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나성숙 교수 전시회

 

 

2월 5일, 수요일 하나은행 PB센터에서 하고 있는 나성숙 교수 전시회에 들렀다. PB센터는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전시장소는 평소에는 PB센터에서 와인강습 등을 하는 곳이다.

 

한일관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건물 전체가 식당이다. 옛날 종로에 있던 한일관을 그대로 하는 것이다. 강남에 사는 장락성 회장님도 함께 자리를 했다. 전승운 사장님 부부도 참석했다.

 

2월 16일 일요일 오전 10시 30분경 오포 공장에 갔다. 베이커리 공장에 들어가 빵을 만드는 일을 했다. 두 시간 정도 거들었는데 서서 일을 하니 허리가 아프고 힘이 들었다. 나는 혼자 나와서 밖에서 차를 세워놓고 잠을 잤다. 따뜻해서 히터를 켜지 않아도 괜찮았다.

 

광주시에 있는 이마트를 들렀다. 상당히 큰 규모였다. 파리바게트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상업활동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장사를 하고, 사업을 하려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넓은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장락성 회장님이 돌아가셨다. 78세에 폐렴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문상장소는 강남성모병원이다. 세상이 허망함을 느껴본다. 인생이란 다 그렇고 그런 것이다. 불과 보름 전에도 전시회에서 만나 함께 점심식사까지 했는데, 그 후 갑자기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신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사람의 감정은 때로 매우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자신의 내면의 세계에 빠져 깊이 들어가 침잠한다. 도심 번화한 곳에서 느끼는 고독은 시골에서 느끼는 고독과는 다르다. 더욱 심한 고독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곁에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혼자라는 의식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벌써 2월도 다 지나갔다. 세월이 빠르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삶에 있어서 권태를 느끼지 않고, 보람을 느끼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 가급적 만나지 마라. 그 사람을 멀리 하라. 맞지 않는 사람과 맞추기 위해 애쓰지 마라. 그것은 결국 맞춰지지 않을 뿐 아니라, 애써 맞추었다고 해도 오래 가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마라. 누구에게나 자신과 맞지 않아 자신을 싫어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 보다는 자신과 잘 맞고, 능력이 있는 사람을 찾아서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과 에너지는 제한되어 있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서 어떤 일에 몰두하라.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분산시키지 마라. 만물박사가 되려고 애쓰지 마라. 비록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도 한 곳에 집중하고 충실하라.

 

핸드폰 기계를 바꿨다. 너무 오래 되어서 속도도 느리고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임국지 사장을 통해 전화로 주문했는데, 모든 것이 마음에 들게 처리가 되어 왔다.

 

새로운 핸드폰을 사용해보니 대단히 편리하고 빠르다. 지금까지 썼던 핸드폰을 보니 내가 언제 저렇게 세련되지 못한 핸드폰을 썼는가 싶다. 사람은 그만큼 간사한 것이다. 새 것에 민감하고, 헌 것을 버리게 된다. 약간이라도 편리하고 유익하면 과거의 것에서 떠나는 것이다.

 

2014년 3월 3일 월요일, 벌써 3월이 되었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세월이 빨리 간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다만 나이를 먹고 늙고 더 이상 활동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 눈앞에 다가온다는 면에서 슬프고 속이 상할 뿐이다.

70. 남양주 수동면을 다녀오다

 

 

 

2014년 1월 30일 오후에 드라이브를 나갔다. 서울 춘천 고속도로가 생각보다 막히지 않았다. 홍천까지 가서, 시골길을 걸었다. 논과 밭을 걸었다. 곳곳에 눈이 남아 있었다. 공기가 맑았다. 홍천읍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간 곳이다. 유명한 맛집을 찾아 주소를 입력해서 찾아간 것이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40년 된 식당이다. 막국수와 촌두부, 편육을 시켜 먹었다. 식당 안에는 주인 할아버지 사진이 크게 걸려 있었다. 창업자 사진이다. 나중에 나올 때 주인 할아버지가 들어와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향토막걸리인 인제막걸리가 맛이 좋았다.

 

Change of Life! 가끔 우리는 삶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살아가는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그것은 삶에 활력소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익숙해진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새로운 곳에 집중함으로써 무엇인가 더 나은 것을 향하기 위해서다.

 

구태의연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구닥다리 인생이 된다. 사회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낙오자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년이 가고, 또 새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갑오년을 맞아 올 한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2014년 2월 1일, 점심 무렵에 남양주 수동면 운수리를 향했다. 서울 춘천고속도로에 진입하니 벌써 차가 꽉 막혔다. 표를 받아가지고 들어갔는데, 그냥 갈 수 없어 돌아가는 길이라고 씌여있는 곳으로 돌아나왔다. 요금은 받지 않았다. 덕소로 해서 구길로 갔다. 그렇게 가도 화도, 마석을 통해 수동으로 갈 수 있다. 그길에는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았다.

 

화도읍으로 들어가니 던킨 도넛츠 가게가 있었다. 아메리카노 한잔과 도넛츠 2개를 테이크 아웃했다. 따뜻한 커피를 들고 산책을 했다. 날씨는 확 풀려있었다. 전혀 추운 기운이 없었다. 봄날과 같은 날씨였다. 눈도 녹고, 얼음도 녹았다. 간간히 음지에는 눈이 남아 있었다.

 

운수리로 가서 2시간 가량 산책을 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넓은 자연을 음미했다. 논과 밭, 산과 들, 작은 계곡, 내천을 보면서 걸었다. 넓은 자연 앞에서 인간은 작고 초라하다. 정신에 비중을 두지 않으면 하찮은 동물과 같은 존재로 추락한다.

 

가급적 생활의 폭을 좁히고, 그 안에서 내적으로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 좋다. 공연히 이 사람, 저 사람 만나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충실하게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연히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열심히 살지 않는 사람들과 만나 노는데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일은 나중에 정말 할 일이 없어졌을 때 해도 충분하다.

 

주홍글씨 소설을 다시 읽어보았다. 누구나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보면 고통스럽고, 아픈 추억이 있다. 슬프고, 불행했던 시절이 있다. 그런 과거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아니라, 무엇인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이 무엇 때문에 일어났고, 그 의미는 무엇이며,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준 것일까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거역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의 틀, 흐름을 느껴보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있었던 중요한 사건, 큰 일들은 무엇인가 암시하는 방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

 

2월 3일, 월요일이다. 5일 간의 긴 연휴를 마치고 일에 복귀하는 시간이다. 오래 일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었더니 생활 리듬이 깨졌다. 물론 휴식이 필요하지만 그래도 일이란 것은 중단되면 원상 복귀하는 것이 힘들다. 일이고, 사랑이고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69. 경동시장을 다니다

 

 

 

토요일 새벽에 마장동 축산시장을 들렀다. 소와 돼지를 부위별로 나누는 작업을 하는 곳이다. 좋은 고기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경동시장으로 갔다. 자주 보는 단골집들이 있어 낯설지 않고 푸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었다. 마장동 영화상사와 경동시장 영주상회 등이 단골이다.

 

택시 타는 곳까지 짐을 들어다 주면 택시에 싣고 온다. 시장에 가면 모두 분주하다. 먹고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느껴진다. 어떤 노인이 허리를 구부린 채 물건을 끌고 가기에 2천 원을 주었다. 매우 고마워한다. 겉보기에 딱한 사람들을 많이 본다. 물론 내면으로는 행복할지 모른다.

 

피카디리 극장이 롯데시네마로 바뀌어 있었다. 그 1층에 탐앤탐스 커피숍이 큰 것이 있다. 임원빈 사장님을 만났다. 정은주 이사님도 자리를 함께 했다. 커피숍에 손님이 많았다. 원래 피카디리와 단성사는 부근에 같이 있다. 임 사장님은 라이브카페를 내부수리하고 있다.

 

오포 공장을 들렀다. 엘리베이터 수리 문제로 업자를 만났다. 대기업에서 수리를 해도, 막상 현장에서 수리를 하는 기술자는 하청업체에서 한다. 작업 일자는 오래 끌고, 사용승인 절차도 복잡하게 해서 소비자에게 보통 불편을 주는 것이 아니다.

 

어제는 어담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저녁 정식은 1인당 3만5천원이다. 그냥 깨끗한 분위기이지만 맛은 별로였다. 처음 갔을 때에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 가서 그런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밤 늦게 들어가 라면을 하나 끓여먹었다. 신라면이 아니라 별로 맛이 없다. 하기야 배가 고프지 않으니까 어떤 음식을 먹어도 제 맛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1월 28일 수요일, 새벽에 운동을 나갔다. 수요일은 간식이 나오는 날이다. 권현석 사장님이 간식 준비를 했다. 인절미와 송편을 준비했다. 식혜까지 나왔다. 새벽에 그 시간에 떡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주니 떡집에서는 아주 훨씬 더 일찍부터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전기담요의 온도를 높이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아주 작은 행복을 일시 느꼈다. 그 순간에는 이 세상 어떤 것도 부럽지 않았다. 세속적인 부귀영화도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내일부터는 구정 연휴가 시작된다. 그래서 며칠동안 사무실이 쉰다. 잠시 한 해를 돌아본다. 1년 동안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떠올려본다. 구정 연휴가 시작되었다. 4일 동안 휴가다. 결코 짧지 않은 휴식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내 삶의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겨울 밤, 별이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다. 무수한 별들이 떨어져 강물로 들어간다. 멀리 멀리 흐르고 있다. 별이 흐르는 강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있다. 사랑이 넘치는 강물에서는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난다. 사람들은 음악에 취해 별을 보고 사랑의 향기에 젖는다.

 

저녁에는 마주앙 모젤을 마셨다. 국산 화이트 와인이다. 혼자 한 병을 마셨다. 나는 원래 레드보다 화이트 와인을 더 좋아한다. 약간 스위트하고 담백한 맛이 좋다. 맛을 음미해 보니 마주앙도 괜찮은 편이다. 화이트 와인의 연한 색깔이 감성적으로 느껴진다.

 

술을 마시면서 CNN을 듣고 있으니 외국에 온 것 같다. 눈을 감고 조용히 사색에 젖었다. 아주 깊은 사색에 빠지다 보니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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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배드민턴을 치다

 

 

 

존재한다는 것! 한 실존의 삶의 일부를 내 손으로 어루만지고 보다듬고 있다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사과를 깎는다. 겨울인데도 어떻게 그런 싱싱한 맛이 나는지 모르겠다. 에덴의 동산에서 아담이 따먹은 나무 열매는 사과가 아니었을까?

 

사과 속에 사랑이 녹아있는 것 같다. 사랑의 기쁨과 슬픔이 깃들어있다. 사과를 앞에 두고 잠시 상념에 빠진다. 살면서 늘 작은 행복과 진한 슬픔을 반복한다. 그것이 삶의 현실이며, 모순이다. 삶의 변함없는 진실이다.

 

출근하면서 차 안에서 AFN을 크게 틀었다. 음악이 좋다. 음악에 따라 마음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차가 울릴 정도로 볼륨을 높이고, 음악에 빠져 있으니 행복했다. 행복은 바로 이런 것이다. 사무실에 도착해서는 더 음악을 듣고 싶어서 차에서 내리기 싫을 정도였다.

 

1월 23일 목요일, 새벽에 운동을 나갔다. 목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다른 날보다 적게 나왔다. 운동을 하다가 복식게임에서 파트너와 부딛혔다. 위험했다. 내 파트너 팔에 가벼운 상처가 났다. 운동은 언제나 안전이 최우선이다. 운동을 마치고 나서 1층 베이커리숍에서 사람들과 커피를 마셨다. 서장성 사장님과 함께 모처럼 대화를 나누었다. 옛날에 저녁반에서 같이 배드민턴을 치면서 여러 차례 호프집을 다녀서 매우 가까운 사이다.

 

세월이 무척 빠르다.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빨리 세월이 지나갔음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아직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는 곳이 많다. 눈길에는 자동차가 맥을 못춘다. 조심해야 한다. 나미 식당의 초밥을 먹었다. 간단히 식사하기는 초밥이 참 편하고 좋다. 맛도 괜찮다.

 

저녁 늦게 기발한 치킨집에 들렀다. 차를 그곳에 주차해놓고 생맥주를 마셨다. 모두 9명이 모였다. 안창옥, 서장성, 한평수 회원 등이 참석했다. 기발한 치킨집은 배드민턴 새벽반 홍경례 회원이 운영하는 호프집이다. 모임을 마치고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갔다.

 

대리기사를 운전을 시키면 불안한 점이 있어 술자리가 있으면 가급적 차를 놓고 나오는데, 갑자기 생긴 일이라 하는 수 없이 대리기사를 불렀다. 그렇게 돌아다니니 집에 가서 출출한 기분이었다. 밤늦게 다시 찌개에 밥을 먹고 잤다.

 

겨울의 공원에는 나뭇잎이 다 떨어져 황량한 느낌도 든다. 새도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쓸쓸해 보인다. 사람들도 별로 없다. 공원은 공기가 맑고 시원하다. 넓은 공간이라 속도 탁 트인다. 이제 겨울도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5시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회 전체회의가 서초동 회의실에서 열렸다. 교육부에서 서유미 국장님과 대구고등법원 김현석 부장판사님, 법무부 담당 과장님 등이 참석했다. 모두 20명이 참석했다. 회의를 마치고 서초동에 있는 오발탄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를 한 다음 몇 사람이 화이트에 가서 맥주를 마셨다. 신성호 성균관대 전임교수님도 함께 했다. 신성호 기자님은 내가 초임시절부터 잘 알고 지내는 분이다.

 

1월 24일 금요일 저녁 시간에 한양사우나에 갔다. 모두 8명이다. 회사에서 사무실에 앉아 회의를 하면 딱딱한 분위기인데 사우나 찜찔장에서 편안한 복장으로 모여서 대화를 나누면 참 좋다. 한양사우나는 단골로 다니는 곳이다. 이제 직원들이 영업에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신바람이 난 상태다. 회사 홈페이지를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 회의를 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떡볶이와 오뎅을 먹었다. 

67. 로스쿨평가위원회 사무총장을 하다

 

 

 

화경이 일본으로 돌아갔다. 오후 6시 50분 비행기를 탔다. 아이들의 개학이 다음 주 화요일이다. 아이들은 작년 12월 26일 한국에 왔다. 20일 정도 머물다 가는 것이다.

 

역삼동에 있는 대한변호사협회로 갔다. 위철환 대한변호사협회장님과 사무총장님을 만났다. 1시간 동안 로스쿨평가위원회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지하 1층 커피숍에서 노명선 교수님을 만나 커피를 마셨다.

 

오후 시간 내내 바빴다. 잠시도 가만히 쉴 틈이 없었다. 퇴근할 때 지하철로 왔다. 고덕역에서 내렸다. 이마트를 들렀다. 특별히 살 물건도 없었지만 그냥 구경삼아 들렀다. 기네스와 같은 특이한 맥주, 특이한 막걸리, 외국산 와인 등을 샀다. 피자 한 조각도 샀다. 대형 수퍼에 가면 지금도 미국 시애틀에서 살던 생각이 난다. Safeway를 다니면서 물건을 사던 추억이 떠오른다.

 

이마트에 가니 막걸리 종류가 여러 가지 있다. 조금씩 맛이 다르다. 가끔 새로운 막걸리를 보면 마셔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무난하기는 서울 장수막걸리이지만, 때로 새로운 맛을 보고 싶은 것이다.

 

퇴근길에 자동차 안에서 102.7 FM을 들었다.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듣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어두움이 깔리는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혼자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많은 욕망을 비우고 살아가고 있으니 마음이 편하다. 작은 소시민으로서 내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부질 없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인지 모른다.

 

새벽에 일어나 밖에 나가니 눈이 많이 와서 차를 덮고 있었다. 눈 때문에 차를 놓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다. 13번 버스를 타면 강변역까지 간다. 그곳에서 지하철 2호선을 타면 서초역까지 곧 바로 간다. 잠실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 자리도 앉을 수 있다. 겨울에는 두꺼운 잠바를 입고 있어 자리가 비좁다.

 

대한공증인협회 상임이사회에 참석했다. 부협회장이 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다. 3월 전체 총회 때 다시 선출을 해야 한다. 임기가 2년이다. 10시 반부터 1시간 반 동안 회의를 하고 서초동에 있는 신숙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그곳 칼국수가 별미다. 점심시간에는 늘 자리가 없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눈이 많이 쌓였다. 길이 무척 미끄러웠다. 지하철을 탔다. 2호선, 8호선, 5호선을 타고 굽은다리역에 내렸다. 부근에 마트가 있어 들렀다. 막걸리, 와인, 골뱅이, 고등어 통조림을 샀다. 눈에 띄니 사고 싶은 것들이다.

 

택시를 탔다. 상일동까지 오는데 기사가 나이가 많다. 화곡동이 차고지라 이곳 지리는 잘 모른다. 길이 미끄러워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 천천히 다니면 된다고 한다. 서울이 물가도 비싸 먹고 살기 힘들다고 했더니 지방 소도시는 더 비싸다고 한다. 대부분 물건이 서울에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니 비싸다는 것이다.

 

점심은 삼풍아파트 앞에 있는 삿포로 식당에서 했다. 한부환 위원장님과 이영호 원장님, 김민혁 과장님과 함께 했다. 한 위원장님 법인에 이상형 선배와 최춘근 선배가 함께 있었다. 모처럼 이상형 선배를 만났다. 최 선배는 태국 출장중이다. 나오면서 같은 건물에 있는 정해원 선배도 만났다. 참 오랜만이다.

 

사무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토스트를 직접 굽고, 커피를 내렸다. 바삭바삭한 토스트의 맛을 음미하며, 커피의 진한 향을 맡는다. 행복한 시간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그 음악에 빠져 들어간다. 세상 일을 모두 잊고 잠시 어디론가 꿈의 여행을 떠난다. 고독하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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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2014년이 되다

 

 

2014년 1월 1일 일본에 있는 주은, 주혜 아빠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새해를 맞아 안부 인사를 한 것이었다. 벌써 11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빠르기는 빠르다.

 

1월 2일 동부이촌동에 있는 와세다 야라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동부이촌동에서 식사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지나 다니고, 전에 그곳에 사는 친척 내외분과 함께 제과점에서 차를 마신 적은 있지만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신 적은 없었다.

 

와세다 야는 일본식 고기집이었다. 주로 고기를 구워서 먹는 식당이다. 분위기가 괜찮았다. 식사를 하고 마야라는 작은 카페에서 맥주를 마셨다. 그곳에서 오랜 만에 마광수 교수를 만났다.

 

1월 4일 새벽에 경동시장에 갔다. 마장동에 있는 영화상사를 들렀다. 새벽 이른 시간부터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토요일 밤에 갑자기 왼쪽 어깨 부위에 통증이 느껴졌다. 밤이라 약국도 문을 다 닫았고 상비약을 준비한 것도 없었다. 그냥 아픈 것을 참고 있을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었다.

 

외관상 어떤 상처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배드민턴은 오른쪽으로 치는데 왼쪽 어깨가 아픈 것도 이해가 안 갔다. 오십견도 아닌 것 같았다. 근육이 뭉쳐진 것도 아니었다. 일요일 낮에야 비로서 파스를 붙일 수 있었다.

 

일요일에는 어깨 때문이기도 하고, 몸살 기운이 있어 하루 종일 집에서 있었다. 밖에 전혀 나가지 않았다. 감방에 갇혀 있거나, 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자유롭게 밖에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고 행복이다. 하루 종일 영어방송을 듣거나 영어책을 읽고 지냈다.

 

2014년 1월 8일 수요일, 새벽에 4시쯤 잠이 깼다. 그냥 누워있기도 답답해서 컴퓨터를 보다가 6시 배드민턴장으로 나갔다. 날씨는 별로 춥지 않았다. 겨울 날씨가 예전 같지 않다. 그냥 그런대로 지낼 만하다. 장갑이 한짝 없어졌다. 찾다가 없어 그냥 나갔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참 불편하다. 지난 번에도 체육관에 장갑을 놓고 왔다가 끝내 찾지 못했다. 자기 물건은 자기가 잘 관리를 해야 한다. 모든 것은 자기 책임이다. 큰 재산이든 작은 물건이든 잘 관리를 하고 잃어버리지 않도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새벽반에 나갔더니 신임 회장이 간식 준비를 했다. 가래떡과 빵을 먹었다. 아침에 운동을 하다가 간식을 먹으면 참 맛있다. 유은희 목사님 아들 유지현 회원이 뉴질랜드로 돌아간다고 한다. 여름과 겨울 휴가 때만 나와서 운동을 한다. 운동신경이 좋아서 그런지 배드민턴을 잘 친다.

 

사무실에 나와 바쁜 일정을 보냈다. 오늘은 점심을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해서 가지고 왔다. 간단히 먹기는 도시락이 참 편하고 좋다. 밖에 나가야 번거롭기만 하고 비위생적이다. 도시락을 먹으면서 옛날 학창시절에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던 추억을 떠올렸다. 늘 도시락을 싸주시던 어머님의 고마움이 새삼스럽다.

 

로패밀리 주식회사 명칭을 주조이탈밀 주식회사로 바꾸기로 했다. 귀선재팬 주식회사도 테이트코리아 주식회사로 명칭 변경하기로 했다.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날씨도 제법 겨울 날씨 같다. 겨울에는 역시 약간 추워야 겨울을 느낄 수 있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겨울을 음미했다. 커피의 향은 진하다. 우리들의 삶의 향기가 녹아 있다.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65. 테이트 식품회사에 관여하다

 

 

 

“오늘 이 자리는 신랑 박근열군과 신부 장윤정양이 백년가약을 맺는 성스러운 시간입니다. 저는 신랑 신부를 개인적으로 너무 잘 알고 가까이서 보아왔습니다. 신랑은 대륜고등학교, 경북대학교 정외과를 졸업하고 영남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된 매우 유능한 엘리트입니다.

 

특히 대륜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전교학생회장을 지낸 리더십이 탁월하고, 앞으로 변호사로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정의를 실천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변호사 차원을 넘어서서 더 큰 일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는 법조 선배로서 앞으로 박변호사를 힘닿는 데까지 돕고 옆에서 응원할 생각입니다.

 

신부는 아주 엄격하신 부모님의 자상하신 교육을 받고, 명문 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에서 오랫동안 공부를 한 재원입니다. 윤정양은 머리가 뛰어나며 사려심이 깊고, 부모에 대한 효심이 가득하며 매사에 아무런 흠잡을 데 없는 100점짜리 신부입니다.”

 

2013년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다. 며칠 있으면 2014년이 된다. 한 해를 돌이켜 본다는 것은 언제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일년 동안 무엇을 했을까? 먹고 자고 활동하는 일상의 일 이외에 어떤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을까? 그 성과는 무엇일까? 한 해를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2013년 1월은 로스쿨평가위원회 활동으로 무척 바쁘게 지냈다. 1월 21일 로스쿨 1차 본평가 결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평가위원회 특별위원장 및 사무총장으로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야 했다. 7개 대학에 대한 인증유예를 발표하면서 파장이 컸다.

 

3월 25일 대한공증인협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서초동에 있는 타워차이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공증인협회 부협회장직을 맡아 매달 한번씩 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일을 했다. 임기는 2년이다.

 

4월 테이트 회사 운영에 관여하면서 자주 오포에 갔다. 테이트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리 212번지에 공장이 있다. 4월 12일 이탈리아에서 이탈밀 회사 사장인 빌립뽀가 공장을 방문했다. 5월 13일 비또리아가 왔다.

 

9월 15일 방콕으로 갔다. 17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21시 10분에 도착했다. 태국 법무부 초청으로 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공증회의에 참가했다. 11월 23일 성균관대 로스쿨 면접위원으로 참가했다. 12월 23일 대한공증인협회 송년회를 했다.

 

2013년을 보내는 마지막 날 밤 12시, 송구영신의 시간에 나는 동대문시장에 있었다. 두타백화점에서 송년의 시간을 보냈다. 보신각 종소리는 직접 들을 수는 없었으나, 마음 속으로 종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시작된다는 느낌은 새로운 획을 긋는 것이다.

 

그런 계기가 없으면 나이를 먹는다는 의식도 없을 것이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기도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수많은 제도는 결국 한없이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혜를 모아 만든 것이다. 우리는 그 제도의 의미를 따기지 전에 일단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2014년 새해가 밝았다. 청마의 해라고 한다. 12년마다 해의 색깔이 정해져 있다. 그동안 잘 몰랐는데 이번에 청마라는 용어 때문에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말이 왜 파란 색일까? 잘 이해가 안 된다.

64. 장방구 사장과 교류하다

 

 

 

일행이 아케부쿠로 역에 도착해서 잠시 정차해 있을 때 갑자기 지하철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하철 전체가 덜커덩 거리고 요란했다. 지진이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지하철이 고장 나서 그러는 줄 알았다. 사람들은 모두 지하철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몇 분이 지난 다음 사람들은 모두 밖으로 대피했다. 지하철 역 밖으로 나오니 작은 공원이 있었다.

 

일본 혼슈(本州)의 북동쪽 해안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은 육지에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으며 지진성 해일인 쓰나미가 몰려와 많은 해안 지역을 휩쓸어버렸다. 혼슈 북동부 도호쿠 지방에 피해가 집중되었다.

 

잇따라 수위가 위로 올라가면서 대단한 파괴력을 지닌 쓰나미가 생겨났다. 최고 높이 약 10m로 측정되는 쓰나미는 해안을 침수시켰으며 센다이 지역이 물에 잠기면서 공항과 주변 시골 지역이 침수되었다.

 

오후 2시 46분 규모 9.0의 지진이 강타했다. 지진의 진앙지는 미야기 현(宮城縣) 센다이 동쪽 130km 지점으로 진원지는 서태평양 해저 아래 깊이 약 24km 지점이었다.

 

일본 쓰나미는 사망자만 2만 4,500명이나 낸 대형 재난이었다. 센다이(仙台) 대지진, 도호쿠(東北) 대지진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앉아 대피하고 있었다. 소방차 사이렌소리가 요란했다. 공원에 앉아 기다리고 있는데, 자세히 보니 주변 건물 일부가 파손되었다. 유리창이 깨지고, 문이 찌르러진 상태였다.

 

공원에서 기다리는데 또 지진이 계속되었다. 땅이 몹시 흔들렸다. 다시 동경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자동차편이 없었다. 버스도 없고, 지하철도 없었다. 계속해서 걷다가 겨우 사정해서 어떤 전기공사하는 남자의 밴을 얻어 탔다. 돈을 5만 엔 주었다. 스타호텔까지 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

 

호텔에 도착해보니, 사람들이 1층 로비에서 앉아있었다. 방에 올라가 문을 열어놓고, TV를 보았다. TV에서는 계속해서 쓰나미 피해상황과 그 후 예상되는 지진을 보도하고 있었다. 마치 전쟁이 난 것 같았다. 그 다음 날 새벽에 일찍 호텔에서 나와 나리따공항으로 향했다. 지하철은 다니지 않고, 버스도 거의 없었다. 택시를 잡았다. 10만 엔으로 정하고 택시를 타고 공항까지 갔다. 9시간 가까이 걸렸다.

 

공항에 도착하니 비행기편은 대부분 결항이었다. 공항 로비 바닥에서 잠을 잤다. 공항에는 평소에 이런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사람들이 깔고 잘 모포를 준비해 놓고 있었다. 공항에서 모포를 넉넉히 얻어왔다. 바닥에서 잠을 자는데, 서울로 가지로 올 휴대화물이 걱정되었다.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다른 사람이 몰래 가지고 갈 수 있다. 그렇다고 밤을 새울 수는 없다. 하는 수 없이 끈으로 발과 여행용 가방을 묶고 잠을 잤다. 그 다음 날 겨우 아시아나 비행기 편도 비지니스석을 하나 얻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1년 11월 9일 수요일 15:00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형법일부개정법률안(형법 총칙 전면개정)에 대한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나도 참석하여 발표하였다.

 

장방구 사장은 발산이 고향이다. 포항에서 생활하면서 사업에서 성공했다. 나는 장 사장을 만나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함께 청하 보경사 입구에 있는 별장에 가서 잠을 자기도 했다. 죽도시장에서 수산물 경매하는 곳에도 다녔다. 서울에서도 자주 만났다. 장 사장이 간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병문안을 다녔다. 너무 좋은 사람이다.

 

2012년 12월 포항에서 주례를 섰다. 장방구 사장 딸이 결혼을 했다. 내가 장사장의 딸과 아들 모두 주례를 섰다. 박근열 변호사는 직접 중매를 한 인연도 있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주례사를 했다.

63. 일본에서 쓰나미를 만나다

 

 

 

모든 일에 우선해서 현재 닥친 것에만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24시간 깨어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가에 피눈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피와 눈물을 아무리 흘려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 피와 눈물을 아무리 흘려도 죽지는 않는다. 죽음은 피와 눈물뿐 아니라 삶의 의욕을 상실할 때 찾아온다.

 

위기와 고난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한 다음,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모든 결과는 하나님이 결정한다.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이를 단적으로 표현해준다.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인정하지 않으면 인간은 연약한 존재로 끝나고 만다.

 

보이지 않는 이 진리, 믿음을 인정하지 않으면 인간은 언제나 지옥같은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교만한 인간의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신과 같은 존재가 되려는 어리석음은 그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걱정과 불안, 근심에서 벗어나라.

 

그 이유는 그런 모든 사고와 감정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자신감을 상실시켜 결국 낙오자가 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면 된다. 결과가 나오면 그때 걱정하고 고통을 당하면 된다.

 

모든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낙관하라. 자신에게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 하기를 기도하라. 간구하라.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가라.

 

우리가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 과거에 있었던 위기와 고난에 대해 생각하면 그때 아찔했지만 결국 살아남았다는 사실, 그것을 잘 뛰어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때 겪었던 불안감, 당혹스러움, 고통 같은 것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과잉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다. 똑 같은 논리다. 지금의 위기와 고난, 그로 인한 고통도 십년, 이십년 후에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고통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위기와 고난은 현재는 고통스럽지만 이를 잘 극복하면 상상할 수 없는 축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위기와 고난을 통해 인간은 깊이가 있어지고, 강해지며,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된다. 인간의 연약함, 교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을 얻게 된다. 더 원숙해지며, 인간적인 사람이 되며, 삶의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2011년 3월 11일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나는 마침 일본을 방문중이었다. 나리따공항에 도착했을 때, 마유미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마중을 나왔다. 공항에서 구주꾸리로 갔다. 호텔에서 체크인을 하고, 나까무라가 운영하는 일식당으로 갔다. 그곳에서 마유미 부부, 나까무라 가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일본 전통요리를 기본으로 하는 일식당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선라이즈 호텔에서 잠을 잤다. 바다가 보이는 좋은 호텔이다. 그 다음 날 버스를 타고 동경으로 갔다. 좋은 봄날 곳곳에 벚꽃을 비롯해서 많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다. 일본 시골 풍경을 마음껏 즐기면서 동경까지 갔다.

 

동경에서 스타호텔에 방을 잡고, 뻬뻬호텔에서 마유미와 나까무라 등을 만났다. 일행은 기누가와(鬼怒川)로 가기로 약속을 했다. 그곳에서 온천도 하고 놀기로 했다. 다른 친구들은 기누가와에서 만나기로 하고, 지하철을 타고 기누가와로 향했다. 기누가와는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다. 

62. 경희대학교 정교수로 임명되다

 

 

 

2월 20일 오후 2시 평화의 전당에서 전체교수회의가 있었다. 2월 22일 오후에는 경희의료원에 가서 신체검사를 받았다. 2월 23일 목요일 오전 9시 정교수로 임명장을 받았다. 신임교원 오리엔테이션은 수원캠퍼스 도서관 3층에 있는 피스홀에서 하루 종일 있었다. 김병묵 총장님께서 수여식을 거행하였다. 나는 앞으로 연구와 강의, 봉사를 제대로 하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3월부터 시작된 강의는 내 생활을 매우 타이트하게 만들었다. 강의 준비를 완전히 새로 해야 하는 입장에서 많은 시간을 들였다. 월요일 오후 강의를 세시간 하면 몸이 무척 피곤했다.

 

검찰은 2006년 7월 현직 고법 부장판사, 전직 검사와 경찰서장 등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K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2007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추징금 2억2,600만원이 확정됐다.

 

K는 판검사들의 술값을 내주거나 전별금 등을 건네며 친분을 유지하면서 로비를 했다. 이와 관련하여 고법 부장판사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이용훈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사과했으며 검찰도 법조비리 근절대책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중대한 인생의 위기를 맞는다.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운 상황에 처한다. 인생의 위기와 고난은 누구에게나 닥쳐온다. 크고 작은 고난은 어떤 의미에서는 인생에 있어서 필수품이다. 문제는 그 위기와 고난을 어떻게 극복하고,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위기와 고난을 당하면 본능적으로 이를 피하려고 노력한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생명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물은 오직 본능에 의존하지만, 인간은 본능뿐 아니라 지능과 지혜까지 동원해서 대처한다. 경험과 철학, 가치관, 신앙심까지 총동원한다. 여기에 인간의 특징이 있고, 강점이 있다. 인생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위기와 고난! 이것은 자신에게만 특별히 닥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이를 극복할 자신이 생기고, 마음에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위기와 고난은 피할 수 있다.

 

산 속에 가서 조용히 혼자 먹고 살고 있으면 위기와 고난을 당하지 않는다. 교통사고도 당하지 않고, 법적 분쟁에도 휘말려 들지 않는다. 결혼하지 않으면 가정 파탄의 위기에 처할 이유도 없다. 돈을 벌려고 하지 않고, 출세하지 않고, 세속적인 성공과 명예를 얻을 마음이 없다면 고난과 위기는 전혀 관계가 없다.

 

모든 위기와 고난은 인간이 무엇인가를 소유하고,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수반된다. 그것은 곧 무엇을 얻기 위해 치러야 하는 반대급부, 기회비용 같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위기와 고난이 닥치면, 자신이 얻으려고 했던, 추구했던 모든 것을 포기한다. 그 결과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된다.

 

그것은 곧 생의 포기, 죽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자살을 선택한다. 자신의 삶에서 추구했던 모든 것을 던져버리면, 남는 것은 죽음뿐이다. 우리는 그럴 수 없다. 생의 본능은 사의 본능보다 수천 배 강하다. 끝까지 살아남으려고 하는 것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동물과 마찬가지로 타고난 생의 본능을 지니고 있고,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기와 고난을 당해서도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그 위기와 고난을 피하려고 노력해야 하고, 일단 닥쳤으면 이를 뛰어넘어야 한다. 극복해야 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하고, 그 방법을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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