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권과 조망권의 법적 성격>

 

Ⅰ. 글의 첫머리에

A는 신혼살림을 아파트에 차렸다. 12층 아파트 중 3층으로 입주했는데, 남향이라 햇볕이 하루 종일 들어왔고, 앞에는 단독주택들이 있어 전망도 좋았다. 그런데 최근 아파트 남쪽으로 재개발사업이 추진되어 20층 아파트가 착공에 들어갔다. 만일 20층 아파트가 완공되면 A의 아파트는 시야가 가리고, 일조시간이 상당히 줄어들고, 새로 지어질 아파트에서 A의 아파트 실내가 다 들여다 보여 사생활이 침해될 전망이다. A는 이런 경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A는 개인이므로 사실 혼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일단 관리사무실을 통해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종합적으로 대책을 세우도록 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면 그에 따라 공동원고로서 자신의 역할을 하면 된다.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 입장에서는 우선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해 기존의 아파트에 일조권 침해와 조망권 침해가 어느 정도 되는지 전문가 의견을 들은 다음, 그 상황이 심각하다면 먼저 신축아파트공사중지가처분을 신청해야 한다. 물론 이 경우 공사 자체를 중지하도록 신청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한 제한적인 높이 이상으로 공사를 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가처분신청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골조공사가 완료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일조침해행위가 시작되면, 그때 일조권침해 및 조망권침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물론 손해배상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가압류조치도 취할 필요가 있다.

 

이후 법원에서 상당히 복잡한 소송절차가 진행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전문감정인의 감정절차다. 법원에서는 이러한 전문가의 감정결과를 중요시한다,

 

소송에서는 구체적으로 가해자의 일조방해행위로 인해 피해자에게 발생한 손해배상금액을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일조침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배상금액과 정신적 손해배상금으로서 위자료를 산정하여 법원제 제출하여야 한다.

 

일조권소송은 매우 어려운 소송에 속한다. 따라서 변호사와 잘 상의하여 승소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 소송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패소하여 받을 손해배상도 받지 못하고, 변호사 선임비용도 날라가고, 상대방의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억울한 사태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일조권이란 무엇인가?

김주덕 변호사

일조권(日照權, a right to sunshine, にっしょうけん)의 사전적 의미는 햇빛을 받아 쬘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도심지역에서 고층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일조권과 조망권, 프라이버시 침해가 문제되고 있다. 우리나라 법원에서도 본격적으로 일조권이 문제된 것은 30여년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일조권은 환경권의 일종으로서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면 보호받을 수 없었지만, 민법 제2조와 제750조의 규정에 근거하여 판례에 의해 이제는 완전한 법적 이익, 권리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일조권과 관련된 대법원 판례와 사실심 법원의 판결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 소송에서는 상당히 기술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인으로서는 직접 소송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전문가의 감정을 필수로 하기 때문에 소송비용도 만만치 않다.

일조권에 관한 규정은 건축물의 높이제한에 관한 건축법과 건축법시행령,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있는 간단한 조항밖에 없다. 그러나 일조권과 조망권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므로 건축법에 상세한 규정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으로써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고, 행정청에서도 건축허가를 할 때 일조권과 조망권 침해가 없도록 사전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축 아파트 시야차단 사건>

대법원은 2014년 2월 27일 일조권과 조망권에 관한 중요한 판결을 내놓았다. 이른바 신축 아파트 시야차단 사건에서 일조권과 조망권의 보호범위에 관한 기준을 일응 정리한 것이다.

이 사건은 갑 아파트의 일부 세대 소유자들인 을 등이 인접 토지에 신축된 병 아파트의 시행사인 정 주식회사를 상대로 조망침해(개방감 상실)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건이다.

조망침해율의 증가만을 이유로 정 회사의 병 아파트 신축으로 을 등에게 수인한도를 초과한 시야차단으로 폐쇄감이나 압박감이 발생하였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고 파기하였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09다40462 판결).

이 판결은 일조방해행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건물 신축이 건축 당시의 공법적 규제에 형식적으로 적합하더라도 현실적인 일조방해의 정도가 현저하게 커서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는 경우, 위법행위로 평가되는지 여부에 관한 대법원의 종래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또한 인접 토지에 건물 등이 건축되어 발생하는 시야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소송에서,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 위법한지 판단하는 기준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일조권과 조망권과 관련된 분쟁에서 중요한 참고가 될 판결이다.

<일조권과 조망권의 법적 성격>

 

Ⅰ. 글의 첫머리에

Ⅱ. 일조권의 개념과 법적 근거

Ⅲ. 일조권침해소송

Ⅳ. 일조권침해의 가해자 및 피해자

Ⅴ. 수인한도론

Ⅵ. 일조권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Ⅶ. 일조권침해의 배제

Ⅷ 일조권침해에 대한 법적 규제

Ⅸ. 조망권의 개념과 법적 보호

Ⅹ. 프라이버시침해의 개념과 보호

Ⅺ. 글을 맺으며

 


<건축법의 이념과 해석 원리>

 

Ⅰ. 글의 첫머리에

필자는 2003년부터 대한건축사협회 자문변호사로서 활동해 왔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14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그 동안 수많은 건축사를 만났고, 건축법에 관한 법률상담을 했다. 또한 건축관련분쟁사건을 다루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축법과 관련 법령, 법원의 판례와 판결, 행정기관의 예규, 지침, 고시, 질의회신을 살펴볼 기회를 끊임없이 가졌다. 그런데 정작 건축법이나 개별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조문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도, 건축법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건축법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구하지 못했다.

 

건축사는 평생 건축법과 함께 지내야 한다. 따라서 건축법이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축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건축법 조문만을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체계 아래에서 건축법이 차지하는 위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법은 수많은 실정법 가운데 하나이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제정된 법률이다. 또한 건축법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관점에서 건축법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건축법의 기본 취지와 목적, 중요한 법원칙과 해석원리를 알아야 건축법을 어떻게 따라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된다.

 

건축법이나 관계 법령은 건축사에게 수많은 명령을 하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강제력 있는 규범이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중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건축사 자격까지 박탈당한다.

 

건축행정을 담당하는 건축공무원들도 건축법을 적용하며, 이를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하고 부당한 행정행위가 되어 무효로 돌아간다.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은 법적 책임을 진다. .

 

여기에서는 건축법의 전체적인 체계와 내용, 건축법의 적용 및 해석에 있어서 인정되고 있는 중요한 지도이념 및 가치, 법해석의 원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Ⅱ. 건축법의 이념과 가치

우리나라에는 근본법인 헌법이 있다. 헌법이 얼마나 무섭고 중요한 것인지는 일반인이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정을 보면서 “아! 헌법이 이런 것이구나. 헌법을 위반하면 대통령도 파면되는구나. 그리고 법을 위반하면 현직에 있던 대통령도 파면되고, 곧 구속되어 구치소에 가는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사실 법이란 단지 제정되어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막상 구체적인 사안에 적용이 되면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판사의 구속영장 한 장으로 개인은 갑자기 구속되어 구치소로 가게 된다. 죄수복을 갈아입고 자유를 통제당하고 온갖 고생을 하면서 장기간 신음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 우리는 법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헌법이 최상위법이고, 그 다음 단계로 법률이 있다. 법률은 기본 6법이라고 하는 민법, 형법, 행정법, 상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이 있다. 이러한 헌법과 기본 6법은 오랫동안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뽑는 사법시험의 시험과목이었다.

 

헌법은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다. 건축법도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헌법에 위반되는 규정을 건축법에 두면 위헌이 되고 나중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무효가 된다.

 

헌법 제33조는 모든 국민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20조 제2항은,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명문으로 재산권의 공공복리적합행사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119조 제2항의 경제의 민주화규정 및 제121조의 농지소작제도의 원칙적 금지, 제122조의 국토의 효율적 이용 개발과 보전을 위한 의무규정 등과 민법이 권리남용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산권행사의 공공복리적합의무규정은 단순한 윤리적 의무가 아니라 법적 의무에 해당한다.

 

공공복리라 함은 각 시대에 있어서의 사회 전체의 사태를 고려하여 판정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도 재산권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고 있다. 입법자는 재산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형성함에 있어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과 재산권의 제한을 요청하는 공익 등 재산권의 사회적 지속성을 함께 고려하고 조정하여 양법익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여야 한다.

 

모든 국민은 자유민주사회에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의해 자신의 토지 위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개인이 마음대로 건축을 하게 되면 사회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고, 도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에서 건축법이 제정된 것이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대지·구조·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기능·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제1조에서 명시하고 있다.

 

Ⅲ. 건축법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건축법이 제정되기 전의 역사를 보면, 구한말 경무청령으로 제정된 시가지건축규칙이 1913년부터 1934년까지 시행되었다. 그후 조선시가지계획령이 제정되어 1934년 6월부터 1962년 1월 20일까지 시행되었다. 1962년 1월 20일 조선가지계획령을 건축분야와 도시계획분야로 구분하여 건축법과 도시계획법을 동시에 제정하였다.

 

대한민국의 영토 범위 안에서 국민이 건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기본법이 건축법이다. 건축관련 법령에는 건축법뿐 아니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개발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택지개발촉진법, 주택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건축법, 주차장법,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건축법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대지에 지상 건축물을 짓는 행위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물에 대해서는 행정구역을 담당하는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 및 사용승인을 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조례가 건축행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건축조례는 건축법, 시행령, 시행규칙 및 관계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조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안의 건축물 및그 대지에 관하여 적용한다.

 

건축법은 모두 113조로 구성되어 있고, 10개의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① 총칙, ② 건축, ③ 유지와 관리, ④ 대지와 도로, ⑤ 구조 및 재료, ⑥ 지역 및 지구의 건축물, ⑦ 건축설비, ⑧ 특별건축구역, ⑨ 보칙, ⑩ 벌칙으로 되어 있다.

 

건축법의 제1장 총칙에는 모두 9개의 조문이 있다. 건축법은 건축물의 대지 구조 설비 기준 및 용도 등을 정하여 건축물의 안전 기능 환경 및 미관을 향상시킴으로써 공공복리의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제2조에서는 정의 조항을 두고 있고, 제3조에서는 건축법을 적용하지 않는 건축물의 범위를 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법 적용의 완화 특례규정과 기존의 건축물 등에 대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제2장 건축물의 건축에서는 건축 관련 입지와 규모의 사전결정, 건축허가 및 건축허가의 제한, 용도변경, 설계 및 시공, 사용승인, 감리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제3장 건축물의 유지와 관리에서는 건축물의 유지 및 관리, 철거, 등기촉탁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4장 건축물의 대지와 도로에서는 대지의 안전, 대지의 조경, 공개공지, 대지와 도로의 관계, 건축선에 따른 건축제한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5장 건축물의 구조 및 재료에서는 구조내력, 건축물이 피난시설 및 용도제한, 방화벽, 지하층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6장 지역 및 지구의 건축물에서는 건폐육과 용적률, 건축물의 높이 및 일조권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7장 건축설비에서는 건축설비의 설치 및 구조에 관한 기준, 승강기 및 난방설비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8장 특별건축구역에서는특별건축구역의 지정 및 건축물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9장 보칙이행강제금, 기존의 건축물에 대한 안전점검 칯 시정명령,건축분쟁전문위원회 등에 관해 규정하고 있다.

 

제10장 벌칙에서는 해당 대상범죄를 규정하고 그에 대해 무기징역, 징역과 금고, 벌금형 등을 정하고 있다. 양벌규정과 과태료 규정을 두고 있다. 부칙은 그때 그때 개정법률에 대한 후속조치를 두고 있다.

 

Ⅳ. 건축법의 기본 원리

건축법은 행정법에 속한다. 건축행정에 관한 법이 바로 건축법이다. 행정법에 속하는 건축법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반적인 개념인 행정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행정의 기본원칙에 대해서도 이해하여야 한다.

 

행정의 개념은 법 아래서 법의 규제를 받으면서 현실적 구체적으로 국가목적의 적극적 실현을 위하여 행하여지는 전체로서 통일성을 가진 계속적인 형성적 국가활동이다.

 

행정은 공익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며, 법을 근거와 한계로 하는 작용이다. 능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며 적극적인 사회형성작용으로서 추상적인 법규의 구체적인 집행작용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 행정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와 원칙이 적용된다. 이와 같은 행정에 관한 기본원칙은 당연히 건축행정에도 적용된다.

 

1. 행정의 자기구속의 원칙

행정청은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제3자에게 한 것과 동일한 결정을 상대방에게도 하도록 구속을 받는다는 원칙이다. 행정청은 스스로 정하여 시행하고 있는 기준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탈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는 행정의 자기구속의 법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그 논거로 신뢰보호의 원칙과 평등원칙을 제시한다.

 

2. 비례원칙

비례의 원칙이란 어떤 행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은 그 목적달성에 유효·적절하고 또한 가능한 한 최소 침해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하며 아울러 그 수단의 도입으로 인한 침해가 의도하는 공익을 능가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헌법상의 원칙을 말한다.

 

행정주체가 택지개발 예정지구 지정 처분과 같은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하는 데에는 비록 광범위한 계획재량을 갖고 있지만 행정계획에 관련된 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는 물론, 공익 상호간과 사익 상호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하여야 하고 그 비교·교량은 비례의 원칙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아니하였거나 이익형량의 고려대상에 포함시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누락한 경우 또는 이익형량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게 된 경우에는 그 행정계획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다.

 

3. 신뢰보호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이란 "행정청의 어떠한 선행조치에 대해 개인이 그 존속성, 정당성 등을 신뢰하여 행위를 하였을 때 개인의 신뢰가 보호가치 있는 경우에는 그 신뢰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것으로 헌법상 법치주의에서 파생된 원칙이다.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구비하여야 한다.

 

①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한다. ②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한다. ③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기초하여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한다.

 

④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⑤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반드시 행정조직상의 형식적인 권한분장에 구애될 것은 아니고, 담당자의 조직상의 지위와 임무, 당해 언동을 하게 된 구체적인 경위 및 그에 대한 상대방의 신뢰가능성에 비추어 실질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시의 도시계획과장과 도시계획국장이 도시계획사업의 준공과 동시에 사업부지에 편입한 토지에 대한 완충녹지 지정을 해제함과 아울러 당초의 토지소유자들에게 환매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이를 믿고 토지를 협의매매한 토지소유자의 완충녹지지정해제신청을 거부한 것은, 행정상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한 사례도 있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두6127 판결).

 

행정청에서 건축허가신청을 거부한 처분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 있다. 도시계획구역 안에서 건축허가신청이 있는 경우 허가관청은 건축법 제5조의 규정에 의하여 그 토지에 대한 현장조사와 건축설계도면을 검토하여 건축허가신청이 건축관계법령이 정한 기준에 적합한가 여부를 심사하여 그 허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원고가 토지를 매수하기 전에 그 토지상에 건축이 가능한가 여부를 문의하자 구청의 도시정비국장이 건축이 가능하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동 토지가 도시계획상 주거지역이고 지목이 대지이기 때문에 일응 건축이 가능한 토지라고 답한 것일 뿐 행정청이 그 토지의 현황을 조사한 후 동 토지가 건축법상 허가기준에 적합한 것임을 확인한 후에 건축허가를 약속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위 도시정비국장이 그와 같이 답한 사실이 있다 하여 위 건축허가신청을 거부한 것이 바로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대법원 1986. 12. 23. 선고 85누666 판결).

 

Ⅴ. 건축법을 해석하는 방법

법은 어떠한 구체적인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적용하는 도구다. 국회에서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에는 법조문을 간단하게 규정하고 있어서 막상 어떤 사건에 적용하려고 하면 많은 경우 법해석을 둘러싸고 견해가 대립된다.

 

소송을 해보면 원고와 피고는 완전히 전혀 다른 주장을 한다. 180도 반대되는 논리를 편다. 최종적으로는 법원에서 법해석에 대한 판결을 한다. 그런 경우에도 3심제도에 의해 1심, 항소심, 상고심인 대법원까지 재판을 받을 수 있어, 그 과정에서 법해석에 관한 결론이 뒤바뀌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법원은 당해 법령 자체에 그 법령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나 포섭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 법령상 용어의 해석은 그 법령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목적, 당해 조항의 규정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령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대법원 2005. 2. 18 판결 참조).

 

예를 들어서 일조방해행위가 책임을 져야 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법은 구체적으로 정해놓을 수가 없다. 일반적 추상적으로 일조방해를 하고, 그러한 일조방해가 인근 토지나 건물 소유자에게 수인의무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위법행위가 된다는 판단은 법조문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건축법 등 관계 법령에 일조방해에 관한 직접적인 단속법규가 있다면 그 법규에 적합한지 여부가 사법상 위법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법적 규제에 의하여 확보하고자 하는 일조는 원래 사법상 보호되는 일조권을 공법적인 면에서도 가능한 한 보증하려는 것으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조권 보호를 위한 최소한도의 기준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구체적 경우에 있어서는 어떠한 신축건물이 건축 당시의 공법적 규제에 형식적으로 적합하더라도 현실적인 일조방해의 정도가 커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은 경우에는 위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대법원 2000. 5. 16. 선고 98다56997 판결 등 참조).

 

농지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전원합의체에서 중요한 판결을 선고한 바 있다. 어떠한 토지나 농지인지 여부는 공부상의 지목 여하에 불구하고 당해 토지의 사실상의 현상에 따라 가려야 한다.

 

그러므로 공부상 지목이 전인 토지가 농지로서의 현상을 상실하고 그 상실한 상태가 일시적이라고 볼 수 없다면, 더 이상 ‘농지’에 해당하지 않게 되고, 그 결과 구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허가의 대상이 되는 것도 아니다.

 

농지법 제2조 제9호에서 말하는 ‘농지의 전용’이 이루어지는 태양은, ① 농지에 대하여 절토, 성토 또는 정지를 하거나 농지로서의 사용에 장해가 되는 유형물을 설치하는 등으로 농지의 형질을 외형상으로뿐만 아니라 사실상 변경시켜 원상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② 농지에 대하여 외부적 형상의 변경을 수반하지 않거나 외부적 형상의 변경을 수반하더라도 사회통념상 원상회복이 어려운 정도에 이르지 않은 상태에서 그 농지를 다른 목적에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①의 경우와 같이 농지전용행위 자체에 의하여 당해 토지가 농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 그 이후 그 토지를 농업생산 등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가 더 이상 ‘농지의 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때에는, 허가 없이 그와 같이 농지를 전용한 죄는 그와 같은 행위가 종료됨으로써 즉시 성립하고 그와 동시에 완성되는 즉시범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②의 경우와 같이 당해 토지를 농업생산 등 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여전히 농지전용으로 볼 수 있는 때에는 허가 없이 그와 같이 농지를 전용하는 죄는 계속범으로서 그 토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한 가벌적인 위법행위가 계속 반복되고 있는 계속범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7도6703 전원합의체 판결).

 

Ⅵ. 건축행정소송에 관한 이해

행정소송이란 행정법규의 적용과 관련하여 위법하게 권리가 침해된 사람이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이에 대해 심리 판단을 행하는 정식의 행정쟁송을 말한다. 행정소송의 종류에는 항고소송과 당사자소송, 민중소송과 기관소송이 있다.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의 문제는 추상적·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그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ㆍ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

 

건축신고를 반려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해서도 건축주는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왜 건축신고반려처분도 항고소송대상이 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

 

건축법 관련 규정의 내용 및 취지에 의하면, 행정청은 건축신고로써 건축허가가 의제되는 건축물의 경우에도 그 신고 없이 건축이 개시될 경우 건축주 등에 대하여 공사 중지·철거·사용금지 등의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건축물에 대하여는 당해 건축물을 사용하여 행할 다른 법령에 의한 영업 기타 행위의 허가를 하지 않도록 요청할 수 있다.

 

그 요청을 받은 자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하고, 나아가 행정청은 그 시정명령의 이행을 하지 아니한 건축주 등에 대하여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또한 건축신고를 하지 않은 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와 같이 건축주 등은 신고제하에서도 건축신고가 반려될 경우 당해 건축물의 건축을 개시하면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벌금의 대상이 되거나 당해 건축물을 사용하여 행할 행위의 허가가 거부될 우려가 있어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건축신고 반려행위가 이루어진 단계에서 당사자로 하여금 반려행위의 적법성을 다투어 그 법적 불안을 해소한 다음 건축행위에 나아가도록 함으로써 장차 있을지도 모르는 위험에서 미리 벗어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고, 위법한 건축물의 양산과 그 철거를 둘러싼 분쟁을 조기에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법치행정의 원리에 부합한다. 그러므로 건축신고 반려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된다.

 

Ⅶ. 건축공무원의 행정처분에 대한 소송상 다툼

행정청의 어떤 행위를 행정처분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는 추상적, 일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구체적인 경우 행정처분은 행정청이 공권력의 주체로서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판단하여야 한다.

 

관련 법령의 내용 및 취지와 그 행위가 주체·내용·형식·절차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로 행정처분으로서의 성립 내지 효력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여부, 그 행위와 상대방 등 이해관계인이 입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 그리고 법치행정의 원리와 당해 행위에 관련한 행정청 및 이해관계인의 태도 등을 참작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국민의 적극적 행위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그 신청에 따른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거부한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려면 다음과 같은 요건에 해당해야 한다.

 

그 신청한 행위가 공권력의 행사 또는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이어야 하고, 그 거부행위가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어야 하며, 그 국민에게 그 행위발동을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신청권이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이다.

 

여기에서 ‘신청인의 법률관계에 어떤 변동을 일으키는 것’이라는 의미는 신청인의 실체상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신청인이 실체상의 권리자로서 권리를 행사함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것도 포함한다.

 

건축허가의 취소와 같은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에 있어서는, 그 취소로 인하여 개인의 기득의 권리 또는 이익을 침해하게 되므로 그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공익상의 필요가 당사자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에 의한 토지의 형질변경허가는 그 금지요건이 불확정개념으로 규정되어 있어 그 금지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이므로 국토계획법에 의하여 지정된 도시지역 안에서 토지의 형질변경행위를 수반하는 건축허가는 결국 재량행위에 속한다.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재량에 기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되고,이러한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 평등의 원칙 위배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

 

Ⅶ. 글을 맺으며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그동안 ‘건축물의 면적 높이 등의 산정에 관한 해설집’ 건축법령 질의회신집, 건축기본법 및 건축행정길라잡이, 건축관련 소송판례집, 건축법령집,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령집 등을 발간한 바 있다. 그리고 2011년 2월, 최영집 회장님이 계실 때에는 건축법실무해설집, 건축법령 질의회신집, 건축관련 소송판례집, 건축법령집을 발간하였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 2011년 발간한 ‘건축관련소송판례집’이라는 책자가 있다. 건축관련 소송판례 가운데 중요한 대법원판결을 뽑아놓고 간단하게 해설한 책자다. 이번 기회에 필자도 다시 한번 그 책자를 다 읽어보았다. 비교적 정리를 잘 해놓았다.

 

①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② 용도변경, ③ 불법증축, 무허가건축물, 건축선위반, 일조권, ④ 건축감리, 공사중지명령, ⑤ 이행강제금, 저작권 등으로 크게 분류하여 해당 판례를 모아놓았다. 건축사업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신축 아파트 시야차단 사건>

 

A 아파트소유자들이 인접 토지에 신축된 B 아파트 시행사를 상대로 개방감 상실로 인한 조망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손해배상을 청구한 법적 근거는 민법 제2조 제1항과 민법 제750조이다.

 

서울고등법원에서는 조망침해율이 증가만을 이유로 기존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수인한도를 초과한 시야차단으로 폐쇄감이나 압박감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고, 손해배상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원심과는 다른 입장에서 이 사건에서는 시야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의 수인한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14. 2. 27. 선고 2009다40462 판결).

 

대법원은 인접 토지에 건물 등이 건축되어 발생하는 시야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소송에서, 침해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 위법한지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다. 매우 의미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는 점에서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인접 토지에 건물 등이 건축되어 발생하는 시야 차단으로 인한 폐쇄감이나 압박감 등의 생활이익의 침해를 이유로 하는 소송에서 침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수인할 정도를 넘어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인지 여부는 다음과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① 피해 건물의 거실이나 창문의 안쪽으로 일정 거리 떨어져서 거실 등의 창문을 통하여 외부를 보았을 때 창문의 전체 면적 중 가해 건물 외에 하늘이 보이는 면적비율을 나타내는 이른바 천공률

② 그중 가해 건물이 외부 조망을 차단하는 면적비율을 나타내는 이른바 조망침해율

③ 피해건물과 가해건물 사이의 이격거리와 가해 건물의 높이 및 이격거리와 높이 사이의 비율 등으로 나타나는 침해의 정도와 성질

④ 창과 거실 등의 위치와 크기 및 방향 등 건물 개구부 현황을 포함한 피해 건물의 전반적인 구조

⑤ 건축법령상의 이격거리 제한 규정 등 공법상 규제의 위반 여부

⑥ 피해 건물이 입지하고 있는 지역에 있어서 건조물의 전체적 상황 등의 사정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지역성

⑦ 가해건물 건축의 경위 및 공공성

⑧ 가해자의 방지조치와 손해회피의 가능성

⑨ 가해자 측이 해의를 가졌는지 유무

⑩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Ⅱ. 건축법의 헌법적 근거와 위치

우리나라에는 근본법인 헌법이 있고, 그 아래 법률이 있다. 법률은 이른바 기본 6법이라고 하는 민법, 형법, 상법, 행정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등이 있다. 이러한 헌법과 기본 6법은 오랫동안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뽑는 사법시험의 시험과목이었다. 법률 아래 단계에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있다.

 

헌법은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다. 건축법도 이러한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 만일 헌법에 위반되는 규정을 건축법에 두면 위헌이 되고 나중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무효가 된다.

 

헌법 제120조 제2항은, 국토와 자원은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그 균형있는 개발과 이용을 위하여 필요한 계획을 수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3조는 모든 국민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모든 국민은 자유민주사회에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에 의해 자신의 토지 위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건축을 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개인이 마음대로 건축을 하게 되면 사회의 안전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고, 도시 전체의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건축법을 만들어 국가에서 건축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을 두고 개인의 건축행위를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영토 범위 안에서 국민이 건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기본적인 규정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건축법이다. 건축에 관련되는 법령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개발법,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택지개발촉진법, 주택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건축법, 주차장법, 소방시설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건축물이란 그 시대와 사회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유형물이다. 건축법은 이러한 건축물을 건축하는 행위에 대한 최소한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복잡하고 다양한 요구와 생활을 공공질서의 틀에 담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사회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아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건축관련법이 끊임없이 새로 제정되고 개정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건축법은 기본적으로 일정한 대지에 지상 건축물을 짓는 행위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는 법이다. 그런데 건축물은 구체적인 행정구역을 담당하는 시군구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 사용승인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에 따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조례가 건축행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정하는 건축조례는 건축법, 시행령, 시행규칙 및 관계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하고 있다. 건축조례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 안의 건축물 및그 대지에 관하여 적용한다.


<건축법의 기본 원칙과 해석 방법>

 

필자는 2003년부터 대한건축사협회 자문변호사로서 활동해 왔다.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14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그 동안 수많은 건축사를 만났고, 건축법에 관한 법률상담을 했다. 또한 건축관련분쟁사건을 다루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건축법과 관련 법령, 법원의 판례와 판결, 행정기관의 예규, 지침, 고시, 질의회신을 살펴볼 기회를 끊임없이 가졌다.

 

그런데 정작 건축법이나 개별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조문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파고 들어가도, 건축법이라는 가장 중요한 기본법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건축법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연구하지 못했다.

 

건축사는 평생 건축법과 함께 지내야 한다. 따라서 건축법이 무엇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축법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단순히 건축법 조문만을 읽어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대한민국의 법체계 아래에서 건축법이 차지하는 위치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건축법은 수많은 실정법 가운데 하나이고, 헌법의 이념과 가치에 따라 제정된 하위 법률이다. 또한 건축법 아래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관점에서 건축법을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건축법의 기본 취지와 목적, 중요한 법원칙과 해석원리를 알아야 건축법을 보면서 어떻게 따라야 할 것인지를 알게 된다.

 

건축법이나 관계 법령은 건축사에게 수많은 명령을 하고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강제력 있는 규범을 두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중요한 사안의 경우에는 건축사 자격까지 박탈 당한다. 징역을 가는 수도 있다.

 

건축행정을 담당하는 건축공무원들도 건축법을 적용하며, 이를 따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법하고 부당한 행정행위가 되어 무효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러헌 위법행위를 한 공무원은 법적 책임을 추궁당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건축법의 전체적인 체계와 내용, 그리고 건축법의 적용 및 해석에 있어서 인정되고 있는 중요한 지도이념 및 가치, 법해석의 원리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건축허가는 왜 받아야 하는가?> ①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허가를 받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건축을 하기 전에 사전에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하도록 되어 있다. 허가를 받지 않고 건축을 하면 그 자체로 법에 위반된다. 법은 무허가건축행위를 금지함과 동시에 그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처벌을 하기도 한다.

 

건축(建築)이란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건물이나 구조물 따위를 세우거나 쌓아 만듦’을 말한다. 동사는 ‘건축하다’로서, ‘사람이 건물이나 구조물을 세우거나 쌓아 만들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허가(許可)라는 의미는 ‘공적인 입장이나 윗사람의 입장에서 어떤 행동이나 일을 할 수 있게 함’을 말한다. 법률적 의미에서의 허가라 함은, 법령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행위를 행정기관이 특정한 경우에 해제하여 이를 행할 수 있게 하는 일을 말한다.

 

건축법에서 다루고 있는 건축은, 건축허가를 신청하는 과정, 허가를 받고 시공하는 과정, 건축물을 완성하여 사용승인을 받는 과정, 사후에 용도을 변경하거나 대수선하는 과정, 건축물을 유지관리하는 과정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건축절차는. ① 건축허가, ② 시공, ③ 사용승인, ④ 유지관리 등으로 구분된다.

 

<건축허가는 왜 받아야 하는가?> ②

 

자유민주사회에서는 토지소유자는 자신의 토지 위에 건축행위를 할 자유를 가진다. 토지소유권의 개념에는 토지를 경작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그 위에 집을 짓거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토지상에 건축행위를 전적으로 개인의 자유에 맡겨서는 곤란하다. 안전사고가 나거나, 위험요인이 되어 사회 구성원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요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현대 사회에서는 도시 전체의 관점에서 층수를 제한하거나, 건물 용도를 제한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와 배경에서 건축법이 생긴 것이다. 건축법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건축법은 개인의 건축행위에 대한 금지 또는 제한규정을 두고, 개인은 행정청의 허가를 받아 건축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과정 전체에 대해 감독과 관리를 하고 있다.

 

<건축허가는 왜 받아야 하는가?> ③

 

만일 건축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준과 규정을 위반하여 건축을 하거나 건축관련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해정처분 및 형사처벌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건축법은 개인에게 건축할 수 있는 권리를 법률에 의해 새롭게 창설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개인에게 부여되어 있는 자유권인 건축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경찰법적 성질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건축법은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한기준에 위반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건축허가를 해주어야 한다.

 

법에서 정하지 않은 건축제한기준을 초과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건축허가를 해주지 않으면 위법한 것이 된다. 바로 이런 점에서 건축허가는 기속행위라고 보는 것이다.

 


<건축허가처분취소>

 

건축허가취소처분을 받은 건축물 소유자가 건축물 완공을 한 다음, 행정청의 취소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있다. 건축허가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느냐 하는 문제다.

 

원심 판결은 건축물이 완공된 이후에는 건축물의 소유자라도 건축허가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는 전제에서, 이미 완공된 가설건축물에 대한 건축허가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즉, 원심은 건축허가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행정청은 대지나 건축물이 건축법 또는 그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에 위반되면 건축법에 따른 허가 또는 승인을 취소하거나 그 건축물의 건축주·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소유자·관리자 또는 점유자에게 공사의 중지를 명하거나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건축물의 철거·개축·증축·수선·용도변경·사용금지·사용제한, 그 밖에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건축법 제79조 제1항).

 

위와 같이 허가나 승인이 취소된 건축물 또는 위와 같은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아니한 건축물에 대하여는 다른 법령에 따른 영업이나 그 밖의 행위를 허가·면허·인가·등록·지정 등을 하지 아니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이러한 규정들에 의하면, 건축허가를 받아 건축물을 완공하였더라도 건축허가가 취소되면 그 건축물은 철거 등 시정명령의 대상이 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건축주 등은 건축법 제80조에 따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나 행정대집행법 제2조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받게 된다.

 

나아가 건축법 제79조 제2항에 의하여 다른 법령상의 인·허가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 등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

 

따라서 건축허가취소처분을 받은 건축물 소유자는 그 건축물이 완공된 후에도 여전히 위 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5. 11. 12. 선고 2015두4719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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