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성산에 들어갈 사람의 자격
가을사랑
[본문]
1절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유할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거할 자 누구오니이까
2절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일삼으며 그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3절 그 혀로 참소치 아니하고 그 벗에게 행악지 아니하며 그 이웃을 훼방치 아니하며
4절 그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를 존대하며 그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치 아니하며
5절 변리로 대금치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치 아니하는 자니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영히 요동치 아니하리이다.
[해설]
Ⅰ. 시편 15편의 의의
시편 15편의 저작 연대나 저자는 확실하지 않다. 이사야 33:14~15를 시편 15편의 개작으로 볼 수 있다면 시편 15편은 이사야 시대 이전에 쓰여진 것이 분명하다. 시편 15편은 입장시 기도문의 양식에 근거를 둔 지혜시라고 정의된다. 이 시는 사람들에게 예배에 참여하는 것에 포함된 도덕적인 의미에 대해서 교훈을 주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의 공적인 예배에서 에배자들은 제사장에게 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질문한다. 제사장들은 하나님의 성소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자격에 관해 구체적으로 답변을 한다. 그리고 제사장은 축복으로 끝마친다. 이러한 기도문은 순례자들이 이스라엘의 절기에 참석하기 위해 성전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시편 15편은 다윗의 시로서 ‘주의 성산에 거할 자’라는 제목이 붙어있다. 이 시편은 성소 입구에서 대화하듯이 부르던 노래였다고 한다. 주의 성산이라 함은 하나님께서 임재하신다고 생각한 장소, 즉 시온산을 가리킨다. 성경에서는 야훼의 총회를 성소 또는 성전이라고 하여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과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을 구별하고 있다(신명기 23:1~8). 그리고 성전출입을 통제하면서 성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시편 118:19~20). 성전에는 예로부터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신명기 23:1~8에서는 야훼의 총회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과 들어갈 수 없는 사람을 구별하고 있다. 역대하 23:19에서도 성전 문에서 출입통제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성전 출입의 자격에 관해 시편 15편은 질문과 답변의 형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시편 15편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① 질문(15:1), ② 대답(15:2~5 상), ③ 약속(15:5 하)으로 구분되어 있다.
Ⅱ. 질문 부분
시편 기자는 15편을 제1절에서 질문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 질문은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를 바라는 사람의 성격과 특성을 묻고 있다. 하나님의 임재를 가장 친밀하게 상징해 주는 특별한 곳에 들어가려면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질문자가 예배에 참여할 준비를 하는데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제1절은 성산에 거할 사람은 누구인가 하는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온에 거할 자의 자격 곧 주께서 영접해 주시고 그와의 교제를 허락해 주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이다. 이 말씀은 시온에 거하며 하나님과의 교제를 허락받는 특권은 모둔 사람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서 시온의 시민권을 가지고 하나님과 교제하는 축복을 누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를 암시하고 있다. 영생과 하나님과 교제하는 축복의 길을 알고 또한 걷고자 하는 사람은 오직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에만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이러한 질문을 하나님께 해야 한다. "어찌 해야 우리는 구원을 얻을 수 있으리이까?"(눅 18:18, 행 16:30) 주의 장막과 주의 성산은 서로 다른 장소가 아니라 동�한 한 장소를 의미한다. 시편 48:1~2에서 언급하고 있는 시온 산을 가르킨다.
Ⅲ. 대답 부분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일련의 적극적인 조건과 소극적인 조건으로 나뉘어 제시되고 있다. 행동은 올바르고 선을 행해야만 하고, 말은 진실해야 한다. 시편 2절부터 5절까지에서는 주의 장막에 거할 자의 조건(특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주의 장막에 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성품과 대인 관계를 비롯한 사회생활에서 일정한 성품, 특성을 지녀야 한다.
본문은 바로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①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일삼으로 그 마음에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어야 한다(시 14:2). 모든 행동이 정직해야 하고, 공의를 지켜야 한다. 마음에 거짓이 있어서는 안 되며, 진실을 말해야 한다. ② 혀로 참소치 아니하고 벗에게 행악지 아니하며 이웃을 훼방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③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를 존대하며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지라도 변치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 ④ 변리로 대금치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치 아니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대금이라 함은 고리대금업을 말한다. 가난한 자를 착취하는 데 목적이 있는 고리대금업은 율법에서 금하였다(25:35~38).
이 부분은 천국 소망의 대열에 참여할 자의 자격을 열거하고 있다. 그 요건으로 성결한 언행(제2~3절), 돈독한 신앙(제4절), 청렴한 재물관(제5절) 등을 열거하고 있다. 이는 신자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측면, 즉 하나님의 사랑과 이웃사랑, 청지기적 삶을 망라한 내용으로서 십계명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Ⅳ. 약속 부분
의인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거처로부터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이 주어진다. 시편 기자들은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는 인간의 압제와 인생의 성쇠에 대한 그들의 경험에 의해 끊임없이 요동되었다. 따라서 그들은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탄식을 확신이나 찬양으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은 불확실한 인생의 성쇠를 초월하는 흔들리지 않는 곳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있다. 그곳은 하나님이 임재해 계시는 곳이다.
Ⅴ. 결론
시편 15편은 사람들에게 하늘로 가는 길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의 생활은 어떠한 특성을 가져야 하는지도 가르쳐 준다. 따라서 이 시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을 영접해 주실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우리의 현재의 생활이 하나님의 요구에 얼마나 합당한 것인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교훈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