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74)

 

그후 공칠은 자연스럽게 효숙과 가까워졌다. 효숙은 창남의 일로 인해 인생관이 완전히 바뀐 것 같았다. 절대로 남자를 믿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유부남인지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다만, 공칠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공칠은 처음에는 효숙이 너무 불쌍하고 너무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인간적인 동정심에서 같이 만나주고 육체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깊은 정은 들지 않았고, 효숙과의 잠자리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서 만나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다. 그러자 효숙은 또 한번 커다란 실망을 하고, 좌절감에 빠지는 것같았다.

 

효숙은 창남과의 문제 때문에 결국 다니고 있던 회사도 사표를 내고 놀고 있었다. 공칠을 만나서 공칠이 하는 일을 보더니 그 일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공칠은 효숙에게 정식 직원은 아니고, 공칠이 맡아서 하는 일을 프리랜서로 도와주면 약간의 보수를 줄테니 와서 일을 배우라고 권유했다. 효숙도 좋다고 하고, 두 사람은 더 이상의 남녀관계는 쿨하게 끝을 내고, 공칠을 비공식적으로 도와주는 일을 시작했다.

 

어느 날 민첩은 공칠에게 중요한 일을 맡겼다. 의뢰인이 해외에서 거액을 투자받아 제주도에 호텔을 짓고 클럽도 운영하고 골프장을 인수한다는 것이었다.

 

그 의뢰인은 제주도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민첩에게 제주도에서 여러 사람의 뒷조사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민첩은 이 임무의 팀장으로 공칠을 시켰다.

 

워낙 중요한 프로젝트라 민첩의 입장에서도 그동안 일처리를 매우 매끄럽게 잘 하고, 책임감 있어 보이는 공칠에게 일을 맡긴 것이었다.

 

공칠은 신이 났다. 그래서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일단 효숙만 데리고 제주도로 갔다. 두 사람은 경비를 절약하는 차원에서 모텔룸을 하나 얻어 같은 방에서 생활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효숙이 같은 방에서 잠을 자도 침대를 따로 쓰고, 절대로 몸을 건드리지 못하게했다. 그러면서 선언을 했다. ‘앞으로는 우리는 어디까지나 일을 하는 파트너지, 남녀 관계는 끝난 거예요.’

 

공칠은 처음에는 효숙의 이 말을 장난으로 들었다. 하지만 효숙의 의지는 매우 강했고, 태도는 아주 단호했다.

 

만일 섣불리 접근을 했다가는 잠잘 때 성기를 절단해버리거나, 혀를 물어뜯어버리거나, 정 안 되면 경찰에 성폭력사범으로 신고를 할 것 같았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공칠은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을 가지고 효숙이 저절로 풀어지기를 바라고 같이 할 일만 열심히 하기로 했다.

 

일주일간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에 피로를 풀기 위해 공칠은 효숙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갔다. 처음 간 곳은 에코랜드였다. 에코랜드에서 순환열차를 탔다. 영국에서 운행하던 기차의 모형을 따서 비슷하게 만든 것이었다. 두 사람은 자연으로 돌아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그 다음, 건강과 성 박물관을 구경했다. 홍보물을 보니 세계 최대 규모의 성박물관이라고 되어 있었고, 유일한 성건강/ 성교육/ 성문화의 메카라고 되어 있었다.

 

공칠의 눈에 가장 띄는 것은 정조대였다. 정조대(Chastity belt, 貞操帶)는 속옷처럼 입을 수 있는 잠금장치로, 착용자의 성교나 자위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정조대는 강간이나 성적 유혹 행위를 막기 위한 목적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정조대는 십자군 기간 동안 기사들이 아내들을 성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정조대를 채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정조대는 쇠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설명에 정조대를 오래 차고 있으면 청결에 문제가 있어 곤란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공칠은 정조대의 실물을 보면서 과거에 인간은 얼마나 무지했고 야만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남성에 의해 짓밟혔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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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73)

 

모든 것을 확인은 하지 못했지만, 공칠의 뒷조사를 해서 밝혀낸 사실은 이 정도였다. 하지만 법은 이런 경우 어떻게 효숙을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결국 창남의 부인은 효숙을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제기했고, 효숙은 창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했다. 공칠이 소개해 준 젊은 여자변호사가 효숙의 사건을 맡아 변론을 했다.

 

법원에서는 오랜 재판 끝에 효숙의 편을 들어주었다. 효숙은 창남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데이트를 하고 성관계를 했다는 판결이 났다.

 

그 대신 효숙이 창남을 상대로 위자료청구소송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창남은 효숙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공칠은 나중에 효숙으로부터 판결문을 받아보았다.

 

‘혼전 성관계를 가질지 여부는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도 스스로 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결혼을 한 사람인지 여부는 성관계를 맺을 상대방을 선택할 때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는 사실이다.’ 맞는 말이었다.

 

‘어느 일방이 자신의 혼인사실에 관해 상대방에게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지하거나 상대가 착오에 빠지도록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유도하는 행위는 모두 상대당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공칠은 판결문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론이 500만원이라는 사실에도 코웃음을 쳤다.

 

유부남이 총각 행세를 하고 미혼인 여자와 수십차례 성관계를 하고 재미를 보았는데, 그에 대한 위자료가 고작 500만원이라니 우스웠다.

 

그리고 아이를 임신시키고 낙태를 하게 해서 몸을 망가뜨린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도 없었다. 공칠은 만일 자신이 효숙의 형제라면 법으로 가지 않고 창남을 때려 다리를 부러뜨렸을 것이었다.

 

아니면 남자의 급소를 공격해서 성불구자로 만들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모두 남의 일이기 때문에 공칠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연히 다른 사람의 부정의에 대해 흥분할 필요가 없고 냉철한 마음으로 공칠이 맡은 일만 열심히 하기로 했다.

 

효숙은 판결문을 받아가지고 속이 무척 상했다. 소송비용도 못미치는 500만원을 받으라니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판결이었다.

 

변호사 말로는 그 돈도 강제집행을 해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창남 앞으로 된 재산을 찾아야 강제집행도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효숙은 속이 상해 공칠 앞에서 울었다. 두 사람은 같이 술을 마셨다. 효숙은 혼자 소주를 세병이나 마셨다. 공칠도 따라서 소주를 다섯병이나 마셨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모텔에 가서 하루밤을 보내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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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72)

 

“무슨 말이야? 내가 유부남이라고 처음부터 이야기했잖아? 당신이 우리 집앞까지 여러 차례 가기도 해놓고 왜 거짓말을 해? 그리고 당신이 과거 남자와 연애하다가 실패한 이야기도 나한테 했잖아? 이번에 아이를 가졌다는 것도 내 아이가 아인 것 확실한데, 왜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치는 거야? 당신이 꽃뱀 같아서 내가 멀리하게 된 거잖아? 당신 때문에 나는 지금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고, 이혼 당하게 생겼어. 그러면 우리 아이는 불쌍해서 어떻게 해? 내가 이혼 당하면 아이를 데리고 나올 테니까 당신이 나와 결혼해야 될 거야!”

 

“정말 당신 나쁜 사람이네요. 유부남인 사실을 속여서 연애를 해놓고, 아이까지 배게 한 다음 마누라와 짜고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거야? 지금!”

 

공칠은 순간적으로 흥분했다. 물컵을 들었다 꽝하고 탁자를 내리쳤다. 그런데도 창남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있었다. 잘못했다가는 곧 경찰을 부를 표정이었다.

 

공칠은 그 다음부터 곧 바로 창남의 뒤조사를 했다. 창남은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장사를 하다가 쉬고 있는 상황이었다.

 

창남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있어 그것을 가지고 여자가 꼬시고 있었다. 효숙을 만나기 전부터 이미 여러 여자를 건드려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문제가 되면 부인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서 부인으로 하여금 상대 여자를 괴롭혀서 돈을 뜯어내고 있었다. 부인은 몇 번 이런 일을 해보더니 아주 프로가 되었다.

 

창남은 여자를 만날 때 반드시 직장이 있는 여자만 골랐다. 그래야 나중에 부인이 돈을 받아내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보통 천만원에서 3천만원까지 돈을 받아냈다.

 

창남은 그 돈에 손을 대지는 않고, 모든 돈은 부인이 받아서 부인이 알아서 쓰도록 했다.

 

부인은 처음에는 창남이 바람 핀 것을 알고 무척 흥분했지만, 두 번째부터는 당연한 법률사무로 생각하고 무감각해졌다.

 

공짜로 목돈이 들어오니 기분도 좋았고, 부인은 창남과 잠자리에 흥미를 잃은지 오래되었고 애정도 완전히 식은 상태였기 때문에 창남이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을 묵인해주었다.

 

이런 묵인의 대가로 창남은 돈 있고 능력 있고, 체면 있는 여자를 만나서 부인이 나중에 돈을 뜯어내게 도와주었다. 그러면서 창남의 부인은 밖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서 가끔 성관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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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71)

 

“그걸 말이라고 해! 당신 몇 살이야? 내 남편이 서른 일곱 살이고 아이가 여섯 살인데 총각이라고! 정말 이렇게 뻔뻔하게 새빨간 거짓말을 계속하면 내가 당신 회사를 찾아가서 1인 시위를 할 테니까 그런 줄 알아!”

 

효숙은 너무 억울했다. 그리고 큰일이 났다. 만일 그 부인이 회사에 찾아와서 왜 유부남과 붙어먹었느냐고 떠들면 창피해서 회사를 다닐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법으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처녀가 유부남과 성관계를 계속했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된 부륜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창남에게 전화를 해서 상의를 하려고 했더니, 창남은 효숙의 전화를 차단해놓고 있었다. 효숙은 창남의 전화번호밖에 모르고 있었다.

 

무조건 믿고 있었기 때문에, 창남이 살고 있는 집도 모르고, 창남의 사무실이나 영업장소도 모르고 있었다. 아는 것은 오직 전화번호 하나였다.

 

창남은 나타나지 않고 숨어있는 상태에서 창남의 부인은 계속해서 효숙을 괴롭혔다.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3천만원을 달라는 것이었다. 효숙은 미칠 것 같았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자신은 철저한 피해자였다. 그래서 심부름센터를 찾아왔고, 공칠을 만나게 된 것이었다.

 

공칠이 효숙의 전후 사정을 들어보니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인 민첩에게 사건보고를 했다. 민첩은 공칠에게 말했다.

 

“아직 자네가 순진해서 그래! 이 여자가 애인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100% 거짓말이야. 그걸 믿는 자네는 바보 천치야. 하지만 그 남자가 아이를 배게 해놓고 잡아떼고, 부인이 돈을 뜯어내려고 하는 것을 방치하거나 같이 짜고 한다면 그건 나쁜 O이야. 그러니까 그 불쌍한 여자를 도와줘. 너무 큰 돈은 받지 말고 도와줄 수 있는 데까지 도와줘.”

 

그래서 공칠은 200만원만 받기로 하고, 효숙이 만나던 남자의 인적 사항을 파악해서 주었다. 그리고 효숙이 그 남자를 만날 때 공칠이 친척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같이 나갔다. 효숙은 펄펄 뛰었다.

 

“아니, 총각이라고 그렇게 거짓말을 하더니 끝내 마누라와 짜고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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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70)

 

공칠에게 어떤 젊은 여자가 찾아와 상담을 했다. 나이가 30살인 장효숙은 3개월전에 37살인 정창남을 우연히 만나 연애를 했다. 장효숙은 미혼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창남은 효숙을 만나면서 매너가 아주 좋고 돈을 잘 썼다. 그래서 효숙은 창남에게 마음을 주었고, 성관계를 허락했다. 창남은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창남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을 열심히 하다보니 결혼을 할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말했다. 효숙은 이말을 믿었다.

 

만일 효숙이 창남이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효숙은 더 이상 창남을 만나지 않았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효숙은 법대를 졸업해서 비록 변호사는 되지 않았지만, 유부남을 만나 연애를 하거나 성관계를 맺으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되는 범죄행위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그 유부남의 배우자인 부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법상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그에 따라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남은 효숙에게 늘 자신은 미혼인 사실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창남이 효숙에게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아니었다.

 

창남은 그냥 미혼의 남자와 여자로서 서로 데이트를 하고, 성관계를 계속하자는 것이었다. 효숙도 이미 여러 차례 남자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꼭 결혼할 사이는 아니어도 그냥 데이트하고 성관계를 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창남은 효숙과 취미가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아 두 사람은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술도 같이 마시고, 모든 비용은 창남이 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피임을 잘못해서 효숙은 창남의 아이를 가졌다. 효숙은 창남에게 아이 가진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상의했더니, 창남은 갑자기 자신의 아이가 아닌 것 같다고 하면서 화를 냈다.

 

그러면서 혼자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다. 효숙은 분명 그 아이가 창남의 아이인데, 너무 서운했다. 그래서 하소연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그 문자메시지를 창남의 부인이 어떻게 보게 되었다. 창남의 부인은 당장 난리를 쳤다.

 

“아니, 왜 유부남을 꼬셔서 아이까지 가졌다면서 그 이유는 뭐야? 돈을 얼마나 뜯어내려고 한 거야?”

“사모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창남씨는 결혼했다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아직까지 사업에 바빠서 결혼하지 못했다는 말을 수없이 했어요. 저는 창남씨가 총각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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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69)

 

공칠은 친구 2명과 함께 정신과 정희 두 사람이 오피스텔에서 세시간 가량 머물다가 저녁 10시경 나오는 것을 순차로 붙잡았다. 먼저 정희가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것을 붙잡고 가지 못하게 했다.

 

왜 유부남과 바람을 핍니까? 저희가 모든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아니 당신들이 무언데, 사생활에 간섭을 해?”

저희는 그럴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희는 순간 아차싶었다. 핸드폰으로 정신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다. 공칠 일행이 정희의 핸드폰을 빼앗았다. 정희가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공칠 일행은 정희를 가로막고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주변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5분쯤 지나 정신이 오피스텔에서 나왔다. 정희가 이상한 남자들과 시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정신이 소리를 쳤다.

 

당신들 뭐하는 사람이야?”
우리는 두 사람이 바람 피는 것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정신은 순간적으로 상황파악을 했다. ‘! 이 사람들은 흥신소 직원들이구나!’

그래서 정신과 정희는 공칠 일행을 따라서 부근에 있는 커피숍으로 갔다.

 

선생님은 저희가 파악한 바에 의하면, 현직 판사이고, 여자 분은 현직 검사입니다. 현직 판사가 유부남으로서 현직 여자 검사와 연애를 하고 바람을 피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저희들은 오랫 동안 두 사람의 뒤를 미행하여 많은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당신들 원하는 게 뭐요? 돈을 원하는 겁니까?”

 

갑자기 공칠이 화를 냈다. 언성이 높아졌다. 마침 커피숍에는 종업원 한 사람 이외에는 다른 손님들은 없었다.

 

아니, 이런 나쁜 O이 있나? 당신 판사 아냐? 사회적으로 최고의 인테리고, 존경받는 판사잖아?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잖아? 그런데 바람 피어놓고 뻔뻔하게 그런 소리를 해? 우리가 돈을 뜯어내는 공갈배인줄 알아? 우리는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는 순순한 마음을 가지고 당신 같은 위선자들을 잡아내서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옆에서 공칠의 친구가 거들었다.

알았어. 당신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거 같으니까 우리가 내일 당신 근무하는 법원장 앞으로 사진 100장을 보낼게. 그리고 당신 근무하는 검찰청으로 똑 같은 사진 100장 보낼테니 알아서 해. 자 이제 우리는 그만 가자. 이런 더러운 인간들하고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시간 낭비야!”

 

정신과 정희는 큰 일이 났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잘못했어요. 하지만 우리는 불륜관계가 아닙니다. 오피스텔에서 커피만 마시고 나온 것뿐이예요.”

이 인간들이, 정말 우리를 바보로 아는 모양이네? 우리는 당신들 두 사람이 호텔 같은 방에서 있었던 사진도 다 가지고 있어. 다음에 그런 사진 모두 보여줄게.”

 

우리가 어떻게 해주면 좋아요?”

일단 오늘은 두 사람이 확인서를 써. 오피스텔에서 같이 세시간 동안 있다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써. 그리고 내일 저녁에 다시 같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

 

정신과 정희는 기가 막혔다. 자신들이 연애를 한 것 가지고, 이런 깡패같은 건달들이 뒷조사를 해서 약점을 잡아가지고 공갈을 치는 것이었다. 정신과 정희는 단지 공무원이라는 신분상의 약점 때문에 꼼짝 못하고 이런 나쁜 사람들에게 끌려다니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가 터지면 두 사람은 망신을 당하고 공무원으로서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 주변에 알려지면 창피해서 사회생활하기도 곤란하다. 분명 이것은 정신의 부인이 시킨 일일 것이었다. 정신은 자신이 제대로 처신을 하지 못해 정희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미안했다.

 

정희는 정신이 원망스러웠다. ‘유부남이 연애를 하려면 집안 단속을 잘 해야지? 이런 사태를 만들고 있나? 정말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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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68)

 

강정신 판사는 어렵게 공부를 해서 판사가 되었다. 아버지가 주식을 하다가 파산선고를 받았고, 그 때문에 강 판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공부를 하였고, 오직 공부만 하였기 때문에 판사가 된 것이었다.

 

판사가 된 정신은 직업적인 중매인의 소개로 부잣집 딸과 결혼을 했다. 정신이 결혼한 동기는 부잣집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정신이 경제적으로 워낙 고생을 하고 살았고, 고생한 부모님을 부양하기 위해서도 돈이 필요했다.

 

정신이 판사가 된 후에 처갓집에서 마련해준 아파트에서 살고, 처갓집에서 자동차도 사주고, 생활비도 대주었기 때문에 신혼 때 무척 행복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6개월이 지나서 문제가 생겼다. 부인의 옛애인이 나타나서 부인을 괴롭혔다. 그 남자 주장은 강 판사의 부인 고선정이 1년 넘게 연애를 하다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자신을 버리고 판사와 결혼을 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은 완전히 망가졌다는 것이었다.

 

그 남자는 자신의 인생을 보상해주지 않으면 선정의 남편이 판사이기 때문에 남편이 근무하는 법원 앞에 가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완전히 공갈이고 협박이었다.

 

하지만 선정 입장에서는 자신이 그 남자를 아무 이유 없이 버리고 판사와 결혼했기 때문에, 만일 그 남자가 법원에 가서 시위를 벌이면 남편이 판사생활을 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선정의 아버지는 이 문제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 남자를 만나서 3천만원을 주겠다고 제의했지만, 그 남자는 1억원을 요구했다.

 

이런 문제가 생기자 강 판사는 결혼 전에 알고 지내던 추 검사를 만나서 결혼생활을 애로사항을 털어놓고 어드바이스를 구했다. 추 검사는 강 판사에게 그 협박범을 고소해서 처벌하자고 했으나, 정신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은 자주 만나 시간을 보냈고, 마침내 육체관계까지 나아가게 되었다. 추정희는 결혼할 생각이 없었다.

 

검사 생활을 열심히 하고 독신으로 살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결혼해서 부부 사이에서 받아야 하는 속박이 두려웠고, 특히 임신해서 아이를 출산해야 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었다.

 

다만, 성에 대해서는 아주 개방적이었고, 자유연애주의자였다. 서로 사랑하면 연애할 수 있고, 육체관계는 그에 부수되는 생리현상으로 생각했다. 간통죄가 폐지된 이유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정희는 정신이 부인과 잠자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알고, 정신이 부인 때문에 받는 정신적 고통을 위로해주기 위해서, 정신과 잠자리를 해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희는 자신보다 나이 많은 박금배 사장과도 가끔 육체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박금배 사장과 내연관계를 맺은 것은 아니었다.

 

박 사장은 정희가 자신보다 훨씬 젊고 특히 여자 검사였기 때문에 같이 만나 시간을 보내고 연애를 하는 것에 엄청난 보람을 느끼고 자신 또한 사회적 신분이 상승된 것처럼 착각에 빠졌다.

 

그래서 정희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돈을 많이 썼다. 다만, 박 사장은 이미 많은 여자관계를 경험했기 때문에, 육체적인 잠자리에 있어서는 정희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서 별로 재미가 없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공부를 많이 하지 않고 장사만 하고 사업만 했던 박 사장은 검사라는 엘리트 여자와 연애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했다.

 

정희는 박 사장이 매우 듬직하고 신뢰가 갈 뿐 아니라, 여자에게 너무 자상하고 많은 배려를 하고, 정희를 만나는 것 자체를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희가 편리한 때에 시간을 내주었다. 정희는 한 달에 한번 정도 박사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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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67)

 

공칠은 묘한 흥미를 느꼈다. 판사 부인에게는 이런 중요한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혼자 정밀추적에 들어갔다. 몇 번의 이런 호텔에서의 밀회를 하던 판사와 그 여자는 어느 날, 오피스텔에서 만나는 것이었다.

 

공칠은 자신의 고등학교 친구 두명을 불러서 도움을 받기로 했다. 아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판사가 만나는 여자는 현직 검사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아지트로 사용하는 오피스텔은 그 지역에서 이름 있는 건설회사의 사장 명의로 되어 있었다.

 

여검사 정희는 일년 전에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박금배사장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경찰에서 6개월 동안 고소고발사건으로 박금배사장을 수사하여 불구속으로 송치했다.

 

사건의 규모나 내용으로 보아 박사장의 사건은 당연히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할 사안이었다. 때문에 추검사도 추가조사를 철저히 했다.

 

수사관을 시키지 않고 추검사가 직접 피의자신문조서를 작성했다. 불구속으로 송치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여러 번 소환해서 조사를 했다.

 

한번 조사하면 보통 5시간 정도 걸렸다. 박사장은 자신이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잘못하면 구속도 되고 징역도 가며, 그러다 보면 회사는 부도도 날 위험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추검사에 조사를 받을 때는 여검사의 얼굴 표정, 목소리, 열심히 조사하는 태도에 인간적인 매력을 느꼈다.

 

박사장은 추검사가 추궁하는 질문에 부인하거나 변명한다기 보다는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추검사를 도와주고 싶었다.

 

이런 과정에서 추검사도 박사장에게 묘한 인간적인 동정심이 일었고, 박사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관행적인 편법을 사용했고,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아니라는 심증을 형성하게 되었다.

 

추검사는 장시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사장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이 피의자나 범인으로서 아니라 자신을 여자로서 좋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육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박사장은 매우 의리있는 남자였고, 주변 사람들을 인간적으로 대하며 회사 운영도 모범적으로 하고 있었는데, 라이벌 경쟁사에서 모함하는 내용으로 박사장 회사에서 나쁜 짓을 하다가 퇴사한 사람들과 결탁하여 고소고발을 당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박사장은 변호사를 사서 자신의 사건에 대한 변론도 열심히 했다. 박사장의 변호사는 여자 변호사였다.

 

그 변호사도 검사생활을 하다 나왔기 때문에 추검사의 선배로서 박사장의 사건에 관해서 충분한 변론을 할 수 있었다.

 

무려 4개월에 걸친 오랜 수사 끝에 추검사는 박사장의 사건에 관해 대부분 무혐의처분을 하고 일부 업무상횡령사실에 대해서만 벌금처리를 하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박사장은 너무 고마웠다.

 

추검사에게 인사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방법이 쉽지 않았다. 박사장은 자신의 여자변호사를 통해 같이 만나자고 했지만, 여자변호사가 즉각적으로 거절했다.

 

박사장은 추검사가 퇴근하는 것을 회사 직원을 통해 동선을 파악한 다음 어느 날 직접 추검사를 만났다.

 

그래서 어렵게 차를 마시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박사장은 추검사와 자주 만나는 사이가 되었고, 사건은 이미 종결된 후이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을 갖지 말고 편하게 지내자고 하였다.

 

박사장은 사업을 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추검사에게 오피스텔을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얻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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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66)

 

공칠은 그동안 여러 사건에서 남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뒷조사를 해서 깔끔하게 마무리해주었다. 그때는 모두 자신보다 선배인 팀장의 지시를 받고 팀원으로서 보조역할만 해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공칠이 단독으로 혼자서 판사의 뒷조사를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 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사회적 신분이 현직 판사라는 점에서 공칠은 아주 특별한 관심을 가졌고 업무수행에 있어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동안 말로만 듣던 판사라는 높은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의 사생활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흥미를 가졌다. 그래서 판사가 퇴근하면 매일 뒤를 따라 다녔다. 처음에는 판사는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평일 퇴근하면 그냥 집에 일찍 들어가거나 다른 남자들과 같이 저녁을 먹었다. 어떤 때는 혼자 영화를 보거나 연극을 보았다. 가끔 뮤지컬을 관람하기도 하고, 음악회에 가거나 미술작품전시회를 들르기도 했다.

 

동창회 같은 모임에도 참석하고 어떤 때는 혼자 저녁 식사를 하고 맥주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기도 했다. 판사는 매우 외로워보였다. 늘 표정에는 고독이 서려있었고, 어두었다.

 

세상을 아무런 재미 없이 그냥 살아야하기 때문에 살고 있는 사람 같았다. 판사 부인으로부터 의뢰를 받고 뒷조사에 착수한 지 보름 동안 미행한 결과는 이처럼 특이동향이 없었다. 공칠은 민첩에게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상세하게 보고했다.

 

민첩은 판사 부인을 불러서 공칠이 있는 자리에서 중간보고를 했다. 그러면서 민첩은, “우리 팀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남다른 사명감을 가지고 철저하게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바깥 분은 집에 귀가하는 시간은 늦지만 여자를 만나는 것은 아니고, 혼자 이런 저런 취미생활을 하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저희 전문가 입장에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판사 부인은 이상하다고 했다. 여자의 직감으로서는 분명히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고 했다. 민첩은 더 사건을 진행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다.

 

판사 부인은 민첩과 공칠이 조사하였다는 내용에 대해 신뢰가 갔는지, 민첩의 말대로 추가비용을 내기로 했다. 공칠은 계속해서 판사의 뒤를 밟았다.

 

그러던 어느 날 판사는 퇴근하고 시내에 있는 호텔 커피숍으로 가서 어떤 여자를 만나는 것이었다. 공칠은 오토바이로 판사의 차를 뒤따라 가서 호텔에서는 공칠의 여자 친구 정연을 커피숍으로 보냈다.

 

판사는 호텔에서 먼저 11층 룸으로 올라가고 곧 이어 그 여자도 같은 룸으로 올라가서 세 시간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판사와 여자는 따로따로 룸에서 나와 각자 호텔을 나왔다.

 

일주일에 한번씩 판사는 그 여자와 같은 호텔에서 만나서 커피를 마시고 룸에서 두 세시간을 보내고 나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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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65)

 

그렇다고 같이 바람 피는 여자가 앙심을 품고 판사를 상대로 고소를 하거나 진정서를 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여자 역시 판사를 보호해야 할 입장에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여자 역시 판사와 마찬가지로 판사 부인에 대한 관계에서는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가 되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그 여자와 판사는 판사 부인에 대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이른바 위자료를 물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공직자가 바람을 피다가 문제가 되고 망신을 당하는 경우는 대개 유부녀와 연애를 하는 경우다. 이때에는 그 유부녀의 남편이 불륜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 있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대가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을 물고 늘어지면 공무원은 사회적 신분과 명예가 있기 때문에 공무원 신분을 유지하려면 벌벌 떨면서 상대가 요구하는 돈을 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간통에 대한 위자료는 보통 3천만원 정도 되는데, 상대가 재벌이거나 공무원, 그것도 고위공직에 있는 사람이라면 몇 억원도 받아낼 수 있다.

 

유명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음주운전하던 사람의 차에 다친 피해자의 경우도 운전자가 국회의원 아들이거나 현직 검사라면 그 자리에서 천만원 이상도 받아낼 행운의 찬스를 얻게 되는 세상이다.

 

공칠은 그 전에 어떤 아주 높은 공직자가 부하 여직원을 간음했다는 사실로 언론에 크게 부각되고, 위계간음죄 및 강제추행죄로 징역을 몇 년 살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느낀 것은 돈이 많고 사회적 지위가 높고, 명예가 있는 남자는 정말 여자관계를 조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남자들은 왜 그렇게 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공칠은 그러한 것은 모두 돈 있고 능력 있는 남자들의 문제이지, 자신처럼 대학교도 못나오고 평범하게 사는 남자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별천지 세상 영역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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