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운명 (155)
은영은 박 기사를 만났다. 박 기사는 많이 맞은 것 같았다. 아직도 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진단서도 4주나 끊어서 가지고 있었다.
박 기사는 명훈 아빠가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곧 구속되고 회사는 부도날 것이라는 이야기도 소상하게 해주었다.
명훈은 지금 강간죄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곧 구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 기사가 명훈 엄마를 설득시켜 1억 원을 받고, 그 중 2천만 원은 박기사가 수고비로 가지며, 나머지 8천만 원을 은영이 받고 아이를 낙태시키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면 박 기사 자신이 당한 청부폭행사건도 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은영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명훈이도 나쁜 아이고, 집안도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특히 정자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박 기사가 가운데서 은영을 위해 합의를 보아주려고 하다가 심하게 맞은 것도 미안했다.
일단 박 기사에게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박 기사는 고맙다고 하면서 둘이 가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은영은 따라갔다. 박 기사는 술에 취하자 자신이 살아온 과거를 이야기했다.
박 기사 아버지가 사기를 크게 당해 집안이 망했기 때문에 박 기사는 젊었을 때 많은 고생을 했다고 했다. 그래서 방황하다가 감방에도 갔다 왔다. 많은 여자들이 애인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다 떨어져나갔다. 박 기사가 그렇게 순수하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자 은영도 이상한 마음이 들었다.
불쌍한 생각도 들고, 옛날 자신의 첫경험의 상대로서 처녀를 가진 남자라는 생각이 들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비록 강간이었지만, 은영의 처녀성을 빼앗은 남자였다. 그때도 박 기사는 은영이 너무 좋아 어쩔 수 없었다는 고백이었다.
그래서 그냥 강간이라도 해서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싶었다는 고백이었다. 그러면서 은영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은영도 따라서 눈물이 나왔다. 박 기사는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했다.
방 한칸 월세로 얻어 생활하고 있고, 혼자 지내다 보니 건강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한 치구에게 돈을 빌려주었다가 다 떼어먹혔다고 했다. 그런데 그 친구를 사기죄로 고소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그 친구가 다른 채권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해서 감방에 가게 되었을 때 박 기사는 그 친구를 위해 변호사비용으로 3백만원이나 빌려주었다고 했다.
박 기사는 은영에게 자신을 도와주는 방법은 명훈 엄마로부터 합의금을 받아서 자신에게 2천만 원만 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목에서 특히 눈물을 많이 흘렸다.
은영은 이상하게 무슨 마력에 이끌리는 듯 박 기사의 감정이 그대로 이입되고 있었다. 박 기사는 계속 술을 마셨다. 은영은 처음에는 술을 입에도 대지 않았지만, 나중에 박 기사의 솔직한 대화를 들으면서 조금씩 맥주를 마셨다. 그러다가 은영은 잠이 들었다. 박 기사가 은영이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맥주잔에다 수면제를 타서 잠이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박 기사는 은영이 수면제를 마시고 잠이 들자, 부근에 있는 모텔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잠이 들어 아무 것도 모르고 있는 은영의 옷을 벗겼다. 은영의 배가 불러있었다. 그 상태에서 박 기사는 오래 동안 은영의 몸을 애무하고 나중에는 위에 올라가 관계를 했다. 박 기사는 과격한 행위를 함으로써 은영이 자연적으로 유산되도록 하려고도 했다.
몇 시간이 지나서 은영이 눈을 떠보니 모텔 방 침대 위에 자신이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고 누워있는 것을 알았다. 박 기사는 보이지 않았다. 은영은 술을 마시다가 갑자기 잠에 빠졌던 것을 기억해 내고,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박 기사가 자신의 속에다 그것을 하고 간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이런 나쁜 인간! 이건 사람도 아니다. 짐승만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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