 바람 소리는 나뭇잎이 흔들거리는 소리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산에서는 침묵하라. 묵언하라. 소리를 내지 말라. 존재의 소리 이외에는 아무 소리도 내지 말라. 덧없는 소리를 자제하라. 나는 까치소리와 바람소리에 몰두하고 있었다. 의미없는 사람의 소리는 몹시 거슬렸다. 이곳은 자연이다. 인간세계가 아니다. 그러니 객인 사람은 주인인 자연 앞에서 조용히 있어야 마땅하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도 사람 사이에는 무언가 통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무언가 서로를 연결시켜 주는 끈이 있다. 그 끈은 바람과 까치를 통해 전해진다. 사랑을 믿고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자연은 사랑을 배신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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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점포를 인수할 때 조심하라
영업점포를 인수할 때 조심하라
철수 씨는 사우나를 인수하기로 하였다. 몇 번 사우나에 손님으로 가보니 영업이 매우 잘 되고 있었다. 사우나 영업에 경험은 전혀 없었지만, 손님 수에 따라 돈만 받으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7억원에 인수하였다. 은행 빚 5억원도 인수하기로 하였다. 사우나 내의 식당, 맛사지 등 영업점에 대한 보증금반환채무 2억원도 인수하였다.
소개하는 부동산업소에서는 하루 3백만원 이상씩 매출이 오른다고 했다. 그렇게 잘 되는 업소를 왜 파느냐고 물었더니 주인이 미국으로 투자이민을 가기로 해서 급히 싸게 판다는 것이었다. 철수 씨는 있는 전 재산을 털어 무리를 해서 사우나를 인수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영업은 제대로 되지 않고 은행빚에 대한 이자만 물고 있다. 영업이 잘 되지 않자 사우나 내 영업점도 나가겠다고 아우성이었다. 조만간 은행에서는 경매에 들어가겠다고 통고해 왔다. 투자한 7억원만 날라가게 생겼다.
영업점포를 인수할 때는 대단히 조심해야 한다. 우선 실제로 영업이 잘 되는지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양도하는 사람은 영업이 잘 된다고 거짓말을 하여 비싼 값을 받으려고 한다. 사우나 같은 경우에는 무료입장권을 나누어 주면 손님을 일시적으로 많아 보인다. 매출장부 같은 것을 허위로 꾸며 보여주기도 한다. 중간에서 소개하는 사람은 소개비를 받기 위해 내용도 잘 모르면서 과장해서 말하기도 한다.
사우나 영업은 나름대로 복잡한 영업점과의 내부관계도 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영업이 아니다. 더군다나 은행빚을 인수 받아 영업을 해서 이자를 상환하려는 계획은 대단히 위험하다. 영업이 잘 안될 경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를 삼아도 사기죄가 성립하기 어렵다.
결국 다른 사람들이 영업을 하는 것을 피상적으로 보고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가는 손해를 보게 된다. 차분히 시간을 가지고 꼼꼼히 따져 정말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장소인가, 스스로 영업을 잘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후 영업점포를 인수해야 한다. 그래야 손해를 보지 않고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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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방지대책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매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호우가 집중적으로 내려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 집중호우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물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 불보다도 더 무섭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숱하게 물난리를 겪었다. 수해가 상습적으로 나는 지역은 대체로 알려져 있다. 정부에서는 좀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수해방지를 위해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 꼭 수해가 발생한 다음에야 난리를 치는 모습은 아주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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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들은 장미
어제 밤에는 비가 많이 왔다. 우리 집은 숲 속에 둘러쌓여 있다. 비가 오면 빗소리에 푹 빠져든다. 맹꽁이 소리도 요란하다. 한동안 맹꽁이 소리가 들리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다. 농약을 많이 뿌렸거나 물이 고이지 않게 배수로를 잘 만들어 놓아서 맹꽁이가 살 수 없게 된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 그런데 다행히 어제는 맹꽁이들의 세상이었다. 맹꽁이소리는 꼭 내가 우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무엇 때문에 그 긴 시간 목이 터지라 우는지는 모르겠지만.
빗길을 바라보면서 88올림픽대로를 지나 출근을 했다. 88도로는 비가 오면 오는대로 정취가 있다. 멀리 강물이 보인다. 물이 조금 불어있다. 언제나 말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 우리의 삶이 어떤 곳을 향해 가야하는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변론 준비 때문에 서울구치소에 갔다. 몇 사람을 만났다. A 씨는 사업관계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편을 위해 옥바라지를 하다가 문제가 생겨 징역을 살고 있었다. 남편에 대한 열렬한 사랑은 현대판 열녀전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 안에서 오래 있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정말 억울하게 들어와 있고, 실제로 처벌 받을 정도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7월 달에 출소하면 사회정의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하기로 약속했다.
사설 펀드를 운영하다가 실패해서 재판을 받고 있는 B씨, 부부싸움 끝에 일이 벌어져 구속된 C 씨, 절도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D 노인, 모든 사람들의 애절한 사정을 듣다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 밖에 일은 모두 잊어버리고 그 사람들과 이런 저런 상의를 하다 보면 내가 구치소 안에 계속 있는 사람같은 착각도 든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이런 사람들의 억울한 사정을 밝혀주는 일이다. 답답한 심정을 법적으로 해결해 주는 사명이다. 모두들 하루 빨리 석방되어야 한다. 더 열심히 그들을 위해 내가 할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구치소 정원에 시들은 장미꽃이 보였다.
장미는 그 화사한 자태를 버리고 색깔이 바랜 초라한 모습이었다. 더군다나 그 초라함은 빗속에 더욱 보는 나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한때 꽃 중의 꽃, 꽃의 여왕으로 불리던 장미가 시들어 축 처져있다. 순간 구속되어 있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겹쳐졌다. 비는 여전히 조금씩 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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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 CC 를 다녀와서
우리 법인 소속 멤버들이 모처럼 운동을 하자고 해서 용인에 있는 신원 CC 에 갔다. 토요일 오후 티업이라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경부고속도로도 막히고 영동고속도로도 많이 막혔다. 잘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것도 신경이 쓰인다. 용인 인터체인지로 나가서 15분 정도 걸린다.
신원 CC 는 신원그룹에서 만들었다. 곳곳에 교회 분위기를 넣고 있었다. 연습을 별로 하지 않아 처음에는 조금 흔들렸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옛날 페이스를 되찾을 수 있었다. 골프장에 나가면 기분이 참 좋다.
잘 다듬어 놓은 조경에 아름다운 경치, 맑은 공기, 그리고 아주 작은 공을 가지고 콘트롤하는 재미, 가까운 사람들과의 자연스런 대화 등등이 너무 좋다. 막상 딱딱한 분위기인 사무실에서 못할 대화들을 여러 시간 함께 움직이면서 나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6월을 다 보내고 있는 날씨지만 별로 더운 것은 잘 못느꼈다. 산 속에서 있어서 그런지 그런대로 운동하는데 적당했다. 같은 직종에 있는 사람들을 몇 사람 만났다. 반가웠다.
캐디에게 물어 보았더니 호칭을 언니라고 하지 말고 OO씨라고 이름을 불러주면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더니 그것도 자연스러웠다. 간간히 휴게소에서 이것 저것 먹었다. 맥주는 300씨씨만 준다. 음주운전 때문인 모양이다.
다른 건 괜찮은데 막상 그린에 올라가면 퍼팅이 잘 안 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홀안에 공을 넣는 것이 힘들다. 꾸준히 연습도 해야 하는데 막상 시간을 잘 내지 못하고 있다. 사우나 탕에 들어가 다른 사람들이 권유하는 대로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가며 오갔다. 심장마비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을 했더니 사람들이 웃는다. 묘햔 느낌이다. 뜨거운 곳과 차가운 곳을 번갈아 오가는 일이란 묘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삶도 이같은 변화를 그때 그때 겪으며 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감성이 뜨거운 사람과의 대화, 이성이 차거운 사람과의 비지니스. 번갈아 가면서 아주 다른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골프장을 나오니 어두워졌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평온했다. 차 안에서는 좋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고속도로 상의 연이어지는 차량들 속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로 서울로 향하고 있을까? 그들의 마음 속에는 사랑으로 가득 차 있을까? 증오심으로 넘치고 있을까? 사랑도 미움도 아닌 담담한 무감성으로, 무표정으로 운전을 하고 있을까? 이렇게 하나 저헐게 하나 내일 아침에는 또 다른 태양이 동쪽에서 뜰 것이고, 하루의 시간을 보내면 서쪽 산 넘어로 웅장했던 해는 질 것이다. 그렇게 하루가 또 갈 것이다.
#2. 타인의 비밀을 알려 주는 사람들
#2. 타인의 비밀을 알려 주는 사람들
점심 식사를 마친 정현은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금요일 오후였다. 아무리 바쁜 사무실이라도 금요일 오후가 되면 달랐다. 업무를 대체로 정리해 놓기 때문에 마음이 느긋해진다.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간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긴 휴식의 앞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주는 여유다.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산이 없는 사람들은 급한 걸음으로 비를 피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우산 하나의 차이가 그런 것이다.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그렇게 다르다. 조급함과 여유로움이 극명하게 대비되고 있었다.
우산 하나로 빗속을 즐기면서 걸을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은 황급한 걸음 속에서 비를 불편하게만 생각하고 무조건 피하려고 한다. 우산이 없어 비에 가까이 다가길 수 없는 것이다. 그 때문에 아무런 여유도 가지지 못하고 쫓겨야 하는 것이다. 우산은 사실 인간이 만들어낸 초보적인 단계의 기술이다. 자연과 싸우는 무기다. 우산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일차적으로 막아준다. 물론 완벽하게 빗물을 막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아쉬운대로 머리카락을 젖지 않게 하고, 눈에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막아준다. 그러면서 빗속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필요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존재 하나 때문에 매우 고통스럽게 될 수 있다. 있어야 할 자리에 그 누군가가 없는 경우 삶은 망가지고 무질서하게 된다. 행복과 불행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에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느긋함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렀다.
"여보세요. 박 정현검사님이시지요?"
"예, 접니다. 누구시죠? "
"검사님께 중요한 제보를 하려고 전화드렸습니다. 직접 만나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화로는 안 될 사항인가요?“
“예, 전화로는 제대로 설명드리기 곤란한 사건입니다. 꼭 좀 시간을 내주셨으면 합니다.”
“좋습니다. 그럼 제 사무실로 오세요."
검사에게 직접 찾아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고소장이나 진정서를 내면 되지만, 그렇게 공개적으로 사건화 시키는 것을 꺼리고 검사에게 직접 찾아와 중요한 범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고소장이나 고발장을 내게 되면 일반적인 사건처리절차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제보자의 신분이 노출된다. 그래서 자신의 신분을 노출시키지 않고 타인의 비리를 폭로하기 위한 수단으로 직접 수사기관을 찾아가 범죄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는 언론기관에 제보를 함으로써 기사화한 다음, 언론보도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퇴근 시간이 다 되어 김현식이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어느 기업체에서 경리를 담당하고 있었다. 그는 회사 사장과 사이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 두었다. 회사에 앙심을 품고 회사 비리에 관한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천강주식회사는 연매출액이 500억 원이 넘는 적지 않은 회사였다. 김현식의 주장에 의하면, 사장은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을 조성하였고, 그 비자금으로 공무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었다. 뇌물을 써서 허가가 나지 않을 장소에 호텔을 지었다는 것이었다. 김현식은 그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현은 여러 가지 사항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보았다. 김현식은 자신이 회사의 경리부장이었던 관계로 구체적인 방법과 금액을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적극적인 자세로 수사에 협조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특별수사는 대체로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사람의 범죄에 대하여 상세한 내용을 알고 있는 내부자의 협조에 의해 수사의 단서가 포착된다. 내부자는 이런 저런 이유로 회사에 대해 불만을 품고 비리를 수사기관에 제보한다. 공식적으로 이름을 내놓고 고발장이나 진정서를 내기는 곤란하므로 직접적인 제보형태를 취한다.
실제로 다른 사람의 범죄사실이나 비리를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면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검사를 찾아가 제보를 하지 않는다. 귀찮은 일이기도 하지만, 위험한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앙심을 품고 있거나 원한이 서려 있는 사람들은 그 상대방에 대한 응징을 하기 위하여 법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때 어설프게 해서는 상대방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특별수사부 검사를 찾아가는 것이다. 아니면 상급관청에 고소장이나 진정서를 내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항상 청와대나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에는 익명의 진정서가 밀려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라이벌관계에 있는 다른 공무원이 특정 공무원을 물먹게 하기 위해 업자와의 유착관계를 익명으로 투서하기도 한다. 그러면 특정 공무원은 검찰의 내사를 받게 되고, 그러다 보면 구속도 되고 파면도 된다. 꼭 그런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내사나 수사 받는 것 자체로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 공직사회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선거에 의해 뽑다 보니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예전과 달리 자치단체장 역시 낙선된 상대방이 있고, 그 상대방의 조직원들이 거미줄처럼 퍼져있다. 그러다 보니 부정과 부패사실이 있으면 가차 없이 상대방측에 들어가게 되고, 이런 약점을 이용해서 당선된 자치단체장에 대해 고발하거나 익명으로 제보를 하는 것이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제보자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 중요한 수사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우 소중하게 대한다. 제보자를 데리고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특정 분야의 부패실상이 어떤지 공부를 하는 것이다.
정현은 김현식과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고, 법적인 문제를 검토해 보았다. 주된 내용은 사장의 비자금 조성과 탈세, 뇌물문제였다. 정현은 김현식 부장에게 연락처를 남겨 놓고 일단 돌아가 있으라고 했다.
수사방법을 생각했다. 김현식의 진술만으로 수사단서는 충분했다. 그러나 회사 장부와 비자금이 들어있는 통장을 압수하는 것이 필요했다. 뇌물죄 부분은 사장이나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자백을 받아야 할 사항이었다.
원래 기업체의 비자금 수사는 빠른 시간에 관계 자료를 압수하는 것이 요체다. 그렇지 않으면 기업체에서 비밀장부나 컴퓨터 입력자료 등을 모두 빼돌리고, 증거를 은닉하거나 인멸시키기 때문이다. 일단 회사 자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한 부분을 찾아 업무상 횡령죄로 입건해 놓고, 그 다음 그러한 비자금의 사용처를 밝힘으로써 공무원에게 흘러간 뇌물을 찾아내는 것이 수사의 프로세스다.
김현식이 돌아간 다음 정현은 최 계장을 불러 기초적인 사실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최 계장은 아주 성실하고 유능한 직원이었다. 수사하는 것을 재미있어 했다. 밤을 새우는 일에도 익숙했다. 두 사람은 함께 일을 많이 해서 호흡이 맞았다. 검사와 수사관은 바늘과 실 같은 관계에 있다. 서로 호흡을 맞추어서 일을 해야만 수사성과가 나온다. 그리고 법과 정의를 실천하기 위한 사명감이 투철해야 수사를 할 수 있다. 범죄에 대한 증오감이 넘치지 않으면 절대로 범죄인을 수사할 수 없고 처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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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망한 사람
주식으로 망한 사람
가을사랑
영수 씨는 중소기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열심히 사업을 해서 20억 원 정도를 벌어 놓았다. 그래서 고향 선배들 중 공직에 있는 사람들도 가끔 찾아가서 친분을 쌓았다. 함께 식사도 하고 술도 마셨다.
명절 때는 굴비상자를 선물도 하곤 했다. 특별히 무슨 부탁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자신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버니까 공직에 있는 고향 선배들이 좋아 보였고, 그래서 돈을 조금씩 써 가면서 인간적인 교류를 하고 지냈던 것이었다.
그러다가 8년 전에 우연히 주식을 알게 되었다. 누가 소개를 해서 알게 된 증권회사 지점에서 근무하든 김 대리가 주식 관리를 잘 해주겠다고 해서 돈을 5천만원을 맡겼다. 그런데 불과 한 달만에 몇백만원만 남기고 돈을 날렸다.
영수 씨는 이때부터 오기가 나서 직접 주식공부를 해서 뛰어 들었다. 처음에는 약간 돈을 벌기도 했으나, 시간이 가면서 주식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러다 결국 거의 전 재산을 날리고 사업도 못하게 되었다. 겨우 집 한채만 남기고 생활이 빠듯하게 되었다. 그는 택시운전을 하기 시작했다.
주식해서 많은 돈을 날린 생각을 하면 자다가도 일어나 분해했다. 증권회사 대리를 인간적으로 원망도 많이 했다. 그러나 어쩔 수도 없는 일이었다. 부인도 수 없이 원망을 했으나 워낙 착한 사람이라 그냥 순종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택시에 탄 손님을 만났는데 자신의 고향선배로서 공직에 있는 사람이었다. 영수 씨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백미러를 돌리고 모른 체 했다. 음성도 다른 사람처럼 조용히 말하고 손님을 내려주었다. 자신이 많이 찾아가 술도 사고 식사대접도 했던 사람이었다. 차마 운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택시 운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아무 문제는 없었지만,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어 그런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지금은 60세가 넘은 상황에서 다시 돈을 버는 일도 쉽지 않다.
주식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어설피 시작하는 아마추어는 아주 적은 범위 내에서 주식투자를 해야 한다. 도박 수준으로 전 재산을 걸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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