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과 제비족

가을사랑

꽃뱀사기란 미모의 여자가 계획적으로 사기를 치기 위해 남자에게 접근해서 돈을 뜯는 수법의 사기를 말한다. 남자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에게 접근해서 호감을 보여주는데 착각을 일으켜 정을 나누다가 결국 돈을 뜯긴다. 꽃뱀사기는 <제비사기>에 대응하는 말이다.

뱀은 교활하고 징그럽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뱀처럼 속으로 교활하고 징그럽게 남자를 사기친 여자가 겉으로는 꽃처럼 예쁘고 아름답게 위장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꽃뱀이다.

제비란 새 중에서 날렵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주는 제비처럼 생긴 남자가 사기를 치는 경우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나로서는 순수한 동물에게 꽃뱀이니 제비니 하는 나쁜 인간의 이미지를 연결하는 태도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뱀이나 제비는 모두 순수한 동물이다. 결코 남을 사기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생존을 위해 다른 동물을 잡아먹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행동을 그렇게 할 뿐이다. '개새끼'라는 표현도 마찬가지이다. 나쁜 새끼라는 표현은 몰라도 개새끼라는 표현은 참 부적절한 표현이다.

개가 얼마나 영리하고 순수한 동물인데 인간이 왜 개새끼를 상대방을 비난하는 의도로 그런 표현을 쓰는가? 개새끼라는 욕설은 사실상 지양되어야 할 표현이다.>

꽃뱀사기와 제비사기는 우리 사회에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벌어지는 애정사기의 경우 대부분이 꽃뱀과 제비에 의해 이루어졌다.

때문에 이성을 만날 때 어떤 경우이든 꽃뱀과 제비를 판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꽃뱀인가, 보통 여자인가> <제비인가, 보통 남자인가> 이와 같은 감별능력은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다.

<술집을 차려놓고 여성을 고용해 남성을 유인한 뒤 술값을 바가지 씌우는 나이트 꽃뱀 사기단이 적발되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여대생 등 여종업원들을 모집한 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성을 유인해 수십배의 술값 바가지를 씌우는 수법으로 5천여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여종업원들은 손님을 유인해 오면 원가와 수수료를 뺀 술값의 40%를 수당으로 받는 조건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문기사에서 나온 것과 같이 사기범죄는 처음부터 계획적, 조직적으로 이루어진다. 혼자 사기 치는 경우도 많지만 여러 사람이 짜고 역할을 분담한 다음 조직적, 체계적으로 사기를 치면 범죄효과는 극대화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기망에 걸려들게 되고, 범인들에게는 보다 많은 수익이 떨어진다. 단체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사기수법은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전문화되며, 조직적인 체계를 갖추고, 글로벌화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보이스피싱이 그렇고, 글로벌기업형태를 띤 다단계판매사기회사, 사기전문집단의 출현이 그런 양상을 설명해준다. 특히 대대적인 광고를 하게 되면 일반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이트 꽃뱀사기>는 그 주된 무대를 나이트클럽(Night Club)으로 정하고, 물론 활동시간대는 밤인 나이트(Night)이다. 나이트클럽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꽃뱀은 돈 있고 만만하게 보이는 남자에게 접근하여 이차로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하거나 그 다음날 고급 레스토랑에서 만나자고 해서 꼬신다.

그러면 젊고 아름다운 꽃뱀의 숨은 의도를 모르고, 괜찮은 여자를 만나 연애를 할 것으로 생각하고 꽃뱀을 따라 가서 술을 마시고 바가지를 쓴다. 일단 바가지를 씌운 여자는 더 이상 남자와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는다. 남자의 입장에서는 꽃뱀에게 당한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제대로 된 여자를 만나 일단계까지 잘 나갔는데 그 후 여자가 변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된다.

처음부터 짜고 계획적으로 사기를 친 사기범들의 경우 머리가 좋아 탁월한 사기수법을 개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현재의 사회현상을 예의 분석해서 어리석은 남자들을 사기 칠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다. 어수선한 나이트클럽에는 남자와 여자들이 서로 좋은 파트너를 만나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즐기려고 한다.

그 가운데에는 매체역할을 하는 나이트클럽 종업원들이 있다. 이들은 술값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열심히 남자와 여자를 연결시켜준다. 그렇게 해서 물좋은 나이트클럽을 만들어야 종업원들 역시 매상의 15% 정도를 실적급으로 받기 때문에 혈안이 된다. 나이트클럽에서 젊은 미모의 여자들을 파트너로 만나게 되면 일단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서 놀고 끝내려는 남자도 있지만, 더 나아가 2차를 나가거나 계속해서 만남을 가지려는 남자도 있다.

이런 남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돈을 벌기로 마음먹은 여자들과 짜고 이른바 나이트 꽃뱀사기의 범죄수법을 개발하고 사기를 치게 되는 것이다.

나이트 꽃뱀사기사건에서 피해자들을 보면 어리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 만나 데이트를 하려면 굳이 비싼 술집에 갈 필요가 없는데, 여자가 그와 같이 비싼 술집으로 가려고 하면 일단 경계를 했어야 한다. 너무 믿고 기분 좋다고 넋을 놓고 있다가 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젊고 예쁜 여자가 무엇 때문에 평범한 남자에게 달라붙어 잘 해주는지 그 숨은 의도를 한번쯤 생각했더라도 그렇게 맥없이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 사기 치는 사람들의 심리를 보면 그들은 전혀 죄의식이 없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젊고 예쁜 여자를 꼬셔 재미를 보려고 했던 남자들이 어리석다고 보고, 부질 없는 욕심을 부린 남자들을 속으로 비웃고 있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술을 마시러 가자고 하고, 남자가 그러자고 동의하자, 여자가 잘 아는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그 술값이 비싸게 나왔다고 해서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주관적으로만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사기를 치는 사람과 당하는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인식의 차이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함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옛날과 같지 않다. 나이트클럽에서 만나 순수하게 연애를 하고 섹스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꽃뱀과 제비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젊고 예쁜 여자가 자신에게 접근해서 친절하게 대해주고 마치 연애의 상대방이 될 것처럼 보일 때 그 여자를 무조건 믿지 말고 한번쯤 의심하라. 숨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나 의심해야 한다.

몇 번 사기 치면 유능한 사기꾼이 되듯이 몇 번 의심 하면 유능한 의심가가 될 수 있다. 의심가로서 유능해지면 결코 사기를 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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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중독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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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매우 유용한 도구다. 우선 재미있다. 가까운 사람, 새로 친구가 된 사람들의 소식을 시시각각 보고 들을 수 있다. 친구들이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새로 친구가 된 사람들이 수시로 올리는 사진, 글, 시, 음악을 보고 듣는다. 그럼으로써 재미 있고, 유익하다.

 

또한 내가 쓴 글이나, 찍은 사진 등을 올려놓으면 일부 친구들이 좋아요 표시를 해주고, 댓글도 달아준다. 그것은 주변 사람들이 내 글에 대해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쭐하기도 하고, 내가 글을 잘 쓰는 것처럼 오해하기도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만든다. 내가 시인인양, 작가인양, 문학도인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켜서 잠시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시간을 빼앗기면 안 된다. 대개 별로 유익하지 않은 글이고, 이야기이며, 통속적인 내용이다.

 

따라서 이래야 하지 않을까? 가급적 친구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들어오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다른 사람들의 칭찬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하여야 하는 일에 더욱 충실하고, 약간의 시간을 내서 페이스북을 해야 한다. 절대로 중독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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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야/ C.N.Blue의 사랑의 양면성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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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현실을 무시하고 사랑을 시작했다가 어느 시점이 지나면 다시 냉정한 현실이 그 사랑을 누르게 된다. 사랑은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을 받게 된다. 현실은 아주 무거운 무게로 사랑을 억압한다.


초기에 맹목적인 사랑은 이러한 현실의 무게에 강하게 저항한다. 그때까지는 저항할 힘이 있다.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이러한 열정은 시간이 가면서 식어간다. 여러 가지 이유에서다.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사람들은 단순한 사랑이 가져다주는 한계효용에 쉽게 고개를 돌리게 된다, 더 큰 이해관계 때문에 맹목적인 사랑에서 마음이 떠난다. 이런 현상을 배신이라고 한다. 아니면 사랑이 식었다고 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랑에 빠졌다가 다시 빠져 나올 때 많은 갈등을 맛보게 된다. 제 정신을 차렸을 때 아직 상대방은 사랑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하늘의 별과 현실이라는 땅의 진흙 사이에서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방황하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랑에 슬퍼하고 사랑에 눈물짓는 외톨이/ 가슴이 아파/ 수많은 밤을 세우며 나를 달래고 있어/ 차라리 다른 사람 생겼다고 내가 싫으면 싫다고/ 차라리 솔직하게 말해줬다면 난 너를 죽도록 미워하진 않았을 텐데/ 네 말을 되새겨 봐도 이리저리 둘러대는 거짓말이야/ 사랑이 가네 사랑이 떠나네/ 이 밤이 가면 널 지워야겠지/ 수많은 밤을 세우며 눈물 흘리고 있어’(외톨이야 가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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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스톤과 원초적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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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 스톤은 원초적 본능이라는 영화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미국의 여배우다. 그녀는 1958년 미국의 펜실베니아주 미드빌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7살 때 미스 펜실베니아 대회에서 우승했고, 이후 모델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녀의 영화 데뷔작은 1980년 스타더스트 메모리였다. 1995년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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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과 권태(1) 


                                                                       가을사랑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고독이다. 혼자라는 생각에 느껴지는 외로움이 가장 견디기 어렵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혼자서 살 수 없다는 뜻은 혼자서 먹고 살기 어렵다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이 있어도 혼자서 생각하고 혼자 행동해서는 견디기 어렵다는 의미다.


고독이 계속되면 죽음에 이른다. 겨울의 깊은 밤, 긴 시간에 혼자서 고독을 느껴보라. 그 고통은 지옥이다. 그 고독이 오래 계속되면, 그리고 언제 끝날 지 아무런 기약이 없으면 사람은 병들고 죽음에 도달하게 된다. 사람이 성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독을 버틸 수 있는 능력은 실존적 한계가 있다.


고독은 왜 오는 것일까? 고독은 마음에서 온다. 스스로 고독에 빠져드는 것이다.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을 스스로 끊어버리고, 혼자만의 우물 안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 우물 속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고, 주변 사람들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우물 속에서 밖을 보지 않고,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 우물의 존재 자체를 알 수 없다. 우물이라는 외부와 차단된, 햋볕이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존재 때문에 시야가 가리게 되고, 대화가 끊어지게 된다. 스스로 고독이라는 우물을 만들고, 더 깊이 파들어 가면서 그 안에 숨은 채 외부와 차단되는 과정이 바로 고독해지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고독이라는 우물은 왜 파는 것일까? 실존의 본질과 개체의 특수성 때문이다. 원래 실존이란 외롭다. 그래서 다른 실존들과 어울려 있으면서도 혼자만의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특히 도시에서의 고독을 생각해 보라. 그 수 많은 사람들이 끊임 없이 오고 가는데, 휘황찬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데, 개인의 발걸음은 웬지 힘이 없고, 무겁기만 하다. 들려오는 캐롤송도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 뿐이다.


때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 좋으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혼자 있고 싶어진다.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 실존은 고독의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 이때도 고독해지기 위해 그러는 것은 아니다. 고독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고독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군중들의 허상이 싫어서인 것이다. 군중들이 만들어내는 공허한 허상이 자신의 몸을 감싸는 것이 싫어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뿐이다.


군중으로부터 일시 도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다시 군중 속으로 돌아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의 실존은 군종 속에서 함께 어울리다가, 일정한 시간 혼자 있기를 원하고, 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다시 군중 속에 들어가 어울리기를 반복한다.


그러나 점차 다른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혼자만의 생각이 깊어지면 함께 지내는 시간이 권태롭고 짜증나고,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무의식 속에 숨어 있는 자아가 강하게 발현되며, 그 자아의 특성 때문에 군중 속에서 더 이상 어울리지 못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된다.

 

군중은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개체만 내적으로 변하고 있을 뿐이다. 군중은 그 개체의 변화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개체의 일부 변화는 거대한 군중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한 사람이 빠졌다고 해도, 교회에서 한 사람이 예배에 빠졌다고 해서 무슨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몇 사람이 자살을 해서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그 사회는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못하고 잘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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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독점욕

 

                                                  가을사랑

 

 

사랑은 강한 소유욕과 질투를 속성으로 내포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혼자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건 진실한 사랑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자기만의 대상을 정해 자신의 영혼을 다 쏟아 붓는 것이 사랑의 순수성이다.

 

인간이 개발한 슬기로운 삶의 방법의 하나인 공동소유개념이 사랑에서 만큼은 통하지 않는다. 일부일처제가 확립된 이후, 남자와 여자는 1대 1의 관계에서 사랑을 독점적으로 향유하려고 희망했고, 사회도 법과 제도로써 이를 보장하려고 노력해왔다.


결국 오랜 인류 역사가 제도로서 고착시켜 온 이러한 관행과 뿌리 깊숙히 박힌 인식은 많은 불행을 가져왔다. 간통한 사람들을 돌로 쳐 죽이는 무자비함은 사랑의 독점이라는 제도 아래서 합리화되었고,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간통죄라는 형벌규정으로 남아 있다.

 

사랑의 주홍글씨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궤도에서 이탈한 사랑을 가혹하게 응징하고 있다. 이것은 사랑을 법으로 묶어 두려는 무모한 인간의 도전이었다.


사랑의 형이상학적 측면을 간과한 채 육체적 욕구를 억누를 수 있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사회제도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간통죄 폐지는 현대사회에서 압도적인 추세가 되었고, 간통죄를 유지하고 있는 몇 개 나라에서도 간통죄를 비형벌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사랑은 결코 강제될 수 없다. 사랑은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에 대해 방향을 고정시킨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 고착성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사랑은 서로의 노력으로 자연스럽게 붙잡고 있는 부드러운 실크와 같은 것이다.

 

최선을 다해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기 위해 상대방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잘 붙잡고 있어야 평형을 유지하면서 좋은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가변적이고 추상적인 존재다.


물론 사랑했던 사람들이 사랑의 언약을 깨뜨리는 건 잘못이다. 사랑의 약속을 파기한 대가는 현실적으로 가혹하게 나타난다. 간통죄로 징역을 가기도 하고, 간통현장에서 살해되거나 중상해를 입기도 한다. 이혼을 당해 고생을 하기도 한다. 사랑의 약속은 가급적 지켜야 한다. 그건 사랑했던 사람의 가장 인간적인 도리고 양심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사랑처럼 힘든 일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기도 어렵지만, 사랑이 떠난 차가운 자리에서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 붙잡고 있으라고 명령하는 건 불가능을 기대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식었고,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옮겨갔을 때, 그것을 탓해 강한 물리력을 행사하는 건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성찰이 부족한 까닭이다.


사랑이 낳는 인간의 비극은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상대방은 나름대로의 감성을 가진 특이한 존재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것을 무시하고 격분해서 살인하거나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결국 또 다른 불행을 초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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