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진정한 사랑을 하기 어렵다.

세상이 그렇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많지만

정말 괜찮은 사람이 드물다.

서로 사랑을 할 여건에 있는 사람도 찾기 어렵다.

 

유일한 방법은 인터넷이다.

하지만, 그건 너무 위험하다.

모든 것을 거짓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심할 것은

가정 있는 사람이 연애를 하다가

상대에게 치명적인 손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부녀를 조심하라.

절대 유부녀를 믿지 마라.

유부녀는 문제가 생기면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다.

 

위험한 연애를 하지 마라.

혼자만의 생활을 가지고, 즐겨라.

그것이 편안하게 살아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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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조용히 살아라!>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그냥 결혼하고 조용히 살아야지,

결혼 요란하게 하고, 얼마 있지 않아

파경설이 돌다가 이혼소송하고,

나중에는 TV에 나와서

전 남편 이야기 하고,

두 번째 남편 이야기 하고,

n 번째 남편 이야기 하고,

울다가 웃는 모습은 영 보기 좋지 않다.

 

인생에 있어서

사랑은 사실 절대적인 필수품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생존에 급급해서

사랑을 모르고 살거나 포기하고 산다.

 

나도 옛날에 고시공부할 때에는

연애 한번 제대로 못했다.

연애하다가는 고시 떨어질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중에 늙어서 죽을 때

연애 많이 해본 사람이나

바람 많이 펴본 사람이나

혼외자 50명 둔 남자나

성관계 3천번 이상 한 사람이나

그렇지 못하고

먹고 살기 바빠서 연애 한번 못한 사람이나

다 거기서 거기다.

큰 표차가 나지 않는다.

(선거는 한 표라도 이기면 당선된다)

 

그러니까

지금 결혼했으면

가정에 충실하고

사랑을 포기하는 게 좋다.

신상에 좋다.

좋은 말로 할 때 듣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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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뷰녀의 목숨>

 

사람이 5천만명이 되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일정한 수의 사람들은

끊임없이 위험한 일을 한다.

 

아무리 단속을 해도 음주운전을 한다.

면허 취소되고 벌금 나와도 계속 한다.

 

성매매도 끊이지 않는다.

걸리면 개망신 당한다.

유명 인사는 TV에도 출연하는 영광을 얻는다.

그래도 오피스텔 성매매는 극성을 벌이고 있다.

 

유부녀가 바람 피지 말라고 해도

<사실 누가 이런 말 하는 사람도 없다>

유부녀가 애인을 두고 있는 통계가 몇십 % 된다.

<물론 정확한 통계는 불가능하다.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바람 피다 쫓겨나고,

두들겨맞고,

재산분할도 못받고,

이혼 후 건달 만나 성병 걸려도

유부녀는 자신만은 코로나 안 걸리듯이

절대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오늘도 바람을 핀다.

<제일 나쁜 유부녀는 선량한 남자 꼬셔 바람 피고,

자신의 남편에게 맞아 죽게 하는 여자다>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월척도 그 작은 미끼에 걸려 목숨을 잃는다.

 

그러므로 유부녀는 더 이상의 사랑을 포기하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내놓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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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뷰녀의 헌법상 의무>

 

유부녀는 가정을 지킬 의무가 있다.

특히 자녀를 보호할 지상의 책임이 있다.

 

공군이 영공을 지키듯이

해군이 바다를 지키듯이

육군이 철책선을 지키듯이

유부녀는 자녀를 몸숨 걸고 지켜야 한다.

그건 동물적 본능이다.

 

유부녀가 가정을 지키려면

남편 이외의 남자를 쳐다보면 안 된다.

길을 가면서도 멋있는 남자,

젊은 남자, 매력적인 남자.

고급 오픈 카를 탄 남자를 쳐다보면 안 된다.

 

남편 보다 늙은 남자,

구부정해서 곧 쓰러질 것 같은 남자,

허름한 옷을 입고 햄버거 들고 가는 남자,

도로에서 손재떨이 들고 담배 피는 남자,

장사가 망해서 노숙자 생활 알아보는 남자,

술에 골아 내시가 된 남자,

교도소에서 어제 출소한 남자,

남편 보다 얼굴이 영 아닌 남자.

머리가 너무 하얘서 백인같은 남자!

이런 남자들을 유심히 쳐다보는 것은 괜찮다.

 

집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괜찮은 남자와 자주 sns를 해서는 위험하다.

그러다 보면 남편이 상대적으로 답답해 보인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알면

남편은 의외로 속이 좁아 뒤집어지고,

의처증 초기 증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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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랑을 경계하라!

 

결혼한 사람이 새로운 사랑에 빠지려고 한다. 매우 위험한 일이다. 물론 사람이니까 다른 사람이 멋있게 보일 수도 있다. 상대가 자꾸 유혹을 하니까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유부남과 유부녀가 이러한 새로운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하고, 불안하고, 잠재적 폭발력이 있다.

 

왜 그럴까? 그런 사랑은 낭만적이기 어렵다. 두 사람 모두 복잡한 다른 인간관계에 매여 있기 때문에 사랑만을 추구하기 어렵다. 어느 한 사람이 배우자에 대한 배신을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을 받으면서 사랑하기가 어렵다. 한번 결혼한 사람은 새로운 사랑에서 정신적 사랑보다 성관계만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연인관계에서 돈이나 물질이 얽힐 소지가 있다. 100% 완전히 사랑에만 몰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상대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새로운 의심병이 생길 위험성이 잠재한다. 성에 대한 유경험자들은 섹스에 대한 만족감이 비교되는 문제가 있다. 구속력이 부족한 사랑은 쉽게 깨질 가능성도 있다. 상대의 배우자가 무서운 복수를 꿈꿀 수 있다.

 

결론은 간단하다. 결혼한 다음 새로운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은 인생에서 많은 것을 포기하거나, 상실하거나, 심지어는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평범한 행복인가? 아니면 위험한 쾌락인가? 선택일 수 있다. 낯선 사랑을 하려면 이러한 잠재적 위험성을 알고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선뜻 낯선 새로운 사랑을 기웃거리다가 가정이 깨지고, 음란한 신사 숙녀로 전락하고, 인생의 모든 행복을 새처럼 날려버리고 비참하게 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적지 않다.

 

* 비가 오는 봄날에는 우산을 쓰고 꽃잎이 떨어진 풀밭을 걸어야 한다. 한손에는 커피를 들고, 봄날의 우수를 가슴에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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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장난>

 

불륜의 경우는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이 불륜이라는 이름으로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 사랑 때문에 한이 맺혀 있을 것이다. 분명 자신의 몸과 마음을 스쳐 지나갔던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는 건 슬픈 일이다. 자신의 존재의미를 상실케 하는 비극적인 사건이다.

 

처음부터 그런 위험을 걱정했는지 모른다. 불륜으로 시작된 사랑의 종말을 예감하고 더 안타깝게 붙잡으려고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물거품으로 사라져 버리고 이제 더 이상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비극적인 상황을 예감했던 것은 남달리 강했던 감수성이었을 것이다.

 

영희(34, 가명)는 어느 금융기관의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5년 전, 그러니까 영희가 29세의 나이에 고객으로 자주 다니던 철수(44, 가명)를 만났다. 업무 때문에 공식적으로 몇 차례 만나면서 철수가 적극적인 접근을 해왔고, 영희도 싫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따라주었다.

 

그래서 가까워졌는데, 철수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둘이나 있었다. 유부남이었다. 처음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던 만남이었다. 그 만남의 복잡한, 어지러운 의미를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같이 살 것도 아니고, 어차피 결혼한 남자를 만나면서 뭐 그렇게 따질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다.

 

적당히 결혼할 상대가 없는 상황에서 영희는 때로 외로웠다. 그 외로움을 여자 친구들과 지냈지만, 같은 여자들끼리 만나서 보내는 시간이 주는 의미는 한계가 있었다. 때로 이성과 함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분위기 있는 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이성과 함께 하는 것이 편하고 더욱 효과적이었다. 음악회를 간다든가 멋있는 곳에서 저녁식사를 한다든가 하는 데에는 괜찮은 남자가 필요했다. 사치품과 같은 것일 수 있다. 감성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나이를 먹어 갈수록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친구도 점점 줄어들고 있었던 것도 한몫했다. 그냥 편해서, 그리고 돈도 적당히 쓸 줄 알기 때문에 영희는 대화상대로서 때로는 분위기를 맞춰주는 상대로서 철수를 부담 없이 만났다. 철수는 부드러운 남자였고, 영희의 심정을 잘 헤아려서 편하게 해주었다.

 

 

사랑에는 일정한 단계가 있다. 그 계단의 의미는 사랑의 당사자만이 알고 있다.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면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그때마다 다가오는 느낌이 어떠한지는 아무도 모른다.

 

명확한 공식이 있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의 환경과 수시로 변하는 감정이 뒤섞여 밖으로 표출시키는 현상만 감지될 뿐이다. 처음부터 계산된 감정은 있을 수 없다. 시간과 공간에 따라 두 개의 존재가 뒤섞여 뿜어내는 오색찬란한 분수대의 물줄기 같다.

 

영희는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끌려 들어갔다. 아니 자신을 그대로 던져두었다고나 할까? 의식을 잃은 채 강물에 떠내려가는 것 같은 상태였다. 강물은 시간이 가면서 더 깊은 바닥을 밑에 두고 흘러 간다. 사랑에 깊어지면서 존재는 정체성을 상실한 채 떠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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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36)

 

명훈 엄마는 어린 아들을 생각하면 불쌍하기도 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려고 세상을 저렇게 살까? 여자가 필요하면 한 명을 만나 연애를 하고 관계도 하면 되는데, 왜 이 여자 저 여자와 난잡하게 관계를 하고,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까? 나이도 어린 주제에 왜 임신을 시키고, 또 유부녀를 강간한다는 말인가? 저건 분명히 아빠의 나쁜 피를 이어받아서 그런 것일거야. 나를 닮았으면 절대로 그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모든 문제는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다. 명훈 엄마는 남자란 다 저렇게 살아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적인 본능에 따라 육체적 욕망의 노예로 살아가는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었다.

 

TV를 보니, 어떤 유명인사가 차량 접촉사고를 일으키고 현장을 떠났는데, 본인은 접촉사고를 일으킨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그냥 갔다고 주장하고, 피해차량의 운전자는 가해자가 도망갔기에 따라가서 잡았다고 서로 주장이 다른 모양이었다. 언론에서는 그 사고 장소가 외딴 곳이며, 일요일 밤 늦은 시간이어서 이상한 일이라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명훈 엄마는 ‘사람이 유명해지면, 일체의 사생활이 없는 거구나! 그런데 명훈이는 유명하지도 않는 평범한 대학생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울까?’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명훈의 문제는 사회적 지위나 신분 때문에 골치 아픈 것은 아니다.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 여자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사랑도 하지 않으면서 다른 여자와 성관계를 하고, 임신가능성에 대해 남자로서 아주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설사 실수로 임신 시켰다고 하면, 여자 생각을 해서 진지하게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 아닐까?

 

강간사건은 더욱 그렇다. 아무리 법을 몰라도 그렇지, 술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모텔에 자신을 부축하고 따라온 여자를 강제로 관계를 하려고 했다는 것은 법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 중대한 범죄다.

 

법은 명훈의 행위에 대한 평가를 함에 있어서, 그러한 행위로 인한 상대방, 즉 피해 여성이 어떤 피해를 보게 되고, 그녀의 어떠한 법익이 침해되는 것인가를 위주로 판단을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강간사건은 가해자에게는 별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명훈 엄마 입장에서는 지금 어찌되었든 명훈의 두 가지 문제를 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명훈을 낳은 엄마로서의 의무이며 책무다. 모성애의 영역은 이처럼 한이 없다.

 

바다보다 깊고, 태산보다 높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이었다. 아들이 아무리 못나고 나빠도 엄마에게는 단지 철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가족간의 경계가 없다는 것이 결국 불행의 씨앗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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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28)

 

명훈은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여자를 만나 성관계도 하고 데이트도 하고, 술도 마셔봤지만 이렇게 무서운 눈빛에 쏘여본 적은 없었다. 그 눈빛에 오래 쏘이면 심한 화상을 입을 것 같았다. 명훈의 경험에 의하면, 남자와 여자가 만났을 때 여자의 눈빛은 대체로 부드러웠다. 아무리 화가 나도 이렇게 살의(殺意)를 느끼지는 못했다. 몇 대 맞고 나서 파출소 가자는 말에 놀란 명훈은 그 여자가 하자는 대로 쓰기 시작했다.   

‘사실확인서, 본인은 몇 년 몇 월 몇 일 몇 시에 어디 소재 모텔 몇 호실에서 피해자 〇〇〇을 강제로 억압하여 침대에 눕히고, 피해자의 팬티를 벗긴 다음 본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음부에 삽입하여 강제로 성교를 하였고, 사정까지 하였습니다. 본인은 본인의 범죄행위로 인한 모든 민사 형사책임을 지겠습니다.’

다썼더니, 손도장을 찍으라고 했다. 인주는 부근에 있는 편의점에서 아주 작은 것을 사왔다. 그런 인주통은 처음 봤다. 너무 작고 예뻤다. 지장을 찍기 전에 망설였다. 겁이 났다.

“삽입은 하지 않았고, 사정도 하지 않았는데요? 고쳐주세요.”

“이 미친 〇이 어디 대고 주둥이를 놀려? 내 친구가 당했다고 말하는 거 다 들었잖아? 귀가 처먹었나? 거짓말을 아주 밥먹듯이 하는구나. 그럼 경찰서에 가서 정식으로 조사를 받아볼까? 조용히 합의하는 게 좋지 않아? 안 그래, 이 나쁜 〇〇야!”

여자 친구는 경찰 출신이거나 남편이 현직 경찰관인 것이 틀림없었다. 증거로 필요하니 명훈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서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명훈의 승낙이나 동의도 받기 전에 그냥 명훈의 머리를 잡고 한줌 뽑았다. 명훈은 눈물이 났다. 무지하게 아팠다. 지금까지 살면서 맞아는 봤지만, 머리카락을 강제로 뽑혀보기는 난생 처음이었다. ‘세상에 남자 머리도 뽑는 사람이 있구나!’

여자 친구는 그것을 비닐봉지에 조심스럽게 담았다. 명훈은 TV에서 강간범의 수사에 있어 DNA검사를 한다고 하면서 남자의 정액이나 침 같은 체액, 머리카락, 음모 등을 채취한다는 것을 들어 보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여자가 무슨 권한으로 갑자기 강제수사를 하는지 전혀 영문을 몰랐다.

명훈이 그 여자의 횡포에 이의를 달면 당장 경찰서로 가자고 할 판이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당하고 있는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명훈은 아직도 술이 완전히 깬 것은 아니었다.

마치 꿈 속에서 어떤 여자들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명훈의 옆에는 순한 양도 몇 마리 뛰어놀고 있었다. 그런데 뱀 두 마리가 기어오고 있었다. 뱀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명훈의 아래 물건을 향해 돌진하는 것이었다. 명훈은 소스라쳤다. 다시 눈을 떠보니 그 여자 두 사람이 명훈을 불쌍하다는 듯이 비웃고 있었다.

명훈은 지루하고 지겨웠다. 다 끝난 줄 알고 일어나려고 했더니 잠깐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명훈에 대한 상세한 인적 사항, 개인정보를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백지에 적고 있었다. 녹음까지 하고 있었다. 생년월일, 주소, 부모 성명, 나이, 직업, 재산 정도, 성병 유무, 자동차 종류, 연식, 여자 친구 관계, 학교 이름, 과 명칭 전화 번호 등등 수없이 많은 사항을 물었다. 명훈이 대답을 하지 않거나 엉터리로 답변을 하면 여자 친구는 곧 바로 112신고를 할 태세였다. 명훈은 완전히 겁을 먹고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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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너무 억울했다. 자신이 여자를 다루는데는 그 누구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숱한 여자와 연애를 하고 바람을 피고, 관계를 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만큼 시장은 사업에서 성공한 사람으로서 남자도 그렇지만 특히 여자를 보는 안목이 탁월했다.

 

경목월 시장은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사람을 잘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원을 뽑을 때도 매우 신중했다. 정식 직원으로 계약을 하기 전에 최소한 3개월의 인턴기간을 두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그 사람의 인간성을 테스트해보았다. 일부러 돈을 떼어먹을 수 있게끔 어리숙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특히 사람의 관상을 보았다. 사주팔자를 정확하게 물어서 평소 친하게 지내는 역학자에게 반드시 검수를 받았다.

 

만일 그 역학자가 이 사람은 사장님과 맞지 않으니 절대로 쓰지 마세요. 잘못 쓰면 큰일 납니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경 사장은 반드시 들었다. 가까운 사람이 직원 채용부탁을 해와도, 역학자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장관이나 국회의원 청탁도 들어주지 않았다.

 

사회생활 초기에 함부로 사람을 믿었다가 실패하고 손해를 본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큰 공사를 맡아서 하청을 주는 회사 사장의 관상이 너무 좋지 않다고 해서 그 역학가가 극구 반대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이 너무 크고 아까워서 하청을 주었다가 나중에 10억원의 손해를 보았을 뿐 아니라 리베이트 문제로 그 하청업자가 물고들어가는 바람에 검찰조사까지 받고 하마터면 징역까지 갈 뻔했다.

 

그 다음부터는 어떤 경우에도 역학가의 말은 곧 진리고 이정표였다. 그래서 기왕에 결혼한 부인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새로 만나 몸을 섞는 여자의 경우에는 반드시 역학가의 심사가 가장 중요한 선발요소였다.

 

그래서 신인을 발굴한 경우에는 최우선적으로 그 역학가에게 같이 가서 두 사람의 사주팔자와 관상, 체상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과연 두 사람의 개별적인 운세, 인생 전체의 개괄적 운명, 두 사람 사이의 속궁합, 겉궁합 등을 정밀하게 분석을 받았다.

 

역학가는 두 사람 앞에서는 크게 나쁜 이야기는 하지 않고 나중에 사장만 따로 만나서 솔직한 감정의견을 제시해주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서면으로 상세하게 써서 주기도했다.

 

시간이 가면서 요령이 생기자 경 사장은 역학가의 설명을 비밀녹음해서 수없이 반복해서 듣고 이해하고 암기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실패하지 않고, 나쁘고 악한 사람, 재수 없는 사람을 만나서 손해를 보지 않고 속을 썪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유부녀 과장과의 문제는 정말 재수없는 일이었다. 경 시장은 별로 관심이 없는데, 그 여자가 이상하게 접근하면서 묘한 태도를 보인 것이었다.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특별히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상은 그 여자 과장의 입장에서는 이번 선거에서도 경 시장이 여당으로 출마하면 당연히 3선의 시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가깝게 지내서 나중에 인사상 이익을 보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게 된 것이었고, 무능하고 의처증이 심한 과장의 남편에게 제대로 걸린 것이었다. 그리고 시장은 자신에 대한 뒷조사를 주변 사람들이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세상이 얼마나 투명한지, 시장이라는 자리가 공인이기 때문에 일반인과는 전혀 달리 사생활이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깜빡 잊었던 것이다.

 

그 지역의 시민들은 시장의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의 여자관계까지 알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스캔들이 언론에 한번 노출되면 대상자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먹이를 한 번 문 사자는 사자 스스로 죽기 전까지는 이빨에서 먹이감을 놓치지 않는다. 동물의 본능이다. 비록 자신의 몸이 소멸해도, 한번 문 먹이는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초원의 진리다.

 

그래서 경 시장은 고지가 바로 저긴데, 안타깝게도 재수 없는 암초에 걸려 하루만에 추락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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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운명 (7-3)

그런데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피의자를 한번 불러서 억울한 사정이 있는지, 과연 구속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 구속의 요건과 필요성 등에 대해 들어보는 절차가 바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다.

“변호사님! 저는 구속되는 거예요? 금요일 감방에 들어가는 거예요?”

“글쎄요. 꼭 구속되는 건 아니지만, 일단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되면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면 그날 구치소로 넘어가게 돼요. 준비를 많이 해야 해요.”

“저는 정말 강간을 하지 않았는데, 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 같아요? 변호사님이 꼭 막아주세요. 부탁이예요.”

“이 사건은 판사가 피해자의 말을 믿느냐, 명훈씨 말을 믿느냐 하는 데 달려 있어요. 특별한 물적 증거는 없는 상태니까요. 그러나 구속영장이 발부될 지 여부는 아무도 몰라요. 판사 판단에 달려있으니까요.”

맞는 말이다. 명훈이 구속되느냐는 판사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지, 변호사나 검사의 의지에 따르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판사가 무섭다. 판사 한 사람이 그토록 무서운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전직 대법관을 지낸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을 때도, 오직 판사 한 사람이 영장실질심사를 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난 다음 판사는 전직 대법관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두 사람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면서 몇 달 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구속되어 구치소로 가느냐, 아니면 불구속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억울함을 밝히느냐 하는 기로에서 정신은 공황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구속될지, 불구속될지, 불확실하면 저는 일단 피해 있고 싶어요. 피해 있으면서 피해자와 합의한 다음 들어가면 안 될까요?”

“그건 곤란해요. 실질심사에 불출석하면, 판사는 그냥 피의자에 대한 심문을 하지 않고 영장을 발부할 거예요. 그러면 나중에 붙잡혀서 구속되는 거예요.”

더 이상 변호사와 말을 해봤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상황이었다. 전화를 끊고 명훈은 엄마에게 갔다. 명훈 엄마는 그 말을 듣자 난리가 났다. 당장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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